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D-DAY] 박지훈이 그리는 지독한 사랑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 ‘환상연가’ (웨이브)
KBS2 월화극 ‘환상연가’ 2일 첫 방송
사극 첫 도전 박지훈, 극과 극 두 인물 표현
동시간대 경쟁작과 정면 승부 예고
‘사극 명가’ 찾은 박지훈의 두 얼굴.
어느덧 가수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익숙한 박지훈이 드라마 <환상연가>로 생애 첫 1인 2역에 도전한다.
KBS2 새 월화드라마 <환상연가>는 상반된 두 인격을 가진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한 여자의 풋풋한 사랑과 지독한 집착을 넘나드는 판타지 사극 로맨스다. 반지운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탄생했으며, <제빵왕 김탁구>, <힐러> 등을 선보인 이정섭 감독과 <열여덟의 순간>, <오! 삼광빌라> 등을 집필한 윤경아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사극 맛집’의 계보를 이을 청춘 배우들의 출연 소식은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이하 약한영웅)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박지훈을 비롯해 떠오르는 신예 홍예지, 황희, 지우 등이 총출동해 극을 풍성하게 채우면서다. 특히 KBS2는 직전 방영작인 <혼례대첩>에서도 로운, 조이현 등 청춘 배우들의 활약으로 사극의 다양성을 이끈바, <환상연가>가 선보일 이야기에도 많은 관심이 모인다.
이번 작품에서 박지훈은 태자의 본래 인격 사조 현과 그의 두 번째 인격 악희를 연기한다. 사조 현은 빼어난 외모와 두뇌를 모두 갖춘 인물이지만, 어린 시절 아버지인 사조 승으로부터 받은 마음의 상처로 생겨난 두 번째 인격 악희를 혐오하며 살아가는 인물. 반면 악희는 제멋대로에 퇴폐적이며 위협적인 인물로, 사조 현에 대한 증오와 연월(홍예지 분)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을 품고 있다.
<환상연가>로 처음 1인 2역에 도전한 박지훈은 “첫 1인 2역인 만큼 감정적으로 안 힘들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최대한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고 싶었다”며 “동료 배우들이 저의 호흡에 많이 맞춰주기도 했고, 좋은 에너지를 잘 전달해 줬다”며 작품과 동료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자랑했다.
홍예지는 멸문지화를 당한 연씨 왕조의 유일한 후손 연월 역을 맡았다. 극 중 연월은 가족을 모두 잃은 후 자객 집단 바람칼의 단원 ‘계라’로 살아온 인물.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기억을 잃고 태자의 후궁 은효비로 살게 된다. 드라마 출연 전부터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는 홍예지는 “박지훈 배우를 비롯한 동료들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촬영했다”며 “배우들의 눈빛 같은 에너지가 보는 분들께도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황희는 왕의 서자이자 사조 현의 배다른 형 사조 융으로 분한다. 사조 융은 궁궐 내에서 모든 이의 칭송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인품을 갖고 있는 듯 보이지만, 그 속내에는 누구보다 어두운 야망을 숨긴 인물. 뒤틀린 욕망은 한순간 폭발하고, 사조 융은 동생을 제치고 왕위에 오르기 위해 폭주한다. 황희는 “사실 살면서 큰 욕망을 가진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며 “촬영 도중 하늘이 노랗게 보일 정도로 거의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고 말하며 그의 변신에 기대를 높였다.
저마다의 비밀을 지닌 인물들이 사랑과 명예를 두고 운명의 대결을 예고한 가운데 <환상연가>를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관전 포인트를 꼽아 본다.
가장 먼저 박지훈이 그려낼 한 인간의 양면성이다. <환상연가>는 원작 웹툰의 영상화 소식과 동시에 주인공 역할의 캐스팅에도 많은 기대가 모였다. 정반대의 두 인격을 지닌 한 남자의 양면성을 그려내야 하는 만큼 폭넓은 캐릭터 소화력이 필수로 여겨졌기 때문. 전작 <약한영웅>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각인시킨 박지훈의 캐스팅 소식은 원작 팬들로부터 “악희의 광기가 제대로 살아날 듯”이라는 열띤 반응을 이끌었다.
실제로 박지훈은 인격의 전환에 따라 눈빛과 말투, 그리고 걸음걸이까지 다르게 하는 등 두 인물의 차이점을 표현하기 위해 애썼다는 후문이다. 사조 현과 악희는 각자 깊은 비밀과 사연을 지닌 인물들로, 박지훈은 1인 2역을 소화하는 동시에 두 인물의 복잡한 서사까지 촘촘하게 그려내며 첨예한 심리전으로 시청자들을 안내할 예정이다.
다음으로는 그림 같은 영상미로 담아낸 최고의 연출이다. 극 중 사조 현과 악희의 자아가 충돌하는 마음속 공간이나 한 인격이 다른 인격을 제압하는 과정 등 영상화가 쉽지 않은 <환상연가>만의 스토리적 요소들은 이정섭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의 오랜 노력 끝에 압도적인 명장면으로 탄생한다. 이야기의 이해를 돕는 시각화는 물론, 복수와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두 남녀의 애틋한 감정선 또한 아름다운 영상미로 표현되며 <환상연가>의 몰입도를 높인다.
끝으로 지독한 사랑과 성장이 보여주는 역대급 서사다. 먼 옛날 두 사람을 엇갈리게 한 운명의 장난 때문에 연인이면서도 원수의 관계가 되는 사조 현-연월의 서사는 드라마 시작 전부터 많은 예비 시청자를 열광시키고 있다. 그동안의 로맨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문법의 삼각 로맨스가 시청자들을 매료하고 있는 것. 멸문지화의 한을 가슴에 품고 원수의 목숨을 빼앗겠다는 목적 하나로 살아온 연월의 복수극이 어떤 전개를 맞게 될지 궁금증을 키운다.
다만 한동안 KBS2를 제외하면 예능으로 채워졌던 여타 방송사의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편성표가 하나둘 드라마로 채워지고 있다는 점은 <환상연가>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채널A는 지난달 26일 새 화요드라마 <남과여>를 시작했으며, tvN 역시 이달 1일 새 월화극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환상연가>와 이들 작품 모두 웹툰 또는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어 실사화에 대한 원작 팬들의 평가가 비교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비슷한 시기 시작한 작품들과의 비할 수 없는 정면 승부에 대해 <환상연가>의 연출을 맡은 이정섭 감독은 “입장이 바뀌어서 도전자 입장이 된 것 같은데, 요즘 지상파가 힘드니 많이들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시청자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배우들과 제작진 모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돌한 젊은이들이 선보이는 당돌한 드라마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 회복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진 <환상연가>가 청춘 배우들의 환상 시너지에 힘입어 ‘사극 명가’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KBS2 새 월화드라마 <환상연가>는 오늘(2일) 오후 10시 10분 첫 방송된다. 방송 후에는 OTT 웨이브(Wavve)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해외에는 라쿠텐비키(Rakuten Viki)와 뷰(Viu)를 통해 소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