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 시청, 굿즈 판매…‘20세기 소녀’로 이어진 중국의 만행

’20세기 소녀’ 공개 이틀 만에 불법 공유 中 네티즌 “20세기에나 통할 듯” 혹평 쇼핑몰 ’20세기 소녀(20世纪少女)’ 태그 상품 가득

사진=넷플릭스

중국의 도둑 시청이 끝이 없는 가운데, 최근 글로벌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 <20세기 소녀> 역시 피해자가 됐다.

27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20세기 소녀>는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베트남, 브라질, 멕시코 등 총 33개 국가에서 TOP10에 올랐다. 특히 청춘 로맨스 강국으로 꼽히는 대만에서의 흥행까지 이어지며 영화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네티즌, 정식 공개 이틀 만에 자막까지 만들어 불법 공유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넷플릭스가 서비스되지 않는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시리아, 북한, 크림반도 등으로 극히 일부다. 하지만 중국은 그런 제한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21일 오후 4시에 전 세계 동시 공개된 <20세기 소녀>는 불과 이틀 뒤인 23일, 다수의 중국 동영상 사이트에 올라와 불법 공유되기 시작했다.

사진=중국동영상공유사이트캡처

上(상)편과 下(편)으로 나뉘어 올라온 불법 복사본에는 중국어 자막까지 완벽하게 삽입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가 홍보를 목적으로 공개한 비하인드 영상, 주요 장면 편집본 등 셀 수 없이 많은 동영상이 아무런 제한 없이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 리뷰 사이트 더우반(Douban)에도 <20세기 소녀>가 등록됐다. 28일 현재 더우반의 <20세기 소녀> 평점은 10점 만점에 7.0으로, 이용자의 41.9%가 별3개를 줬다.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 공개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불법 시청의 피해를 입었지만 8.9의 평점을 받았던 것을 떠올리면 기대 이하의 평가다. 더우반에서도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컷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 등에 추가로 공개되는 포스터 역시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다.

◆ 글로벌 네티즌 호평 속에 중국만 ‘삐딱’

일부 네티즌은 “이런 영화는 제목 그대로 20세기에나 통할 것 같다” “누리끼리한 필터가 꼭 필요했냐” “가증스러울 정도로 진부하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며 혹평을 쏟았다. 호평은 주연 김유정의 비주얼과 열연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영화에 나온 음악 파일을 공유한다는 글에는 이메일 주소로 추정되는 비밀 댓글이 이어졌다.

<20세기 소녀>를 향한 해외의 반응은 중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호평이다. 글로벌 리뷰 사이트 IMDb의 한 리뷰어는 “이것은 젊음, 우정, 고통에서 사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놀라운 영화다. 아름답고도 건전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극찬했으며 “뻔한 하이틴 로맨스를 예상했지만 기분 좋은 놀라움을 만났다. 어느 연령대가 봐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오징어게임>-<우영우>-<20세기 소녀>까지 이어진 만행

중국의 도둑 시청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몰래 보는 시청과 혹평보다 더 큰 문제는 시청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들의 금전적 이득을 위해 이용한다는 데 있다. 과거 <오징어 게임>이 신드롬을 일으켰을 때 중국에서 생산된 각종 코스튬 의상 등이 전 세계에 팔려나갔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주인공 박은빈이 착용한 스타일의 의상을 비롯해 작품에 자주 등장한 고래 모양의 소품까지 날개돋친 듯 팔렸다.

이날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바이두(Baidu)와 대형 쇼핑몰 타오바오(Taobao), 티몰(Tmall) 등에는 ’20世纪少女'(20세기 소녀) 태그를 단 의류와 백팩 등 물품이 십수 페이지에 달했다. 작품이 공개된 지 1주일 밖에 되지 않았음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만행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의 자사 콘텐츠 보호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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