[기자수첩] 표절과의 전쟁 ③ – 쇼 미 더 머니 vs. 더 랩 오브 차이나

중국, 표절 그 후 콘텐츠 발전으로 韓 오리지널 아성 위협

‘더 랩 오브 차이나’ 소개에 국내 래퍼 도전자를 합성한 커뮤니티 밈(우측)/사진=Mnet,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Mnet <쇼 미 더 머니>가 방영 10주년을 맞이했다. 스윙스, 개코, 기리보이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K-콘텐츠 경진대회’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인 만큼 지난 7월부터 시작한 지원자 모집에 3만명이 몰렸다. 역대 최대 수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청률, 화제성, 랩 실력에서 극악의 평가를 받은 <쇼 미 더 머니> 시즌8을, 표정 의혹을 받는 중국 <더 랩 오브 차이나>(中国有嘻哈)와 합성한 포스터를 만들어 조롱했다. 표절 수준의 낮은 퀄리티라고 지적한 셈.

중국 콘텐츠의 발전

지난 몇 년간 중국이 무작정 표절한다며 목소리를 높여온 K-콘텐츠 제작자들에게 <더 랩 오브 차이나>의 시즌1은 으레 보던대로의 그저그런 표절이었다면, 올해 나온 시즌5는 한국 힙합계에 경고의 목소리로 다가온다는 평이다.

시즌1 (2017)에서 우승했던 GAI는 당시 힙합과 중국을 잘 믹스했다는 평을 받았고, 시즌4 (2020)에는 아예 멘토로 참여하게 된다. 아래 2개의 영상을 보면, 4년간 GAI라는 뮤지션이, 그리고 중국 시장이 얼마나 크게 발전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다.

[embedyt] https://www.youtube.com/watch?v=_TShyu-hC2I[/embedyt]

[embedyt] https://www.youtube.com/watch?v=rVv-WBulc8s[/embedyt]

시즌1에서 공동 우승을 했던 PG ONE이 불륜 사건으로 방송에 나오지 못한 부분은 있으나, 시즌1 당시에도 한국 힙합과 비슷한 느낌을 낸다는 평이었고, 지금도 중국의 힙합계에서는 중국의 힙합을 한국과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으로 성장시킬 역량을 갖춘 인재로 추앙받고 있다.

올해 시즌5에 대한 소식과 현재 <쇼 미 더 머니> 시즌 11의 퀄리티를 비교하며, 국내에서도 퀄리티를 다 따라잡혔다는 평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다.

사진=Mnet, YOUKU

스트릿 우먼 파이터 vs. 대단한 댄서

Mnet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2021, 이하 스우파)의 포맷을 표절했다는 평을 받는 유우쿠(YOUKU)의 <대단한 댄서>도 중국 시장의 퀄리티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표절 논란 초기, 중국 유우쿠 측은 넷플릭스, Mnet 측과 판권 계약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고 포맷이 유사하다는 이유로 국내 커뮤니티들에서 한 때 표절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중국에서도 같은 비난이 있었으나 높은 퀄리티의 댄싱 영상을 보여주며 논란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쇼 미 더 머니>를 비롯한 기존의 콘텐츠 기반 경쟁 프로그램들이 수 많은 팀들을 일일이 대결시키고 다음 단계로 올리는 방식이었으나 <스우파>는 에센스만 모아 스트릿  댄스란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는 방식으로 포맷을 변경했다. <대단한 댄서>도 유사한 포맷을 차용한 탓에 표절 논란이 있었으나, <더 랩 오브 차이나>의 시즌1과는 달리 대단히 수준 높은 댄싱 영상을 선보였다.

사진=본사DB

표절이라고 비난만 하다가는 따라잡혀

<넥슨>, <엔씨>, <넷마블> 3사를 비롯한 국내 게임3사의 콘텐츠 파워로 세운 아성이 흔들린지 약 10여년, 실제로는 더 이상 한국 게임업계가 중국의 게임업계를 퀄리티 측면에서 경쟁자로 생각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된지 최소한 5년이 지났다는 것이 업계의 분위기다. 올해도 11월 중순에 G-STAR가 예정되어 있지만,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중국점령론’이 돌고 있고, 볼게 없으니 중국에서 하는 게임 행사를 참석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알려져 있다.

지난 2021년 11월의 G-STAR 행사에는 2만 8,000명이 참석해, 2019년의 24만명 대비 10분의 1로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관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나, 게임업계의 B2B 참가 규모도 4분의 1로 감소, 현장 비즈니스 미팅은 전무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급격히 퀄리티가 상승한 중국의 힙합, 댄스 등의 콘텐츠들이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시장에 공유되면서, K-콘텐츠 관계자들은 중국에 따라잡힐 날이 머지않았다는 평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중이라고 밝혔다. 2017년부터 G-STAR 참석자들이 중국보다 못하다는 평이 나왔던 것과 비슷한 관점에서, 수년 내에 힙합, 댄스 등의 콘텐츠들도 중국보다 못하다는 평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는 말이다.

K-POP 대형 스타인 박재범이 <더 랩 오브 차이나>의 시즌4에 참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중국에서는 어쩌면 박재범을 수년 내로 따라잡는 중국인 래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많았다고 한다. <더 랩 오브 차이나>는 2021년을 쉬고 2022년에 올스타전으로 돌아온다. 지난 몇 년 간의 중국 콘텐츠 파워의 성장이 스크린을 타는 걸 보면서 국내 관계자들이 2017년의 G-STAR를 생각하게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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