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역사에서 꺼낸 첫사랑 이야기…넷플릭스 ‘20세기 소녀’ [현장]

넷플릭스 영화 ’20세기 소녀’ 제작발표회 김유정-변우석-박정우-노윤서, 청춘 배우들 출연 방우리 감독 자전적 이야기에서 출발

사진=넷플릭스

흑역사를 꺼내보니 사랑이 있었다.

19일 오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배우 김유정, 변우석, 박정우, 노윤서, 그리고 방우리 감독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20세기 소녀>는 어느 겨울 도착한 비디오 테이프에 담긴 1999년의 기억, 17세 소녀 보라(김유정 분)가 절친 연두(노윤서 분)의 첫사랑을 이루어주기 위해 사랑의 큐피트를 자처하며 벌어지는 첫사랑 관찰 로맨스다.

정식 공개에 앞서 <20세기 소녀>는 지난 14일 폐막한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스페셜 프리미어’ 섹션에 초대되어 관객을 만났다. 김유정은 “저희도 극장에서 처음 볼 수 있는 기회라 좋았다. 관객분들이 예상보다 훨씬 반겨주시고 영화를 좋아해 주셨다. 부산에서 좋은 기운을 많이 받고 온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20세기 소녀>는 방우리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부터 시작됐다. 결혼 후 육아 중인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우연히 첫사랑 오빠를 목격한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교환일기를 찾아 아이디어를 얻어 시나리오를 집필했다. 방 감독은 “교환일기를 보니 흑역사였다. 친구가 좋아하는 남학생을 관찰해주는 일까지 했더라. 부끄러웠지만, 그 시절이라 용인될 수 있었던 일을 사랑 이야기로 풀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처음 본 순간을 떠올렸다. 김유정은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드디어 한국에도 설렘 가득한 영화가 나오는구나 생각했다”면서 방 감독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그 시절의 감성과 보라를 이해하려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대본을 처음 읽고 난 후 계속 생각이 났다”는 변우석은 “엄청난 임팩트를 받았다. 읽고난 후 ‘어? 나한테 이런 작품이?’ 라는 생각으로 설레였다. 순간순간 장면들을 상상하며 읽었다”고 상기된 목소리로 당시의 느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박정우는 순식간에 대본을 읽었다면서 “그때 느낀 아름다운 감정이 내 마음에 훅 들어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오디션을 통해 합류한 노윤서는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각 인물들에 감정 이입이 됐다. 그 시대 특유 분위기가 담겨있고, 풋풋한 로맨스라 재미있었다. 연두 역으로 확정됐을 때 너무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 감독은 배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캐스팅 전부터 김유정이 원픽이었다는 그는 “가장 원하는 배우와 첫 작품을 한 입봉 감독”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하며 “시나리오를 쓰면서 김유정이 가지고 있는 면을 은연중에 보라에게 녹여냈다”고 밝혔다.

이어 오디션장에 마지막으로 등장한 노윤서에 대해 “연두 역으로 김유정과 찐친 케미가 있는 배우를 찾고 있었는데, 노윤서를 보는 순간 그림이 그려졌다. 연두는 해맑은 친구지만, 노윤서가 가진 차분한 성격으로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원석을 발견한 느낌”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유정과 노윤서가 실제로 촬영하며 친해졌고, 후반부로 갈수록 눈만 마주쳐도 눈물을 흘리는 등 실제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을 맺어준 것 같아서 뿌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변우석의 첫사랑 이미지, 박정우의 반전 매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사진=넷플릭스

<20세기 소녀>의 배경을 1999년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방 감독은 “교환일기에서 시작되어 과거가 묻어있는 것도 있지만, 99년은 세기말 감성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 두려움, 모든 게 복합적으로 요동치던 시절이다. 인터넷의 대중화와 함께 삐삐 사용자, 개인 핸드폰 사용자 등 모든 것이 혼재된 급변하는 시기였다. 그런 면이 사춘기를 겪는 보라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했다. 더불어 작품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기 때문에 세기를 가르는 것이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첫사랑 이야기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시선’을 강조하며 “누군가를 애정 깊게 바라보는 순간 사랑이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김유정은 “<20세기 소녀>를 보면 어떤 캐릭터든 이입해서 볼 수 있다.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극에 녹아있어서 연기를 하면서도 리얼리티를 체감했다”면서 배우들끼리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돈독한 관계성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촬영장 근처 맛집도 가고, 필름 카메라로 서로를 찍어주며 추억을 쌓았다는 그는 “촬영 후에도 생각이 계속 나더라.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실제로 친해져서 더 잘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우리의 호흡은 사랑이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낸 김유정은 “넷플릭스 팬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친구, 가족, 부모님과 보면 예전을 떠올릴 수 있는 포인트도 많다. 내가 좋아했던, 나를 좋아해주던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 20세기로 함께 떠나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많은 사랑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방 감독은 “첫사랑 이야기인 만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20세기 소녀>는 오는 21일 공개되며, 풋풋한 청춘 배우들 외에도 한효주, 류승룡, 박해준, 옹성우, 공명, 이범수 등이 특별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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