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영화 랭킹] 5/2 티빙·넷플·웨이브 – OTT에 불어온 액션 열풍
2일 OTT 영화 랭킹 ‘유령’-‘에이전트’-‘젠틀맨’ 액션으로 물들은 영화 차트
첩보부터 누아르, 코믹이 가미된 다양한 액션 영화가 인기다.
티빙(TVING) 영화 차트 1위에는 <유령 Phantom>이 올랐다. 1933년 일제감정기 경성. 항일조직 ‘흑색단’의 스파이인 ‘유령’으로 의심받고 외딴 호텔에 갇힌 5명의 용의자가 서로를 향한 의심과 경계를 뚫고 무사히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배우 설경구와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가 주연을 맡았고,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와 <독전>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월 개봉한 <유령>은 항일독립운동이라는 소재에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해 색다른 시도라는 평가를 얻으며 2023년 상반기 기대작으로 떠올랐지만, 진부한 액션과 신파적 내용이 담긴 스토리, 개연성 없는 캐릭터 설정 등으로 혹평을 받으며 66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흥행에 크게 실패했다. 당시 극장가에 신드롬을 일으킨 <더 퍼스트 슬램덩크>와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 물의 길>의 흥행이 실패의 이유로 꼽히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흠이 많다”는 관객과 평단의 평가가 이어지면서다.
극 초반 밝혀진 유령의 정체와 갑작스럽게 액션 활극으로 바뀐 영화의 장르는 혹평의 가장 큰 원인. 작품은 폐쇄된 공간에서 누가 스파이인가를 가리는 심리전으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와 아름다운 영상으로 시작했지만 중반부터는 전반과 완전히 다른 전개의 스토리로 흥미를 떨어뜨렸다. 누가 주인공인지에 대한 이야기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끊임없이 이어지기만 하는 액션은 영화의 몰입감을 낮췄고, 액션신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전반부의 영상미는 빛을 발하지 못했다.
이러한 혹평 속에 영화는 개봉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인 2월부터 VOD 서비스를 시작,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하지만 이해영 감독만의 과감하면서도 정교한 미장센과 믿고 보는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 극 초반에서 선보이는 뛰어난 영상미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는 관심을 받는 모양새. 티빙을 통해 SVOD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영화 차트 1위를 지키고 있다.
넷플릭스(Netflix) 1위는 <에이전트 A.K.A. AKA>(감독 모간 S. 달리버트)다. 프랑스에서 제작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한 치의 흔들림이 없는 특수 작전 요원이 범죄 조직 침투 임무 중 우연히 상관의 어린 아들과 가까워지면서 굳은 신념에 균열이 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누아르 액션극이다. 넷플릭스 <사라진 탄환>과 영화 <퍼펙트 타겟>의 알방 르누아르가 특수 요원 프랑코 역으로 분했고, 축구 선수 출신 배우이자 넷플릭스 <신은 나에게 직장을 주어야 했다>에서 활약한 에리크 캉토나가 악당으로 변신해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선사했다.
작품은 지난 4월 28일 공개 후 넷플릭스 글로벌 랭킹 1위로 직행,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입소문을 타며 큰 사랑을 받던 전도연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길복순>을 밀어내고 차트 왕좌를 차지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호불호는 갈리는 모양새. 정통 액션극으로 훌륭한 액션신을 선보였다는 호평도 있지만 “연출이 어설프다”, “스토리가 너무 늘어진다” 등의 혹평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루하다”는 평가가 많이 쏟아지고 있어 장기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웨이브(Wavve)에서는 다시 한번 <젠틀맨 Gentleman>(감독 김경원)이 1위에 올랐다. 웨이브의 첫 오리지널 영화로 누명을 쓴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 분)이 사라진 의뢰인을 찾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위장해 빌런 권도훈(박성웅 분) 일당을 쫓는 내용을 담았다. 작품은 지난 2월 23일 공개 이후 꾸준히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극장에서는 22만 관객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지만 “킬링타임용 영화”로 입소문을 타며 OTT 시청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는 것. 최근 몇 달간 웨이브에 눈길을 끌 만한 신작 영화의 공개 소식이 없는 점도 꾸준한 인기의 요인이다. <젠틀맨>이 언제까지 웨이브 영화 부문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