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친구가 낯설어지는 영화 ‘완벽한 타인’

현대인이라면 다들 핸드폰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가지고만 있겠는가. 친구들의 얼굴을 바라보는 시간보다 반듯하고 빛나는 네모난 액정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을지경이다.

오죽하면 ‘호모 모빌리언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혹시 이 기사를 핸드폰으로 읽고 있다면, 혹은 바로 옆에 핸드폰이 있다면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해보자.

‘핸드폰은 내 비밀을 어디까지 간직하고 있을까?’

누군가 핸드폰을 보게 해달라고 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고개를 저을 것이다. 부탁하는 것 자체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핸드폰에는 개인정보를 포함해 온갖 숨기고 싶은 정보가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의 추천 영화는 핸드폰을 통해 타인의 삶을 훔쳐보는 영화, ‘완벽한 타인’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이미지

<완벽한 타인>

어디서 볼까? 넷플릭스,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영화 ‘완벽한 타인’은 파올로 제노베제 감독이 2016년 제작한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원제:Perfetti Sconoscuit)’를 리메이크한 영화다. 원작 ‘완벽한 타인’은 흥행에 성공하면서 스페인, 멕시코, 한국, 프랑스, 헝가리, 중국, 러시아 등 18개국에서 리메이크되며 전 세계에서 역사상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된 영화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한국에서 리메이크되고 2018년 10월 31일 개봉한 ‘완벽한 타인’은 영화 ‘역린’, 드라마 ‘더킹 투하츠’와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제작한 이재규 감독의 드라마, 코미디 영화다. 출연진으로는 유해진, 조진웅, 이서진,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가 주연을 맡았으며 지우가 조연으로 참여했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9.08(평가자 9371명) 네티즌 평점은 8.61(2만3898명)이며,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는 평점 5점 만점에 3.8점(평가자 69만명)을 기록했다. 러닝타임은 115분이다.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꼭 움켜쥐게 되는 영화, 완벽한 타인은 40년 지기 고향 친구들과 그 배우자로 구성된 일곱 명의 인물들이 주인공이다. 서로 다른 삶을 살고, 각자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은 7인의 인물들은 집들이를 겸한 부부동반 모임을 갖는다. 주된 목표는 석호(조진웅)과 예진(김지수) 부부의 집들이 겸, 소위 ‘불알친구’인 태수(유해진), 석호, 준모(이서진), 영배(윤경호)가 어린 시절과 같이 다 함께 월식을 보기 위함이다.

석호, 예진 부부는 의사고, 태수는 변호사. 준모는 제법 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업가다. 친구들 중 유일하게 결혼하지 않은 영배는 체육 교사다.

저녁 식사가 진행되며 얼핏 보기에 완벽해 보이던 친구들의 숨겨진 비밀이 서서히 드러난다. 화기애애하게 식사를 진행하던 중 석호의 처 예진이 특이한 게임을 제안한 것.

우리 게임 한 번 해볼까? 다들 핸드폰 올려봐.

저녁 먹는 동안 오는 모든 걸 공유하는 거야.

전화, 문자, 카톡, 이메일 할 것 없이 싹!”

예진의 제안에 친구들은 대부분 난색을 표한다. 하지만 게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하면 ‘숨기는 게 있는 사람’으로 낙인 찍힐 처지에 하는 수 없이 모두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다.

그리고 누군가의 핸드폰이 울린다.

이쯤 되면 관객들은 머릿속으로 열심히 자신의 핸드폰에 왔던 연락들을, 그리고 앞으로 받을 연락들을 되짚어 보고 있을 것이다. “나는 거리낄 게 없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사람들 또한 영화와 같은 게임에 참여하라고 하면 한순간 주춤하리라고 예상한다.

영화 <완벽한 타인> 스틸 이미지

누구나 세 개의 삶을 산다. 공적인 하나, 개인적인 하나, 그리고 비밀의 하나.”

원작 영화의 감독 파올로 제노베제는 위에 적힌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명언을 바탕으로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완성했다고 한다. ‘세 가지 중 마지막 나만의 비밀로 영원히 감추고 싶은 것들 모두 강제로 주변인들에게 오픈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영화를 즐기며 나의 세 번째 삶이 무엇일지 생각해본다면 스릴감 넘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숨기는 것이 없다”며 자신감 넘치는 친구들이 모였다면, 직접 게임을 진행해 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예정된 결말로 향할지 모르지만, 사람을 일반화하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니까.

혹은, 우리는 결국 모두 ‘완벽한 타인’이므로 다른 사람의 핸드폰을 들여다보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지도.

완벽한 타인은 웃음이 터져 나오는 동시에 등골이 오싹해지는 블랙 코미디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면 2019년 10월 24일 국내 개봉한 원작 <퍼펙트 스트레인저>를 보며 어느 부분이 남아있고 어떤 부분이 덧붙여졌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좋겠다.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현재 티빙과 왓챠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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