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역사를 배우고 현재를 생각하게 하는 영화, 남한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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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의무교육을 받았다면 다들 한국사를 배웠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기억이 흐려진다고 해도, 몇 가지 잊히지 않는 부분은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위화도 회군’이나 ‘사도세자’ 등의 단어를 듣기만 해도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는 뜻이다. 비슷하게, 조선의 왕이 청 황제에게 세 번 절하고 머리를 조아린 이야기를 들으면 ‘병자호란’이나 ‘삼전도의 굴욕’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더라도 다들 배운 내용이라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굴욕적 패배로 인한 모습이었으므로 한국사를 배운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강렬히 남아 있는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부분 어렴풋하고 단편적인 수준의 지식일뿐, 그 속 사정까지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역사적 상황을 세세히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내서 공부를 하겠다고 마음먹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의 배경과 상황을 알아보고 싶다면, 조금 부정확할지는 몰라도 더 즐겁고 간편한 방법도 있다.

바로 그때의 이야기를 다룬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을 원작으로 둔 영화, 남한산성을 보는 것이다.

영화 <남한산성> 스틸 이미지

 

<남한산성>

어디서 볼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남한산성’은 1363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당시, 인조와 조정이 청의 대군을 피해 남한산성에 몸을 숨겼다가 고립된 채 항전했던 47일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2017년 10월 3일 개봉했다. ‘도가니’, ‘수상한 그녀’ 등의 유명 영화를 제작한 황동혁 감독의 드라마 장르 영화다.

출연진으로는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박희순 등이 주연으로 참여했으며, 송영창, 조우진, 이다윗, 허성태, 김법래, 조아인, 진선규, 유순웅, 박지일, 최종률, 문창길, 김서현, 김중기, 윤세웅, 신기준, 곽자형 등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8.17(평가자 4801명), 네티즌 평점은 8.10(평가자 17225명)이며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는 5점 만점에 3.6점(평가자 33만명)을 기록했다. 러닝타임은 139분이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박해일)를 비롯한 조정은 강화도로 몸을 숨기려 하지만, 이미 길을 차단당해 하는 수 없이 남한산성으로 향하게 된다. 갑작스럽게 선택된 피난처인 만큼 남한산성에는 식량도 방한용품도 턱없이 부족하다.

고립무원에서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을 처지에 놓인 인조는 사방이 적에게 포위당한 상태에서 투항과 항전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

상황이 악화하면서 대신들의 의견은 갈수록 첨예하게 맞선다. 청의 치욕스러운 공격에 끝까지 맞서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척화파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은 끝까지 항전할 것을 주장한다. 하지만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실리주의자 주화파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은 항복을 주장한다. 두 대신의 갈등 사이에서 인조의 번민은 깊어지고, 청의 무리한 요구와 압박은 더욱 거세진다.

영화는 두 대신의 의견 중 어느 한쪽이 그르다 옳다 논하지 않는다. 감독은 그저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충심은 같았으나 이를 지키고자 했던 신념이 달랐던 두 신하의 갈등을 영상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드러낸다.

두 신하의 날카로운 논쟁과 갈등은 옳고 그름을 넘어 ‘무엇이 지금 백성을 위한 선택인가’에 대한 고민과 화두를 던진다. 명과 청 두 강대국 사이에 낀 조선의 처세술이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380여 년이 흐른 현시대에도 깊은 울림과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남한산성> 스틸 이미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역사를 통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의 한국 또한 국제정세에서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갈등하고 있다.

영화가 개봉할 즈음 소설 ‘남한산성’의 김훈 작가는 “지금의 (한반도) 위기는 그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당시는 명·청 갈등뿐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중국·일본·러시아에 남·북 대결까지 있다. 당시에는 이념 갈등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다”고 전했다.

황동혁 감독은 “실패한 역사 속에서 더 많은 교훈을 찾고 되새겨야 한다. 실패의 역사를 반복할 수 없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전후 역사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답을 찾아가야 한다”는 내용을 젊은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개봉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한국은 여전히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이나 행보 하나하나에 크게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유가가 급등했으며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라 우리나라 또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북한은 오늘(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할 거란 관측이 제기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영화 남한산성을 통해 역사를 되짚어 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어떠한 처세를 보여야 할지 생각해 본다면 뜻깊은 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역사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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