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영화 랭킹] 10/16 넷플·티빙·웨이브 – 전종서-김서형의 존재감
16일 OTT 영화 랭킹 넷플 ‘발레리나’ 흥행 질주 김서형 ‘비닐하우스’ OTT 점령
여성들의 강렬한 이야기.
넷플릭스(Netflix) 영화 부문 1위는 오리지널 영화 <발레리나 Ballerina>다. 경호원 출신 옥주(전종서 분)가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 분)를 죽음으로 몰아간 최 프로(김지훈 분)를 쫓으며 펼치는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영화(비영어) 3위를 기록한 데 이어 공개 2주차를 넘어선 오늘(16일) 글로벌 6위(플릭스패트롤)를 달성했다. 충무로의 유망주 이충현 감독과 배우 전종서, 김지훈, 박유림이 주연을 맡았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스페셜 프리미어’ 부문에 초청됐을 뿐만 아니라 뮤지션 그레이의 첫 음악감독 도전작으로 기대를 모은 <발레리나>는 지난 6일 공개 후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단숨에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베일을 벗은 작품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단편 영화 <몸값>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이충현 감독의 감각적이고 센스 있는 연출과 아름다운 미술, 스타일리시한 액션, 힙한 OST가 이목을 사로잡은 것.
특히 93분의 러닝타임을 큰 대사 없이 표정과 액션으로 꽉 채운 전종서의 독보적인 존재감은 호불호 없는 호평을 이끌었다. 전종서는 남성으로 이루어진 조직 폭력배들 사이에서 맨몸 격투부터 칼, 총을 이용해 쉴 틈 없는 액션을 펼쳤고, 이충현 감독은 스피드한 전개로 액션 장르물의 쾌감을 극대화했다. 해외 비평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전종서의 액션을 두고 “한국판 <킬 빌>”, “여자 판 <존 윅>” 등의 반응을 보냈다.
버닝썬 게이트과 N번방 등 실제 사건을 연상케 하는 소재 또한 화제를 모았다. <발레리나>의 빌런인 최 프로(김지훈 분)는 마약을 만들어 유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을 성폭행하고, 불법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협박하는 인물이다. 이런 소재를 연출한 것에 대해 이충현 감독은 “이러한 형태의 복수극은 많은데, 디지털 성범죄나 여성 성 착취에 관해 때려 부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딱 한 가지 사건을 가지고 생각하진 않았고, 여러사건들을 조사해 쓰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발레리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길복순>, <퀸메이커>, 드라마 <닥터 차정숙>, <종이달> 등 2023년 상반기를 강타했던 여성 서사로 이야기를 그려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더 과감하고 대범한 화두로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워 이야기를 풀었고, 옥주와 그의 친구 민희는 우정 이상의 관계를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 확실한 동성애 코드는 아니지만, 두 사람의 독특한 관계는 보는 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주인공 전사의 부재와 미흡한 서사, 예상치 못한 전개 등은 호불호를 이끌었다. <발레리나>의 스토리는 복수를 향해 ‘돌진’하기만 한다. 이런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불친절’하게 다가오기도 했지만, 이충현 감독은 “그동안 너무 많은 비슷한 사건들이 있었고, 그런 이유로 피해자나 가해자의 서사를 만드는 것이 조심스러웠다. 서사보다는 주인공이 어떤 식으로 빌런을 통쾌하게 때려 부수냐에 초점을 맞췄고, 직진하듯 때려 부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빈약한 서사는 국내 시청자들에게 극명한 호불호를 이끌었지만,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는 등 해외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는 만큼 <발레리나>의 흥행 질주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 이충현 감독, 그레이 음악감독, 김민혜 미술감독이 직접 이야기하는 프로덕션 비하인드를 보여주는 ‘Young화인 제작기 영상’과 함께 미공개 스틸 등을 공개하며 흥행에 화력을 더하고 있는 <발레리나>가 어떤 성적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티빙(TVING) 1위는 지난 7월 26일 개봉한 범죄 스릴러 영화 <비닐하우스 Greenhouse>다. 최근 티빙을 비롯해 다양한 OTT 플랫폼을 통해 SVOD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작품은 티빙 영화 부문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 TOP10 영화’ 2위를 기록 중이다.
<비닐하우스>는 비닐하우스에 살며 요양사로 일하는 문정(김서형 분)이 간병하던 노부인이 사고로 숨지자 이를 감추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신예 감독 이솔희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지니TV 오리지널 <종이달>에서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를 그리며 국내는 물론 외신들의 극찬을 이끌었던 김서형이 주연을 맡았다.
작품은 지난 2022년 독창적인 스토리와 탄탄한 완성도, 주연을 맡은 김서형의 섬세한 캐릭터 분석력과 열연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CGV상, 왓챠상, 오로라미디어상까지 3관왕의 영예를 안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9월 개최된 제4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수상, 최근 부산에서 개최된 제32회 부일영화상에서도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김서형의 열연에 평단과 관객들은 입을 모아 극찬을 보냈다. 김서형은 섬세하고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했다. 한순간의 선택으로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지만, 비닐하우스를 벗어나 아들과 함께 살고 싶었던 단 하나의 목표이자 희망을 지키고 싶은 문정의 욕망과 치열함을 숨 막히는 서스펜스로 그렸다. 이처럼 영화 팬들의 뜨거운 호평을 이끌며 각종 영화제 수상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비닐하우스>가 OTT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웨이브(Wavve) 1위는 영화 <쇼걸 Showgirls>이다.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 성공을 위해 찾아온 노미 말론(엘리자베스 버클리 분)이 최고의 댄서를 꿈꾸며 벌어지는 일과 사랑,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갈등 등 다양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쇼 비즈니스계의 냉혹한 현실과 그곳에서 살아남고자 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간 군상을 적나라하게 담는다.
<쇼걸>은 실제 쇼 현장에 있는 듯한 화려한 영상과 음악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1995년 <원초적 본능>의 폴 버호벤 감독이 시대를 앞선 화끈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포부로 제작된 이 작품은 1995년 국내 개봉 당시 토플리스 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은 점 등 수위 높은 장면으로 대부분의 장면이 삭제돼 아쉬움을 사기도 했지만, 지난 2013년과 2020년 무삭제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하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