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공유 막힌다는데”, 초호화 작품 라인업으로 구독자 붙잡기 나선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영화·예능 라인업 인기작 후속 시즌·장르물로 흥미 자극 계정 공유 추가 요금 망설이는 이용자 붙잡을까
넷플릭스가 2024년 공개했거나 공개 예정인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라인업을 소개하며 구독자 붙잡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전 세계 이목 집중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는 한국 드라마들은 팽팽한 긴장감을 자랑하는 장르물이 주를 이룬다. 지난 1월 19일 공개돼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선산>(감독 민홍남·각본 연상호)을 비롯해 우연한 사고로 살인을 시작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쫓는 형사 이야기를 그린 <살인자ㅇ난감>(감독 이창희),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되찾으려는 아빠의 고군분투를 담은 코믹 미스터리 <닭강정>(감독 이병헌) 등이 그 주인공. 이들 작품은 일찌감치 글로벌 OTT를 통해 이름을 알린 김현주, 최우식, 손석구, 김유정, 류승룡 등 ‘스타 파워’를 앞세워 전 세계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들 세 작품 외에도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한 8인의 이야기를 그린 <The 8 Show>(더 에이트 쇼, 감독 한재림)가 상반기 공개 일정을 조율 중이며, 정체불명의 기생생물들과 인간들의 대결을 그린 <기생수: 더 그레이>(감독 연상호), 한 고등학교에 비밀을 품은 전학생이 등장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담은 <하이라키>(감독 배현진)도 상반기 내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장르물 릴레이는 하반기까지 이어진다. 배우 설경구와 김희애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돌풍>(감독 김용완)이 3분기 공개를 확정하면서다. 거대하고도 부패한 권력을 뿌리 뽑으려는 자와 그에 맞서는 자의 대립을 그린 <돌풍>에 이어 외딴 펜션에 나타난 수상한 여자에서 비롯된 의문의 사건들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감독 모완일), 실수로 태어난 남자가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서 세상 가장 불행한 여자를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 <Mr. 플랑크톤>(감독 홍종찬),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가 불러일으킨 진실을 그린 <트렁크>(감독 김규태) 등이 하반기 공개를 위해 촬영 및 후반 작업이 한창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인의 기대를 모으는 부분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K-드라마의 후속 시즌들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사상 최대의 흥행 기록을 세운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 원인 불명 괴물화 사태의 끝과 신인류의 시작을 암시한 <스위트홈>(감독 이응복·각본 홍소리), 끝나지 않은 1945년의 인연과 운명을 담은 <경성크리처>(감독 정동윤·각본 정은경),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을 예고한 <지옥>(감독 연상호) 등이 올해 새로운 이야기 공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옥>의 경우 시즌1의 열풍을 이끈 유아인이 하차하고 김성철의 합류로 색다른 분위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예고다.
장르도 주제도 제각각, 영화 5편
영화 부문에는 다양한 주제로 꾸며진 5편이 신작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월 26일 공개돼 줄곧 [오늘의 OTT 통합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마동석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황야>(감독 허명행)를 시작으로 3월에는 살고자 하는 남자와 죽고자 하는 여자의 이끌림을 담은 이야기 <로기완>(감독·각본 김희진)이 팬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기완으로 분한 송중기의 변신에 많은 팬이 주목하고 있다.
<황야>와 <로기완>을 이을 작품으로는 김우빈과 김성균의 대체 불가 브로맨스를 예고한 액션 드라마 <무도실무관>, 대홍수가 몰려온 지구 최후의 날을 그린 SF 재난 영화 <대홍수>(감독·각본 김병우), 임진왜란이 발생하는 등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란>이 이름을 올렸다. 다섯 작품이 선보일 저마다의 매력과 그 매력에 깃든 이야기에 많은 기대가 모인다.
다양성에 중점 둔 예능 라인업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한 장르로는 예능을 빼놓을 수 없다. 그간 드라마에 집중됐던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하려는 넷플릭스의 시도가 올해는 한층 본격적으로 전개될 예정이기 때문. 첫 주자는 더 과감하고 더 발칙해져 돌아온 <성+인물>이다. 일본과 대만에 이어 유럽으로 떠난 신동엽과 성시경의 신개념 토크 버라이어티 <성+인물: 네덜란드, 독일 편>은 이달 20일 공개된다.
2분기에는 지난해 <데블스플랜>으로 두뇌 서바이벌의 새 지평을 연 정종연 PD가 선보이는 새로운 추리 예능 <미스터리 수사단>이 시청자를 만나며, ‘상위 1%’ 슈퍼 리치들의 리얼한 일상을 담은 <슈퍼리치 이방인>도 공개 준비에 한창이다. 이들 두 작품 외에도 소셜 인플루언서 서바이벌 예능 <더 인플루언서>, 요리 연구가 백종원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은 요리 대결 <무명요리사(가제)>가 연내 시청자를 만나기 위해 단장 중이며, 어느덧 장수 예능의 타이틀을 거머쥔 <솔로지옥>이 시즌4를 선보인다. 또 리얼리티와 버라이어티의 신선한 조합으로 호평을 이끈 <좀비버스> 시즌2도 촬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방송사와의 협업으로 화제를 모은 <피지컬: 100>도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다. 지난해 1월 공개된 <피지컬: 100>은 한국 예능 사상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첫 공개 이후 6주간 1억9,263만 누적 시청시간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를 매료한 바 있다. <피지컬: 100 시즌2 – 언더그라운드>는 압도적인 스케일과 세밀하게 설계된 퀘스트로 한층 더 강력해진 세계관 속에서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든다.
한편 지난해 4분기 2억6,000만 명의 글로벌 구독자 수를 기록한 넷플릭스는 최근 계정 공유 단속에 박차를 가하는 등 추가적인 외형 성장을 향한 발걸음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지금까지 TV로 한정되던 계정 공유 금지 조항을 모바일 등 모든 디바이스로 확대 적용하면서다. 이를 위해 1월 말부터는 일부 이용자에게 임시 코드를 발송해 2주 이내에 넷플릭스 이용 가구(TV)의 와이파이와 연결하거나, 추가 계정에 해당하는 요금을 지불하도록 했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의 약 57%는 한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구독 중인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추가 요금 또는 구독 해지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셈이다. 계정 추가에 드는 비용이 5,000원으로 지나치게 비싸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넷플릭스가 화려한 콘텐츠 라인업을 앞세워 떠나가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