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만들고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 4

10월 10일 한글날 특집 ‘콘텐츠 강국’ 만든 우리글과 말의 힘 영화에서 다큐까지, 연휴 즐기기

OTTRanking

오늘날의 ‘콘텐츠 강국’ 한국을 만드는 데는 우리글과 우리말의 힘이 컸다. 우리의 문자가 없어 남의 글자인 한자를 빌려다 쓰던 불편을 벗어던지고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급속도의 문화 발전을 이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족정신을 되살리고 북돋는다는 초기 한글날의 의미는 조금씩 흐려졌지만, 오는 10월 10일 한글날을 맞이하며 우리 말과 글을 만들고 지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영화 ‘말모이’ 포스터

◆ 말모이 

영화 <말모이>는 1940년대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경성을 배경으로 말과 마음이 모여 사전이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장에서 잘린 판수(유해진 분)는 아들 학비를 위해 가방을 훔치다 실패한다. 이후 돈을 벌기 위해 찾아간 조선어학회에서 가방의 주인 정환(윤계상 분)을 다시 만난다. 정환은 글을 떼는 조건으로 그에게 일을 맡긴다.

돈을 모으는 것도 아니고, 말은 모아서 무엇하나 생각했던 판수는 태어나 처음으로 글을 읽으며 우리 말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정환 역시 그런 판수의 모습을 보며 함께하는 이들의 소중함에 눈을 뜬다. 조선어학회는 일제의 감시를 피해 ‘말모이’를 끝낼 수 있을까?

2019년 1월 개봉해 누적 관객 수 286만명을 기록한 <말모이>는 네이버 평점 10점 만점에 9.19, 왓챠피디아 5점 만점에 3.8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평론가들은 “울리려고 꼬집어서 울긴 울었다” “이야기가 달라져도 화술은 바뀌지 않는 한국 영화의 풍경” 등 혹평을 쏟아냈으나, 관객들은 “<말모이>는 상업적인 작품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가슴으로 건네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며 인기 평론가들의 말에 크게 좌우되던 리뷰 사이트의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결과를 낳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그들만의 독립운동을 이어갔던 조선어학회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말모이>는 티빙,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사진=영화 ‘나랏말싸미’ 포스터

◆ 나랏말싸미

영화 <나랏말싸미>는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모든 신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세종대왕의 마지막 8년을 그린 작품이다. 임금 ‘세종’과 당시 가장 천한 신분에 불과했던 스님 ‘신미’가 만나 백성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글자를 만든다. 한글 창제에 얽힌 야사를 영화로 풀어내 눈길을 끈 작품이다.

2019년 7월 개봉 해 누적 관객 수 95만명 기록, 네이버 평점에선 6.73 왓챠피디아에선 2.6을 받았다.

평론가들은 “언어와 공간의 기하학적 아름다움과 인물의 진정성이 빛난다”는 호평과 “비사를 다뤘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이야기의 구성은 진부하다”는 혹평으로 갈렸다. 관람객들은 야사에 불과한 이야기를 감춰진 진실인 것처럼 표현했다는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송강호와 박해일의 연기 호흡을 통해 한글을 만든 이들의 진정성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나랏말싸미>를 시청해보자. 티빙과 넷플릭스를 통해 시청할 수 있고 웨이브에선 단품으로 판매 중이다.

사진=다큐멘터리 ‘칠곡가시나들’ 포스터

◆ 칠곡 가시나들

제2회 제주혼듸독립영화제에 초청돼 눈길을 끈 다큐멘터리 <칠곡 가시나들>은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 할머니들의 두근두근 새로운 인생을 그린 작품이다. 인생 팔십 줄에 들어서자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더는 없을 것만 같았던 할머니들이 ‘가갸거겨’ 한글을 배우고 나니 어느새 온 세상이 놀 거리, 볼 거리로 바뀐다. 열일곱 가시나가 된 할머니들은 이제 매일매일 밥처럼, 한 자 한 자 시를 짓게 된다.

2019년 2월 개봉한 <칠곡 가시나들>은 대형 배급사 없이 입소문 만으로 4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네이버평점 9.48, 왓챠피디아 3.5로 평가 역시 높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는 “글을 배우면서 할머니들은 80에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맞춤법과 무관하게 지은, 담백한 시들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언어’라는 것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라고 극찬했다.

작품에서 한 할머니가 아들에게 생애 첫 편지를 쓰는 장면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우리에게 당연한 것들이 어머니들에겐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되뇌이며 <칠곡 가시나들>을 만나보자. <칠곡 가시나들>은 왓챠를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티빙과 웨이브에서는 단품으로 구매할 수 있다.

사진=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포스터

◆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훈민정음 반포 7일 전 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들의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다. 살인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내세우긴 했지만 그 배경엔 실록에 적히지 않은 한글 창제의 과정과 이유, 이것을 반대한 세력들의 움직임 등을 채워넣어 ‘세종이 꿈꾼 조선’과 이를 이루는 과정에서 겪었던 고뇌 등을 그린 작이다.

드라마는 SBS에서 2011년 10월 시작해 24부작으로 방영되며 최고 시청률 25.4%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고, 이듬해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판타지 사극이다 보니 역사 고증에 허술했다는 평도 있었지만 외국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일본과 홍콩,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방영됐다.

‘성군’이라 불렸던 세종의 재해석을 접해보고 싶다면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제격이다. 현재 왓챠와 웨이브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