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오리지널 확대’ 스튜디오드래곤, 최대 매출 기록
스튜디오드래곤 창사 이래 최대 매출 기록 투자 업계 “OTT 오리지널 증가 주효” 넷플릭스-프라임비디오 등 글로벌 OTT와 협업 강화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가운데, OTT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매출 극대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끈다.
8일 스튜디오드래곤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이 2,2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가장 뛰어난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1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순이익은 20.4% 늘어난 178억원이다. 회사는 최근 선보인 디즈니+의 <형사록>과 공개를 앞둔 <커넥트>, 애플TV+ <더 빅 도어 프라이즈> 등 OTT 오리지널 작품 제작이 늘어난 것이 매출을 신장시켰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OTT 오리지널 화제작 중에는 티빙 <유미의 세포들 2> <개미가 타고 있어요>, 쿠팡플레이 <유니콘> 등 스튜디오 드래곤의 작품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또 tvN을 통해 방영된 드라마 <환혼> <작은아씨들> 등은 본방송 후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선을 보이며 큰 인기를 끌었다. 남은 4분기에도 <미씽2>를 비롯해 <더 글로리> <아일랜드> 등으로 장르 다양화는 물론, 시즌제 확대에 나선다.
투자 업계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약진을 “콘텐츠 플랫폼 다양화로 인한 OTT 오리지널 증가가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수익성이 다소 낮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전문가들은 “TV 드라마를 주로 제작하다가 OTT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단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향후 글로벌 OTT와의 협상력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풀이했다.
CJ EN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은 과거 tvN, OCN 등 TV 드라마를 주로 제작했지만, 2019년 넷플릭스와 중기 콘텐츠 공급계약을 맺고 다양한 OTT 업체의 오리지널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혔다.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자리에서 “넷플릭스와 재계약이 세부조항만 남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기존 조건보다 훨씬 좋은 조건으로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자회사 ‘Netflix Worldwide Production LLC’를 통해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 4.68%를 보유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와의 계약을 통해서도 해외 진출 통로를 넓혔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하는 드라마 <아일랜드>가 다음 달 국내에서는 티빙, 해외에는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되는 것. 회사는 <아일랜드> 외에도 9편의 구작 드라마를 프라임비디오에 공급한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제작사로 꼽히는 스튜디오드래곤은 ‘국내 최고’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모습이다. 막대한 자본을 내세워 김은숙, 노희경 등 스타 작가를 비롯한 우수한 창작자들을 한데 모았고, 공격적인 M&A를 통해 다수의 스튜디오 제작사들을 흡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글로벌 메이저 스튜디오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에서다.
팬데믹을 벗어난 지 오래지만, 여전히 극장 영화와 공연계는 코로나19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직후 반짝 늘었던 극장 관객은 다시 팬데믹 초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콘텐츠 소비의 중심은 이제 OTT 플랫폼으로 굳혀지는 추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총 34편의 콘텐츠를 제작한다.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것을 떠올리면, 스튜디오드래곤과 해외 대형 OTT의 협업은 더 끈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내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더 글로리>, 디즈니+ <커넥트>, 티빙 <아일랜드>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