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전문 OTT 라프텔, 리디 떠나 애니플러스 품으로

애니메이션 유통업 애니플러스, 라프텔 인수 라프텔, 국내 OTT 유일 흑자 OTT 효자 장르로 주목받는 애니메이션

사진=라프텔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이 리디의 품을 떠나 애니메이션 유통 전문 기업 애니플러스의 품을 향한다.

8일 애니플러스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와 함께 라프텔을 공동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니플러스와 케이스톤이 각각 라프텔 지분의 43.88%, 43.12%를 인수한다. 두 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87%가 된다. 양사는 인수 과정을 마치는대로 라프텔을 공동 운영할 예정이다.

라프텔-애니플러스 경쟁자에서 동반자로

2014년 애니메이션 전문 플랫폼으로 출발한 라프텔은 2017년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9년엔 웹툰, 웹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리디에 흡수됐다. <원피스> <요랑아 요랑아> <요리왕 비룡> <데스노트> 등 인기 웹툰을 제공하고 <시맨틱 에러>(숏 애니메이션) <느린 장마> <노 모어 프린스> 등 오리지널 작품 제작 등 주력 분야인 애니메이션에 집중해왔다. 일본에서 출시되는 신작 가운데 90% 이상의 작품에 대해 출시 직후 일정 기간 독점으로 서비스할 수 있는 권한을 보유하는 등 강점으로 국내 OTT 가운데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리디는 자사의 주력 사업인 웹소설 등에 집중하기 위해 라프텔 매각을 단행했다.

라프텔은 이용자들 사이에서 애니플러스와 종종 비교되곤 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방송 최초로 한국과 일본 동시방영 체재를 채택한 애니플러스는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월 구독료가 12,900원으로 최저 9,900원인 라프텔보다 비싸지만 3,000원 상당을 포인트로 돌려주고 다운로드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많은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애니플러스는 케이스톤과 함께 라프텔 인수 후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각국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애니플러스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애니플러스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에서 애니메이션 채널을 운영 중이다. 해당 싱가포르 사업의 경우 영화 배급 사업을 겸하고 있다. 다수의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작품을 싱가포르에 배급하는 사업으로도 상당한 수익을 기록 중이다.

마이너 장르였던 애니메이션, 이제는 어엿한 OTT 효자 콘텐츠

이전까지는 통상 비주류 문화로 여겨지던 애니메이션은 OTT 서비스의 활성화와 함께 대중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 등 일본 애니메이션들의 폭발적인 인기는 OTT 입장에서 애니메이션 작품 라인업 강화에 힘을 쏟게 만들었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은 대부분 ‘시리즈+극장판’의 형태로 소비자를 만난다. 이는 하나의 세계관으로 여러 시리즈와 극장판까지 출시를 하면서 현금흐름이 꾸준하다는 특징이 된다. 전문가들은 애니메이션만큼 OTT 기업들의 당면 과제인 구독자 이탈 방지 및 수익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는 장르는 드물다는 의견이다.

업계 역시 애니플러스가 라프텔을 인수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라프텔은 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애니플러스는 방송 채널 및 해외 사업은 물론, 오프라인 굿즈 판매점 등 수입이 다각화되어 있다는 점에서다. 애니플러스의 라프텔 인수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9일 오전 10시 10분 현재 애니플러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205원(7.12%) 오른 3,085원에 거래되고 있다.

과거 애니메이션 콘텐츠 불법 공유 창구 역할을 해오던 애니24가 2020년 문을 닫은 후, 라프텔과 애니플러스의 이용자는 급증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애니메이션은 영화나 드라마에 비해 불법 공유가 가장 활개를 치는 분야다. 애니플러스가 라프텔과 함께 손을 잡고 ‘애니 최강자’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서는 불법 공유의 근절이라는 과제가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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