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딜로이트 그룹,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 성장 동인과 경쟁우위 확보 요건’은 콘텐츠 역량 확보
딜로이트 보고서, 미디어 업계, 2032년까지 10년간 연9.5% 성장, 6조 달러 시장 될 것 시장 확대에 Z세대의 경험적 소비 방식이 결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 OTT 업체들, 콘텐츠 역량 강화해 Z세대 소비 패턴 추적해야
미디어·엔터테인먼트(Media & Entertainment, 이하 M&E) 시장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다양한 종류의 미디어와 콘텐츠가 상호작용하며 시너지를 창출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전 세계 M&E업계 시장 규모, 구조, 경쟁 동향, 성장 요인 등을 분석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 성장 동인과 경쟁우위 확보 요건’ 리포트를 발간했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전 세계 M&E 시장 규모가 2022년 2조5천억 달러(약 3,191조원) 규모에서 연평균 9.5%씩 성장해 2023년 6조 달러(약 7,659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업계 성장과 국내 시장 경쟁 전략
지속적인 M&E 시장 성장 요인으로는 ▲OTT 고부가치 콘텐츠 확보 경쟁 ▲소셜 미디어의 확장 ▲Z세대의 강력한 팬덤 형성 ▲가상 제작 방식 도입 확대 등을 꼽았다. 특히 고속 성장하는 OTT로 인해 시장 구조가 재편되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확장되는 점이 향후 주요한 경쟁 전략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글로벌 OTT 기업들은 기존 유료방송 플랫폼과 TV 방송, 영화 제작, 유통 등을 통해 영역을 확장해 M&E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시장 기준 M&E 시장에서 OTT 점유율은 34.8%로 케이블(34.4%)과 공중파(21.6%)를 넘어섰다.
OTT로 콘텐츠 시장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나, 충성 고객이 부족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딜로이트 글로벌의 ‘2023 디지털 미디어 트렌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내 구독서비스 해지 경험이 50%에 육박한다. 절반에 가까운 고객이 장기적인 OTT 구독자로 남지 않고 이탈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이에 국내 OTT 업체들도 월간 이용자(MAU) 확보 경쟁을 넘어 일일 이용자(DAU) 확보 전략으로 고객 전략을 바꾸는 추세다. 1일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이다.
스포츠, 이커머스, 소셜미디어 등으로 번들 상품 다양화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콘텐츠 다양화, 타 플랫폼과의 연계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쿠팡플레이는 해외 축구 방송을 독점 중계하면서 구독자를 끌어모았고, 지난주부터 티빙도 한국인 유럽파 축구 선수들의 경기를 생중계하겠다고 밝혔다. 스포츠 팬들을 안정적인 구독자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쿠팡플레이의 전략으로 검증되면서 스포츠 중계권 수요가 IPTV에서 OTT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쿠팡플레이가 이커머스 플랫폼과 연계하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하자 웨이브는 11번가와, 티빙은 네이버 쇼핑몰과 연계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단순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를 넘어 온라인 활동 반경 전체로 구독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구독자 경험 강화도 주목할 만한 트렌드다. Z세대를 중심으로 발생되는 숏폼 콘텐츠와 소셜 커머스 활성화, 소셜 게임 등은 소셜 미디어를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에서 하나의 콘텐츠 플랫폼으로 끌어올렸다. OTT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서 반복적으로 소비하면서 OTT 플랫폼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도 최근 들어 강화된 전략 중 하나다.
향후 시장 성장 전망
딜로이트 글로벌은 OTT와 소셜미디어 연계에 이어 주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도전하고 있는 팬덤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Z세대는 콘텐츠 경험을 중시하고 디지털 기기의 몰입감에 초점을 맞춘 세대기 때문이다.
이어 콘텐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것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하는 만큼, 미디어 전환과 콘텐츠 간 연결성 증가와 경험 확대 방향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표적인 예로 아프리카TV, 트위치 같은 플랫폼에서 1인 스트리머와 소통하는 행위, 먹방을 보며 식사하는 등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이 아닌 ‘경험’하는 것이다. 향후 메타버스 시장이 확대될 경우 이들이 형성한 팬덤 커뮤니티가 메타버스 시장에서도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상제작 방식’ 도입으로 몰입형, 실감형 콘텐츠 시장도 확대될 전망이다. 가상현실 기술 접목을 통해 ‘프리프로덕션(pre-production)’ 단계에서 최종 결과물에 가까운 영상, 이미지 구현과 실시간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프로덕션(post-production)’ 단계에서 후보정 작업을 최소화하고 제작시간을 단축해 콘텐츠 생산 비용이 크게 감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형곤 한국 딜로이트 그룹 통신,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리더는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들은 M&E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중장기 로드맵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스포츠 중계권 확보 및 Z세대 대응력 강화가 필수적이며, 장기적으로 역량확보 목적의 전략적 파트너십과 인수합병을 적절히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