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를 완성하는 건 배우들의 힘” 김남길의 자신감…티빙 ‘아일랜드’ [현장]
22일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제작발표회 1997년 연재 시작한 동명 만화 원작 “요괴 장르에 우리 제주가 가진 신비로운 느낌 가미”
신비의 섬 제주에서 역대급 판타지 드라마가 펼쳐진다.
22일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일랜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김남길, 이다희, 차은우, 성준과 배종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탄생한 판타지 액션 <아일랜드>는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드라마다. 신비의 섬 제주를 습격한 악귀 ‘정염귀’에 대적하기 위해 수천의 세월을 견뎌온 반(김남길 분)을 비롯해 운명의 중심에 선 원미호(이다희 분), 지상 최고의 구마사제 요한(차은우 분)이 냉혹한 인과율의 굴레를 벗어날 방법을 찾아 나서며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것이라는 예고다.
이날 배종 감독은 “제가 연출을 할 때 원칙 같은 게 있다. 그 첫 번째가 ‘인기 있는 원작을 실사화하는 작품에 도전하지 않는다’였다. 잘못하면 영원히 연출을 못 하게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이 작품 연출 제의를 받았을 때도 사실 거절하고 싶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촬영이 끝난 상태에서 후반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만큼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드라마를 소개했다.
김남길은 이번 작품에서 인간이면서 괴물인 자, 반인반요 ‘반’ 역을 맡았다. 그는 ‘정신 차려 보니 후반 작업 중이었다’는 말에 크게 공감했다. 그 역시 원작의 오랜 팬으로서 작품에 도전하기 쉽지 않았던 것이다. 김남길은 “처음 제안을 받고 두 번이나 거절했다. 원작이 워낙 탄탄한 작품이라서 아무리 잘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포함한 원작 팬들에게 실망을 주기 싫었다. 그런데 저도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니 제주도에서 촬영 중이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반은 인간이고 반은 괴물이라는 캐릭터가 인물이 가진 정서적인 아픔을 잘 담아낸 캐릭터라 매력적이었다”며 작품에 끌린 이유를 밝혔다.
이다희가 맡은 여주인공 ‘원미호’ 역은 당초 서예지가 물망에 올랐던 캐릭터다. 그는 서예지의 캐스팅이 불발된 것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공백이 생겼다는 말을 듣고 너무 출연하고 싶었다. 원작을 망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은 밀어두고 ‘내가 미호를 잘 그려내고 싶다’는 생각에 엄청 매달렸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미호는 재벌 3세인데, 제주도로 쫓겨나면서 정염귀라는 존재에 쫓기게 된다. 연약한 면은 아닌데 조금 더 섬세함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뭉친 인물이다. 아마 다채로운 색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차은우는 구마사제 ‘요한’으로 변신한다. 그는 “원작 만화를 보기 전에 대본부터 먼저 봤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요한이라는 캐릭터에 끌렸고, 감독님을 만나고 김남길 형과도 만나고 하면서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형이 ‘같이 하자’는 말을 해줘서 너무 좋았다”며 이번 작품에 함께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겉으로는 밝은 것 같지만, 속에 슬픔을 간직한 인물이다. 구마사제로서의 강함도 있어야 했기에 그런 대비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했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그는 “사제라는 직업이 평소에 쉽게 보는 직업이 아니라서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다. 김남길 형이 출연한 ‘열혈 사제’도 너무 재밌게 보고 큰 도움을 받았다. 특히 의상을 소화하거나 움직일 때의 느낌 같은 게 어색해서 김남길 형이 많이 도와줬다. 제가 몸을 움직이는 장면을 찍고 있으면 옆에서 형이 ‘은우야 숨 쉬어’라며 긴장을 풀어줬는데, 그게 정말 너무 큰 힘이 됐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성준은 <아일랜드>에서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존재 ‘궁탄’ 역을 맡았다. 성준은 이날 “지금까지 해온 역할과 많이 달라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고, 굉장히 뜻깊은 작품”이라며 벅찬 소감을 내놨다. 그는 “액션이 많이 있어서 걱정도 많았는데 동료들이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극 중 궁탄을 순수하고 본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강렬한 이미지를 위해 머리 탈색을 7번 정도 했다. 두피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그런데도 너무 좋았다”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보였다.
감독은 네 배우의 캐스팅을 ‘신기한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본인들이 이 작품 하겠다고 나서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캐스팅이 생각보다 쉬워서 도리어 책임감이 무거워졌다”고 털어놨다.
원작 만화의 팬들이 꼽는 가장 큰 기대 포인트는 바로 CG와 VFX(Visual Effects, 시각적 특수효과)다. 작품 전반에 퇴마와 액션, 초능력자들의 배틀 장면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출연 캐릭터들이 가진 능력이 다양한 만큼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특수효과가 드라마의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감독도 이런 팬들의 기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열심히 후반 작업을 하고 있다. 극 중에 숲의 정령이자 괴물도 있고, 정염귀들이 떼 지어 등장하기도 한다. 아마 영화에서 구현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난이도가 아닐까 싶다. 현실적으로는 시간과 돈의 싸움인데,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남길 역시 “이런 장르가 쉽지 않은 장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CG나 VFX가 많이 들어간 판타지물도 결국 배우가 상대 배우의 눈을 보고 감정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점은 똑같다”며 탄탄한 서사를 완성할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배종 감독은 “기존에 요괴나 좀비를 다룬 재밌는 작품들은 많다. 우리가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요괴 장르에 우리 제주도가 가진 신비로운 느낌을 가미했다는 점이 있다”고 답하며 이날 제작발표회를 마쳤다.
드라마의 원작이 된 만화 「아일랜드」는 무려 1997년 연재를 시작한 작품이다. 이후 2016년에는 웹툰으로 재탄생해 다시 한번 팬들을 설레게 했다. 25년이라는 긴 시간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은 이야기가 CG와 VFX 새로운 기술을 만나 어떻게 재탄생할지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