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애틋함 반, 우려 반으로 시작하는 ‘페르소나: 설리’ (넷플)[첫방D-DAY]
13일 넷플릭스 ‘페르소나: 설리’ 전 세계 공개
5개 단편영화 중 1개+다큐 영화로 구성
"건강한 설리 기억하고파" vs "쉬게 해줬으면" 찬반 논란
설리가 마지막으로 세상에 남기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일까.
가수 겸 배우 故 설리(본명 최진리)의 유작 <페르소나: 설리>가 13일 전 세계 시청자를 만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페르소나: 설리>는 여러 감독이 한 명의 배우를 ‘페르소나’로 삼아 제작한 단편 영화를 묶은 작품으로, 지난 2019년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첫 스타트를 끊었던 <페르소나>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다. 아이유 주연의 작품이 공개된 직후 다섯 명의 감독과 설리가 함께한 시즌2가 제작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같은 해 10월 설리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다섯 개의 에피소드 중 단 한 편의의 촬영만 완료된 채로 제작이 중단됐다.
이번에 공개되는 <페르소나: 설리>는 총 2편의 작품 <4: 클린 아일랜드>와 <진리에게>로 이뤄져 있다. 먼저 <4: 클린 아일랜드>는 새로운 삶을 살고 싶은 네찌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곳인 ‘클린 아일랜드’로 이주하기 위해 기묘한 입국 심사를 받는 과정을 다룬 단편 영화다. <우리 집에 왜 왔니>를 연출한 황수아 감독과 영화 <소원>, 드라마 <인간실격>을 집필한 김지혜 감독이 공동 연출했다.
김 감독과 황 감독은 “설리를 만나 그에게 압도된 후 이끌려 들어갔다”고 첫 만남을 회상하며 “29분짜리 짧은 이야기로 설리를 알 수는 없지만, 모든 이야기는 또 모든 메시지는 결국 설리로, 그의 삶으로 수렴한다. 배우 최진리는 모든 장면을 압도한다”고 말하며 낯선 아름다움을 통해 표현될 설리의 삶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진리에게>는 배우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와 스물다섯의 평범한 인간 최진리가 느꼈던 다양한 일상의 고민과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전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등을 통해 신선하고도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정윤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주인공의 본명인 진리 그리고 동시대 수많은 ‘진리’들을 위한 영화 <진리에게>는 설리의 마지막 앨범인 「고블린」 수록곡 중 하나인 ‘도로시’를 모티브로 삼고 있다. 주인공의 삶은 고전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미지의 여행을 시작하는 도로시와 강아지 토토의 용기 있는 여정에 투영돼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다.
또 영화에는 그간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주인공의 그림일기를 비롯해 뮤직비디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등이 다채롭게 배치된다. 설리가 남긴 기록들을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상상력과 꿈, 삶을 돌아보는 성찰적 모습과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예고다. 설리가 직접 작사에 참여한 ‘도로시’ 중 “미래를 위한 기도”라는 가사처럼 영화 속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도로시의 여정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달될 깊은 울림 역시 <진리에게>의 가장 큰 감상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다만 작품의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 6월 넷플릭스 브라질의 콘텐츠 소식을 전하는 한 SNS 계정에 “<페르소나: 설리>가 6월 16일 브라질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된 해당 논란은 넷플릭스와 제작자 모두 공개 일정이 미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후에도 식지 않고 이어졌다.
문제가 된 SNS 게시물에는 작품의 포스터와 함께 설리의 인터뷰가 담긴 40초 분량의 예고편이 함께 공개됐기 때문. 해당 영상에서 설리는 “이 사회 안에서 내 역할은 무엇일까 늘 궁금했다. 또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 또래 친구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인기라는 게 갑자기 생겼다. 인기가 있다는 걸 이해했지만 무서웠던 것 같다”고 숨겨뒀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후 네티즌들은 “너무나 그리웠던 목소리”, “유가족이 허락한다면, 팬들에게는 기념물 같은 작품이 될 것”, “설리의 노력이 담긴 작품이니 공개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설리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은 물론 그를 추억하고 추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며, 건강한 모습의 설리를 기억하고 싶어 하는 팬들의 바람으로 풀이된다.
다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게 이어졌다. 이들은 “공개를 꼭 해야 하나”, “설리가 이제는 그냥 편하게 쉬었으면 좋겠다”, “작품을 공개하고 또 이런저런 반응이 나오고, 다시 악플이 달릴까 싶어 너무 걱정된다”, “설리 마음이 어떤지 모르는데, 우리가 그립다고 불러내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같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과도한 관심과 무분별한 악플에 지쳐 세상을 등진 이를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꺼낼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많은 그리움과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페르소나: 설리>를 통해 아티스트 설리가, 인간 최진리가 전하려 했던 이야기는 무엇일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페르소나: 설리>는 오늘(13일) 오후 4시 전 세계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