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 골든글로브 수상 불발, ‘OTT 오리지널’ TV부문 석권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비영어권 작품상 불발 스티븐 스필버그, ‘더 파벨먼스’로 2관왕 ‘블랙 버드’-‘다머’-‘오자크’ 등 OTT 오리지널 TV 부문 석권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쉽게 트로피를 놓쳤다. 이로써 한국계 콘텐츠 4년 연속 골든글로브 수상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헤어질 결심>은 3월 예정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에서 다시 한번 영광에 도전한다.
현지시각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더 파벨먼스>로 영화 부문 드라마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며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마틴 맥도나 감독의 <이니셰린의 밴시>는 영화 부문 뮤지컬 코미디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져갔다.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국내 영화 팬들의 가장 큰 이목이 쏠린 곳은 바로 비영어권 작품상. 2020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비영어권 작품상(구 외국어 영화상)으로 골든글로브 수상 릴레이를 시작한 후 2021년에는 정이삭 감독, 윤여정-스티븐 연-한예리 주연의 <미나리>가 영광을 이었고, 지난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을 거머쥐며 한국계 콘텐츠는 3년 연속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해는 <헤어질 결심>이 그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많은 이목이 쏠렸다.
<헤어질 결심> 향한 팬들의 응원, 티빙-넷플릭스 내 인기로 입증
<헤어질 결심>은 이번 시상식에서 아르헨티나 영화 <아르헨티나, 1985>(감독 산티아고 미트레)에 트로피를 양보했다. 해당 부문 후보에는 두 영화를 비롯해 <서부 전선 이상 없다>(감독 에드워드 버거), <클로즈>(감독 루카스 돈트),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감독 SS 라자몰리) 등 쟁쟁한 후보들이 올랐다. 이 때문에 <헤어질 결심>의 골든글로브 수상 불발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오는 3월 예정된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트로피 도전에 더 큰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작품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가 사망자의 아내와 만난 후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아름다운 영상미로 담아내 국내외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제75회 칸 영화제 감독상을 시작으로 아시아 태평양 시네마&TV,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청룡영화상 등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극장 상영 후에는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을 통해 공개되며 안방극장을 공략했다. 글로벌 OTT 넷플릭스 역시 지난해 말 <헤어질 결심>을 비롯한 430여 편의 한국 영화를 공개하며 라이브러리를 확대했다. 11일 현재 <헤어질 결심>은 [오늘의 OTT 통합 랭킹] 10위를 차지하며 국내외 OTT 모두에서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1985>는 아마존 프라임비디오가 독점 공개하고 있어 국내 팬들을 만날 때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2관왕, <이니셰린의 밴시> 3관왕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이번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2관왕을 거머쥔 영화 <더 파벨만스>는 지난해 11월 미국을 비롯한 북미에 개봉해 약 1,40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 개봉을 논의 중이며, 극장 상영 일정 논의 후 OTT 플랫폼 및 일정이 확정될 예정이다.
가장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린 <이니셰린의 밴시>는 지난해 10월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며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 <애프터 양>으로 익숙한 배우 콜린 파렐의 열연으로 눈길을 끈 작품이다. 지난해 10월 북미와 유럽 등에 개봉했지만 한국에서는 역시 올해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일정을 논의 중이다.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배급을 맡아 향후 OTT 디즈니+를 통한 공개에 무게가 실렸다.
미국 이민자 에블린의 시선을 빌려 멀티버스 안에 수많은 자신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양자경의 영화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과 키 호이 콴의 영화 남우조연상 수상으로 2관왕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해 부국제에 초청돼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았으며, 이후 극장 상영을 거쳐 OTT 웨이브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오늘(11일) [오늘의 OTT 통합 랭킹] 2위에 오르며 화제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서는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공개됐다.
이 외에 배우 오스틴 버틀러에게 남우주연상을 선사한 영화 <엘비스>는 웨이브와 쿠팡플레이에서 단건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여우조연상(안젤라 바셋)을 거머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는 오는 2월 1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다. 특유의 액션은 물론 음악까지 빛난 <RRR: 라이즈 로어 리볼트>는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장편애니메이션상에 빛나는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 특유의 상상력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목각 인형 ‘피노키오’의 마법 같은 모험을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했다.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 생명을 불어넣는 강력한 사랑의 힘을 그린 이 작품은 지난해 12월 공개 후 “피노키오라는 캐릭터를 단순히 거짓말을 해서 코가 길어진 아이가 아닌, 온갖 고난 속에서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운 아이로 기억하게 해준 작품”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같은 주제로 실사화 영화를 선보인 디즈니+와의 경쟁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작품성과 흥행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TV 부문 휩쓴 OTT 오리지널 파워
TV 부문 수상작은 대부분 작품이 TV 방영 후 OTT를 통해 공개됐으며, 넷플릭스와 애플TV+의 오리지널 시리즈도 다수 눈에 띄었다. 가장 큰 영광인 작품상은 <하우스 오브 드래곤>에게 돌아갔다. 인기 시리즈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프리퀄로 눈길을 끈 이 드라마는 방영 내내 원작의 인기를 뛰어넘으며 화제를 모았다. 미국 TV 채널 HBO 방영 후 OTT HBOmax를 통해 공개됐으며, 한국에는 웨이브가 독점 공개 중이다.
미니시리즈 작품상을 받은 <화이트 로투스>, 젠데이아 콜먼에게 드라마 여우주연상을 안긴 <유포리아> 역시 HBO와의 콘텐츠 제휴를 맺은 웨이브가 서비스 중이다. 케빈 코스트너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옐로우스톤>은 티빙을 통해 시청 가능하다. 배우 에반 피터스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머 – 괴물: 제프리 다머 이야기>로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았고, 여우주연상 아만다 사이프리드의 <드롭아웃>은 디즈니+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남우조연상에 빛나는 <블랙버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애플TV+의 오리지널 시리즈다. 이 외에 <애봇 엘리멘트리>는 <애봇 초등학교>라는 제목으로 디즈니+에 소개됐고, 시즌4를 거듭하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자크>는 올해도 줄리아 가너의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영광을 이어갔다.
제80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주요 수상작(자)
■ 영화 드라마 작품상=더 파벨먼스 ■ TV 드라마 작품상=하우스 오브 드래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