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액션] 평범한 청춘물을 판타지로 만드는 수지의 매력, 넷플 ‘이두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 로맨스 장인 수지X양세종X이정효의 만남 수지의 황홀한 비주얼이 최고 관전 포인트
수지라서 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이두나!>는 평범한 대학생 원준(양세종 분)이 셰어하우스에서 화려한 K-POP 아이돌 시절을 뒤로 하고 은퇴한 두나(수지 분)를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다. 민송아 작가의 네이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로맨스는 별책부록>, <사랑의 불시착> 등 로맨스부터 <굿 와이프>, <라이프 온 마스> 등 다양한 장르에서 탁월한 연출력을 자랑한 이정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믿고 보는 감독과 배우들의 조합과 원작 웹툰으로 입증된 스토리 등으로 공개 전부터 기대가 높았던 <이두나!>는 특히 그룹 미쓰에이 출신 수지의 주연 소식에 원작 웹툰의 팬들뿐만 아니라 폭넓은 대중들에게 큰 설렘을 안겼다. 또한 작품에 앞서 공개된 스틸컷과 예고편에서 원작과 찰떡 싱크로율을 선보인 수지의 비주얼은 <이두나!>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수많은 예비 시청자 양성에 성공했다.
지난 20일 공개된 <이두나!>는 공개 후 [오늘의 OTT 통합 랭킹] 최상단을 지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개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 부문 7위로 글로벌 질주를 시작했다. 또한 OTT-TV 통합 드라마 화제성 차트에서 뉴스, VON(Voice on Netizen), SNS 부문에서 1위를 기록, 신드롬급 화제성을 자랑하는 MBC <연인>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주연을 맡은 수지와 양세종은 출연진 화제성 부문 3, 6위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비록 <연인>과 화제성 격차는 단 1%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두나!>의 화제성 1위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써 <마스크걸> 이후 오랜만에 달성한 기록일 뿐만 아니라 순수 청춘 로맨스 장르로써의 기록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화제성 왕좌에 올랐던 <더 글로리>와 올해 여름 공개된 <마스크걸>은 폭넓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복수, 스릴러 등 장르물이다.
<이두나!>는 한 셰어하우스에서 자취를 시작한 대학생 원준이 어딘가 낯익은 하우스메이트 두나와 함께 지내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두나는 아이돌 그룹 ‘드림스윗’의 전 멤버. 두나는 드림스윗의 후드티를 입고 있는 원준을 사생팬으로 착각하고, 두나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원준과 어딘가 삐걱거리는 셰어하우스 생활을 시작한다.
두나는 아이돌이었다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속을 알 수 없는 사나운 성격을 가졌고, 직설적인 언행으로 원준을 놀랍게 한다. 하지만 두나는 원준의 따뜻한 모습에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고, 원준의 꽁무니를 쫓으며 친구도, 연인도 아닌 애매한 관계를 이어간다. 한편 원준의 첫사랑 진주(하영 분)가 원준과 같은 학교의 학생으로 나타난다. 원준은 다시 나타난 진주에게 설레며 두나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면서도, 자꾸 주변을 맴도는 두나가 신경 쓰인다.
은퇴한 아이돌과 평범한 대학생의 설레는 로맨스를 담은 <이두나!>는 서사보다는 극을 이끄는 주인공 캐릭터들의 매력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원작 웹툰에는 두나와 진주, 원준의 소꿉친구 이라(박세완 분) 등 세 여자와 원준의 사각 관계가 담기지만, 드라마에서는 진주가 극초반 잠시 변수를 만들어 낼 뿐 원준과 두나의 이야기에 중점을 뒀다.
또한 작품은 별다른 극적 사건 없이 셰어하우스에 살아가는 20대 초반 청춘들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고 풋풋하게 그려낸다. 큰 변수와 사건이 없는 스토리 라인은 다소 진부하다고 느껴진다. 유명인과 일반인의 로맨스는 성별만 바뀌었을 뿐 로맨스 작품에서 숱하게 봐온 신데렐라 클리셰.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오던 남녀가 서로에게 빠지는 이야기와 위기 또한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펼쳐진다.
두나와 원준의 서사에만 초점을 둔 탓에 주변 인물들의 매력은 조금 떨어지는 감이 있다. 초반 두 사람의 로맨스에 긴장감을 불어넣은 진주를 제외하고 이라와 셰어하우스 멤버인 정훈(김도완 분), 윤택(김민호 분) 등은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배우 고아성과 이진욱, 김유미, 김선영이 두나의 주변 인물로 특별출연해 이야기에 풍성함을 더하지만, 다양한 청춘들이 함께 지내는 셰어하우스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캐릭터들을 더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하지만 수지와 양세종의 완벽한 비주얼과 케미는 <이두나!>의 모든 단점을 극복한다. 인기 아이돌 출신답게 수지는 화려한 비주얼의 두나를 완벽하게 표현했고, “드라마가 아닌 수지의 영상 화보집”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특히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안나>로 주연 배우로써의 입지를 단단히 다진 수지의 연기력은 <이두나!>를 두나의 이야기가 아닌, 수지의 이야기로 착각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청춘 로맨스를 판타지물로 바꾸는 힘을 지녔다.
양세종 또한 마찬가지. 특별할 것 없는 20대 초반의 대학생 원준을 연기한 양세종은 드라마 <사랑의 온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등에서 쌓아온 로맨스 남주의 내공을 십분 발휘하며 풋풋한 설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평범한 캐릭터를 특별하게 만드는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양세종의 호연은 수지와의 호흡에서 빛난다. 그는 톡 쏘는 성격의 두나 옆에서 안정적인 매력으로 극의 균형을 맞춘다.
두 사람의 열연은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이 두나와 원준의 서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한다. 특히 이정효 감독은 <로맨스가 필요해 2012>, <로맨스는 별책부록> 등에서 극찬을 받은 아련한 감성을 강하게 담아 수지와 양세종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연출과 배우에 꼭 맞는 OST도 몰입감을 더한다. 특히 오프닝 장면 ‘스킵’을 망설이게 하는 빅나티의 ‘데이라이트’와 수지가 직접 가창한 음악은 <이두나!>의 아름다운 비주얼과 만나 작품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했다.
원작 팬들과 시청자들은 “수지가 아니었으면 어쩔 뻔했냐”, “두나를 연기할 배우는 수지밖에 없다”, “피사체가 아름다우니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정효 감독의 특기인 아련한 감성이 수지와 만나 폭발했다” 등의 호평을 보냈다. 특별한 사건도, 메시지도, 신선함도 없는 <이두나!>지만, 가끔은 힘을 뺀 슴슴한 맛이 그리운 요즘, 선물 같은 작품으로 남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