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용료 둘러싼 치열한 대립…소비자는 볼모?

트위치, 최근 국내 이용자의 동영상 화질 풀HD→HD로 낮춰 CP 측 “망 이용료 요구는 인터넷 선순환을 끊는 일” ‘해외 CP에 대한 망사용료 부과’에 글로벌 업계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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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망사용료를 둘러싼 국내 통신 서비스 업체와 글로벌 콘텐츠 기업의 의견 충돌이 서로 한 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최근 게임 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 이용자의 동영상 화질을 기존 풀HD에서 HD로 낮춘 가운데, 한국 이용자들의 반발을 유도해 망사용료법 제정을 저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트위치의 조치는 넷플릭스와 구글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CP)의 망사용료 납부를 의무화하는 망사용료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제정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과정에서 나왔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망사용료 관련 법안은 총 7개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들을 비롯해 현재 망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는 콘텐츠 기업도 찬성하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들은 큰 반발을 나타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망사용료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3년째 법적 공방 중이다. 지난 2020년 넷플릭스는 “망사용료 납부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달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채무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했고, 지난 8월 5차 변론에 이어 이달 12일 6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구글 역시 망사용료법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지난달 20일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한국 블로그를 통해 망 사용료 법 통과 시 창작 생태계에 미칠 우려를 나타내며 반대 서명 동참을 독려했다. 이어 “망사용료법이 통과되면 국내 유튜버에게 불이익이 갈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국회 공청회에서 CP 측 진술자로 나선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은 접속료만 조금 지불하면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바로 이 덕분에 정보 혁명이 가능했던 것”이라고 짚으며 “망 이용료 요구는 인터넷 선순환을 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접속료 외 새로운 인터넷 이용 비용은 인터넷의 발전을 안팎으로 옥죄는 동시에 콘텐츠 질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반면 ISP 측 진술자로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윤상필 한국 통신사업자연합회 대외협력실 실장은 “일부 글로벌 대형 CP가 국내 인터넷 질서의 신뢰와 원칙을 허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급증하는 인터넷 트래픽에 국내 이통사들의 인프라 투자 비용이 연간 7조4,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투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글로벌 CP들이 망이용료 분담에 동참하지 않으면 ISP의 투자 동력이 약해지고 이는 인터넷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 역시 ‘기업 간 차별’ 문제를 들고 나섰다. 넷플릭스나 구글보다 훨씬 적은 트래픽을 발생시키는데도 불구, 해마다 통신사에 수백억 원에 달하는 망사용료를 납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튜브를 서비스하는 구글, 넷플릭스의 트래픽 비중은 각각 27%, 7%로(2021년 기준) 국내 포털 사이트 네이버(2%), 카카오(1%)와 비교해도 크게 앞선다.

망사용료는 한국에서 처음 제기된 개념은 아니다. 미국과 유럽 등은 자국 CP가 자국 내에서 트래픽을 심하게 유발할 경우 특정 지역 시설 정비를 지시하는 등 간접적으로 망 사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CP에 대한 망사용료 부과 사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부가 “글로벌 CP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면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빚을 수 있고, 국내 CP가 해외로 진출할 때 역차별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4일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증인으로 구글, 애플,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 관계자를 소환했다. 이처럼 망 무임승차 이슈는 이번 국감에서도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네티즌들은 크게 “넷플릭스나 유튜브에 망사용료 부과하면 결국 구독료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반대 의견과 “국내 통신사가 망사용료로 수익을 거두면 국내 통신 이용자에게 환원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찬성 의견으로 갈렸다.

결국 ISP와 CP의 싸움에 소비자는 볼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CP가 망사용료를 내지 않으면 ISP는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통신요금 인상이라는 카드를 낼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기존의 수익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하는 것은 물론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에게 불이익으로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CP 입장에선 그간 관행으로 여겼던 무상 이용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어 결국 구독료 인상을 생각하게 된다. 계속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떠나가는 소비자들의 몫까지 고스란히 지불하게 된다.

소비자에게 가장 피부로 와 닿을 ‘이용 요금 인상’ 외에도 국가 간 통상 문제를 비롯해 <오징어게임> <수리남> 등으로 이어진 K-콘텐츠의 전 세계적 인기에 망사용료법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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