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봄에 보기 좋은 첫사랑 영화 ‘플립’

구독하는 OTT 서비스는 하나씩 늘어가는데, TV 앞에, 태블릿 앞에 앉으면 막상 무엇을 볼지 막막하기만 하다. 작은 화면으로 혹은 큰 화면으로 각자의 홈시네마를 꾸민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을 써볼까 한다.

날씨가 변덕스럽기는 하지만, 이제 완연한 봄이다. 봄바람이 건듯 불어 마음이 살랑인다. 밖에 나가 봄기운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집 안에서 설렘 가득한 영화를 보며 봄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오늘의 영화 추천은 봄날처럼 산뜻하고 풋풋한 첫사랑 영화, ‘플립’이다.

영화 <플립> 스틸 이미지

<플립(Flipped)>

어디서 볼까? 넷플릭스, 왓챠

2010년에 미국에서 제작된 플립(Flipped)은 당시 국내에서 개봉되지 않았지만, 다운로드만으로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생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2017년 7월 국내 개봉, 이후 2021년 4월 재개봉했다.

‘플립’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 맨’ 등 유명 영화를 제작한 로브 라이너 감독이 제작한 멜로/로맨스, 드라마 영화다. 출연진으로는 매들린 캐롤, 캘런 맥오리피가 주연으로 참여했으며, 존 마호니, 안소니 에드워즈, 레베카 드 모네이, 페넬로프 앤 밀러, 에이단 퀸, 케빈 웨이즈먼, 모갠 릴리, 라이언 캐츠너, 쉐인 하퍼, 마이클 볼튼, 이스라엘 브로우사드, 코디 혼, 스테파니 스콧, 애슐라 테일러, 매튜 골드, 패트리시아 렌츠, 질리안 파프가 조연으로 등장한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9.11(평가자 1533명) 네티즌 평점은 9.29(평가자 4,117명)이며,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는 평점 5점 만점에 4점(평가자 64.5만명)을 기록했다. 러닝타임은 90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다.

누구나 일생에 한번쯤은 만난다는 첫사랑을 주제로 다룬 영화로, 평범한 소년소녀 브라이스(캘런 맥오리피)와 줄리(메들린 캐롤)가 주인공이다. 씩씩한 소녀 줄리의 옆집에 새로 이사 온 미소년 브라이스. 브라이스를 본 줄리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첫눈에 반했다’라는 의미로 통용되는 영화 제목 ‘플립(Flipped)’에 꼭 들어맞는다. 하지만 브라이스에게 줄리의 첫인상은 ‘재앙’이다. 솔직하고 용감한 줄리는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만, 소심한 소년 브라이스는 그런 줄리가 부담스럽다.

브라이스는 6년간 줄리를 피해 다닌다. 하지만 영화 중 특정 사건을 기점으로 두 사람의 관계가 뒤바뀌게 된다. 브라이스의 어떤 행동에 실망하고 상처 입은 줄리는 브라이스를 피한다. 항상 자신을 쫒아다니던 줄리가 자신을 피하기 시작하자 브라이스는 그녀가 신경쓰이기 시작한다. ‘뒤집히다(Flipped)’라는 의미의 영화 제목은 내용을 다시 한번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영화의 특징은 이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을 한 사람의 방향에서만 보여주지 않는 데 있다. 영화는 브라이스와 줄리의 시점을 번갈아 넘나들며 관객들이 두 사람에게 모두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두 주인공이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기까지 6년간 함께 한다는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이다. 두 사람은 함께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고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함께 성장한다.

영화 <플립> 스틸 이미지

이동진 평론가도 영화에 대해 “사랑영화와 성장영화가 만나는 지점에 뿌리내린 예쁜 나무 한 그루”라는 평을 남겼다.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이 있을 것이다. 아직 만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까마득히 오래전일 수 있고, 혹은 현재 진행 중일지도 모른다.

영화 안에서 브라이스의 할아버지 쳇 던컨(존 마호니)가 브라이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람은 밋밋한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은 반짝이는 사람을 만나고, 어떤 사람은 빛나는 사람을 만나지. 하지만 모든 사람은 일생에 단 한 번 무지개 같이 변하는 사람을 만난단다.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는 더 이상 비교할 수 있는 게 없단다.”

이 기사를 읽는 분들이 올봄 무지개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꼭 사랑이 아니라도, 줄리와 브라이스처럼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는 만남을 경험하는 계절이 되기를.

‘플립’은 전체적으로 1950년대의 추억어린 풍경을 반영한 동화처럼 잔잔한 영화다. 요란한 액션영화나 빠르게 흘러가는 요즘의 콘텐츠에 지쳤다면 잠시 쉬어가는 마음에서 영화 ‘플립’과 함께 봄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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