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앱, 시각장애인들에겐 무용지물에 가까워
시각장애인 다수 OTT 앱 사용에 불편 느껴 대체 텍스트無, 넷플릭스는 ‘설정 변경’ 제공 “장애인과 비장애인 정보격차 심화” 우려
최근 극장이나 TV 방송을 거치지 않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직행하는 영화, 드라마가 늘고 있는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은 OTT 앱을 이용하는데 많은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산하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가 국내외 OTT 서비스 앱 4개(넷플릭스·웨이브·티빙·왓챠)를 대상으로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동영상 검색 및 정보 확인, 시청 등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이용이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의 앱 내에 있는 다섯 가지 기능(로그인, 검색, 동영상 정보 확인, 동영상 시청, 설정변경) 가운데 시각장애인이 편히 이용 가능한 기능은 넷플릭스 앱의 ‘설정 변경’이 유일했다.
또 4개의 앱에서 모두 동영상 재생 버튼의 대체텍스트를 제공하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재생 버튼을 조작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영상을 시청 도중엔 일시 정지, 음량 조절, 설정을 위한 버튼이 모두 화면에서 사라져 시각장애인들이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넷플릭스 앱에선 일부 버튼(10초 건너뛰기/되감기)에서 탭이나 버튼을 확인할 수 없어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어떤 기능인지를 판단하기 힘들었다. 동영상 시청 중 작동 버튼들이 화면에서 사라지는 등 동영상 제어 기능 이용에 불편이 있었지만, 앱 내에서 설정을 확인할 때 설정 버튼의 기능과 현재 해당 기능 활성화 여부는 확인할 수 있었다.
웨이브 iOS 앱은 동영상 재생 버튼의 대체텍스트를 비롯해 동영상 재생 중 음량, 설정 버튼들의 대체텍스트가 제공되지 않았다. 또 검색 기능을 이용하는 과정에서는 전체, 에피소드 등 메뉴 영역에서 기능정보에 대한 시각장애인 접근성이 제공되지 않았다. 이에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이를 선택 가능한 요소인지를 판단할 수 없었다.
티빙 역시 안드로이드와 iOS 앱 모두에서 동영상 재생 버튼과 앱 설정 버튼에 대체텍스트가 제공되지 않았다. 또 환경설정에서 기능의 활성화 여부를 보여주는 ON/OFF 버튼에서 현재 상태에 대한 정보를 시각장애인이 확인할 수 없었으며, 동영상 상세정보 확인 시엔 화면낭독프로그램에서 이전 화면이 인식되는 등 현재 화면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왓챠 앱은 동영상을 재생하는 중 작동 버튼들이 화면에서 사라지면 시각장애인 사용자가 화면낭독프로그램을 통해 일시정지, 화면 잠금 등의 버튼은 다시 화면에 띄울 수 없었다. 동영상의 설정 및 계정 설정을 확인할 땐 iOS 앱은 재생 설정에서 에피소드 자동 이어 보기가 활성화 되어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탭이나 버튼으로 된 기능정보 없이 텍스트로만 인식되어 자동 이어 보기 설정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했다.
한시련은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장애인의 정보접근에 대한 고민이 없는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정보격차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연주 한시련 사무총장은 “과거 웹 접근성 인증제도를 도입하며 공공기관 홈페이지의를 이용하는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이 좋아졌다”는 점을 들며 “모바일 앱 인증제도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 향상에도 힘쓸 것” 이라고 밝혔다.
올해 가장 화제작으로 꼽히는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주인공 우영우,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정은혜 배우가 연기했던 영희 등 장애를 대하는 인식을 바꾸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각장애인들이 미디어 콘텐츠를 접하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 모색도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