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 “‘아일랜드’는 흥미로운 경험, 원작에 없던 서사 덧붙이기도”
배우 김남길, 美 포브스지와 인터뷰 “‘아일랜드’ 속 반, 원작에 없는 서사 덧붙이고 싶었어” 차기작은 넷플릭스 ‘도적: 칼의 소리’ 등
“원작에 대한 해석이 조금 아쉽다.”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 파트1에 쏟아진 평가다. 작품의 주연을 맡아 활약한 김남길은 시청자들의 평가에 어떤 생각일까?
배우 김남길이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포브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김남길의 인터뷰는 <아일랜드>를 비롯한 그의 연기 인생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진행하며 가진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탄생한 티빙 오리지널 <아일랜드>는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악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운명을 가진 인물들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 드라마. 원작 만화가 20년이 넘는 오랜 시간 사랑받은 덕에 드라마 <아일랜드>를 향한 기대 역시 높았다. 더불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를 통해 해외에도 동시 공개되며 지난해 하반기 가장 큰 기대작으로 꼽혔다.
김남길은 <아일랜드>에서 연기한 반인반요 캐릭터 ‘반’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만난 첫 판타지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품 출연 계기에 대해 “<아일랜드>는 우리나라에서 원작 만화를 영상화한 작품 중 가장 고강도 판타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흥미로운 이야기인 덕분에 원래부터 원작의 열렬한 팬이었다. 실사화 소식을 듣고 이 작품이 어떻게 실사화될지 기대가 컸다. 다른 설명보다 ‘원작의 팬이었다’ 이 말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자랑했다.
<아일랜드>는 국내외의 주목을 받는 기대작인 동시에 원작 팬들의 우려가 많은 작품이기도 했다. 각종 퇴마 장면을 비롯해 능력자들의 대결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만큼 화려하고 완성도 높은 액션이 필수였기 때문. 당연히 완성도 높은 CG와 VFX 등이 요구됐다.
이에 대해 김남길은 흥미로운 작업이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다른 판타지 액션과 <아일랜드>의 액션은 분명히 다르다. 그동안 VFX와 CG의 힘을 빌린 작품은 많았지만, 배우들의 움직임 자체를 CG에 의존한 건 처음일 것”이라며 <아일랜드>만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이어 “배우들 역시 판타지 캐릭터를 연기할 때는 조금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큰 그림과 전체적인 설계는 감독님에게서 나오기 때문에 많이 의지한다. 물론 액션 팀과 VFX 등 시각효과 팀에도 많이 의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작 만화의 오랜 팬답게 만화 속 화려한 액션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그대로 따라 연습하는 등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그가 연기한 <아일랜드> 속 ‘반’은 인간을 위협하는 정염귀들에 대적하기 위해 정염귀의 피를 강제로 주입받아 반은 인간, 반은 요괴인 인물. 감정 따윈 없었던 원작 만화 속 캐릭터와 달리 드라마 속 김남길이 그려낸 ‘반’은 때론 생각에 잠기고 따뜻한 눈빛을 보내는, 훨씬 ‘인간적인’ 캐릭터다. 김남길은 “그가 불멸의 존재든, 아니면 보통 사람이든 ‘인간성’을 그려내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했다. 극 중 ‘반’은 인간과 괴물이 공존하는 초자연적 존재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원작에서는 그 인물이 가진 서사가 잘 설명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드라마화하는 과정에서 그의 서사를 최대한 덧붙인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남길은 배우인 동시에 문화예술 NGO ‘길스토리’를 운영하는 대표이기도 하다. 길스토리는 여러 글로벌 공공예술 캠페인을 통해 대중에게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선사했다. 김남길은 길스토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길스토리이엔티’를 설립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전개 중이다. 그는 “업계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를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 지식재산권(IP)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후배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와중에도 배우로서의 ‘본업’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김남길. 쉬지 않는 그의 연기 열정 덕분에 당분간 극장과 OTT를 오가며 다양한 얼굴을 마주할 수 있을 전망이다. 먼저 오는 24일에는 많은 팬들이 기다려온 <아일랜드> 파트2 공개를 앞두고 있다. 이어 정우성이 첫 장편 영화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 <보호자>도 개봉 일정을 조율 중이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는 촬영이 한창이다.
다만 티빙 <아일랜드>는 파트제 공개 방식을 적용한 탓에 모든 이야기가 공개되는 이달까지 시청을 미룬 이들도 적지 않은바, OTT를 통해 그의 과거 작품을 보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김남길을 비롯해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임시완이 활약한 영화 <비상선언>은 쿠팡플레이에서, 지난해 그에게 SBS 연기대상을 선사한 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