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더’ 이준익 감독 “OTT 전 세계 공개? 망신만 당하지 말자 생각” [인터뷰]

티빙 ‘욘더’ 이준익 감독 인터뷰 “가장 공들인 캐스팅은 단연 신하균” “첫 OTT 도전, 영화랑은 다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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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글로벌 OTT로 전 세계 공개요? 망신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입니다.” 이준익 감독이 신작 <욘더>가 파라마운트+를 통해 글로벌 팬들을 만나는 소감을 밝혔다.

25일 오후 이준익 감독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티빙 <욘더> 작품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감독은 대면 인터뷰가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인터뷰에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래도 즐거운 시간 가져봅시다”라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14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재현(신하균 분)이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미지의 세계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 작품으로, 재현의 아내 이후는 한지민이 연기했다. 이 외에도 정진영, 이정은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로 완성도를 높였다.

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신하균을 캐스팅하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작품에서 단 한 신도 재현이 나오지 않는 신이 없었다. 이유는 이 미지의 공간에 보는 사람이 몰입할 수 있으려면 한 사람의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장면마다 관찰자로, 주체로 이렇게 역할의 변화는 있지만 다 나온다. 당연히 캐스팅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당연히 한지민 씨였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주체인 신하균의 관점을 빌려서 한지민의 관점으로 신하균이 보이는 순간이 있다. 그녀가 왜 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그런 과정이 필요했고, 짧은 시간 설득력 있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이 이렇게 공을 들인 두 배우의 만남은 SF 물이었던 <욘더>를 휴먼 멜로로 바꿔놨다. 이 감독은 “개인적으로 바다 캠핑장에서 둘이 있는 장면을 좋아한다. 그 장면에서 한지민이 ‘남편~’부르는데 그 장면이 정말 좋았다. 저에게 멜로는 내가 상대를 여기는 마음을 나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며 두 배우가 선보인 환상적인 케미스트리에 각별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진=티빙

그동안 주로 사극과 시대극을 비롯한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 이 감독은 이번 <욘더>를 통해 처음 OTT 시리즈 장르에 도전했다. 그는 “현장 스태프들이 다 같이 영화를 찍었던 스태프였다. 인풋은 같은데 아웃풋이 다르다고 할까. 찍는 것에 있어 연출이 다르다거나 하는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작품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티빙 정식 공개에 앞서 관객들을 만났다. 이 감독은  “영화는 시사회를 한 다음에 개봉을 한다. 개봉할 때쯤이면 감독은 탈진한다. OTT는 영화랑은 다르더라. 무대인사도 없었고, 부국제에서도 반토막만 보여드렸으니.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긴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욘더>는 티빙 오리지널 가운데 처음으로  파라마운트+를 통해 전 세계의 시청자들과 만난다. 이 감독은 “내년 상반기 공개 예정이라더라. 이걸 처음 만들 땐 글로벌 공개에 대해서는 모르는 상태였다. 그런데 진행 과정에서 그 이야길 들었다. 처음엔 걱정도 컸다. 기자 분들을 비롯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응원의 말씀을 정말 많이 해 주셨다. 이제는 전 세계에 공개됐을 때 망신만 안 당하면 된다는 게 지금 심정이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사실 SF라는 근미래 설정은 그들이 먼저 생각해둔 세계관이지 않나. 그들이 만들어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 조롱당할 수 있고, 그렇다고 그걸 모두 배제하고 가면 너무 황당할 것 같았다. 우리 관객들은 물론 외국에서도 크게 무리하지 않고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인지를 여러 번 생각했다. 스태프들과 많은 대화 끝에 소품이나 이런 것들을 준비했다. 이렇게 노력을 했는데도 부족한 게 있다면, 다음에 채우면 된다. 처음부터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진=티빙

작품은 안락사가 합법화된 후의 이야기를 그려 눈길을 끌었다. 이 감독은 안락사라는 주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아름답게 세상과 아름답게 이별하고 싶다”며 “머지않아 선택의 기로가 올 것이고, 다양한 안락사 방식이 논의될 것 같다. 아마 원작의 작가도 그런 생각에서 「굿바이 욘더」를 썼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죽은 이의 기억을 보존하는 것도 과학에선 연구 대상이 될 것이다. 아마 이 부분에 대해 사회에서 이야기하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종교가 인간의 영혼을 책임져왔다면, 이제 영혼을 책임지는 또 다른 상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 감독은 작품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인간은 오래전부터 불멸을 꿈꿔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으로 인한 유한성을 디지털이 불멸로 구현해내는 과정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고, 조금 있으면 본격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이 불멸이라는 건 결국 인간의 이기성이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어쩌면 인간의 행복은 유한성에서 온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작품에 많이 녹여냈는데, 보는 분들마다 시각은 다를 수 있으니 자유롭게 즐기고 여러 생각과 토론도 해보시면 좋겠다”며 이날의 인터뷰를 마쳤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SF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평소와 다름없는 사람 이야기를 하고 있더라”며 크게 웃었다. 그는 지금까지 14편의 영화를 통해 역사에 대한 대중적 해석을 뒤집거나 벗어나는 과감함을 자주 선보여왔다. 그가 그리는 과거를 보며 관객들은 자연스레 오늘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는 과거에서 오늘을 과감히 건너뛰고 가까운 미래를 그렸다. 그의 바람대로 <욘더>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관객들이 ‘과학이 그리는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훨씬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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