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 좋은 액션 영화 ‘노바디’
벌써 한 주의 중반에 접어들었다. 지나온 날도 이틀, 남은 날도 이틀인 수요일이 어쩐지 일주일 중 가장 힘든 날로 느껴지기도 한다. 가볍고 통쾌한 액션 영화 한 편으로 월화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남은 이틀을 보내는 건 어떨까?
영화를 아무리 좋아하는 사람도 평일에 영화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을 보면 당장 출근할 일이 걱정되며 한숨이 푹 나오곤 한다. 자연스럽게 예능 프로를 틀어두고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한 주에 걸친 평일에는 90분의 짧은 영화가 소중하다. 더해서 생각 없이 웃으며 볼 수 있다면 평일에 감상할 영화로는 나무랄 데 없다.
오늘 추천할 영화는 바로 지친 일상에 웃음을 안겨줄 액션 코미디 영화, ‘노바디’다.
<노바디(Nobody)>
“어디서 볼까? 넷플릭스”
2020년 제작된 노바디는 2021년 4월 7일 국내 개봉했다. 북미에서도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했던 노바디는 국내에서도 개봉일에만 1만1226명을 모으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노바디’는 ‘하드코어 헨리’를 제작한 일리야 나이슐러 감독이 제작한 액션, 코미디 영화다. 출연진으로는 밥 오덴커크가 주연으로 참여했으며, 코니 닐슨, 코리스토퍼 로이드, J.P. 마녹스, 폴 에시엠브르가 조연으로 등장한다.
네이버 관람객 평점은 8.21(평가자 42명) 네티즌 평점은 8.60(1,207명)이며, 영화 평점 사이트 왓챠피디아에서는 평점 5점 만점에 3.3점(평가자 1만명)을 기록했다. 러닝타임은 91분이다.
노바디의 주인공은 비범한 과거를 숨긴 채 남들과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한 가정의 가장 허치(밥 오덴커크)다. 허치는 매일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고 분리수거를 하며 일과 가정에 최선을 다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시원치 않고, 아내(코니 닐슨)와도 관계가 소원하다.
그러던 중 집에 무장강도가 침입하고, 착하게 살고자 하던 허치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제압하지 않는다. 아들은 허치를 원망하고, 아내는 남편을 안쓰럽게 생각한다. 소식을 전해들은 주변인들은 연달아 허치를 비웃고 무시한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으레 짐작할 수 있듯이, 결국 억눌려온 허치의 분노와 본성이 폭발한다. 사건의 방아쇠가 되는 사물은 우습게도 ‘고양이 팔찌’다. 대체 고양이 팔찌가 어떤 식으로 허치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지는 영화를 통해 확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는 치밀하게 짜여있지도 않고, 현실적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에서 영화의 매력이 살아난다. 메시지나 설명을 생략한 영화는 통쾌한 액션의 쾌감을 선사하며 스크린 위를 질주한다.
사람들은 초반부 지루한 삶을 살아가던 허치의 모습과 대비되는 액션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예리한 사람들은 영화의 내용을 보며 2014년의 영화 ‘존 윅’을 떠올리기도 했을 것이다.
실제로 ‘존 윅’ 시리즈를 탄생시킨 데릭 콜스타트가 각본가 겸 제작자로 참여했다. 이어 역시 ‘존 윅’의 감독으로 활약했으며 ‘데드풀2’나 ‘분노의 질주:홉스&쇼’의 데이빗 레이치 감독 또한 제작에 참여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 풀타임 1인칭 액션 영화 ‘하드코어 헨리’의 일리야 나이슐러 감독이 함께해 완벽한 액션을 그려냈다.
액션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사운드’다. 신나는 OST는 노바디의 쾌감을 한층 살려줄 주요 관람포인트 중 하나다. 팻 베네타의 ‘하트 브레이커(Haertbreaker)’를 비롯해 니나 시몬의 ‘돈 렛 미 비 미스언더스투드(Don’t Let Me Be Misunderstood)’, 클라이드 맥패터의 ‘아이 톨드 마이셀프 어 라이(I Told Myself A Lie)’.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 루터 앨리슨의 ‘라이프 이즈 어 비치(LIfe Is A Bitch)’, 새미 데이비스 주니어의 ‘아이브 가타 비 미(I’ve Gotta Be Me) 등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명곡들이 다수 등장해 50대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트렌디한 액션으로 청년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동시에 향수를 자극하는 OST로 중장년층의 마음까지 공략해 전 세대에게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영화인 것이다.
중간중간 팝콘 무비임을 상기시켜 주는 재치 있는 유머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유쾌한 코믹 요소들 덕분에 관객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화려한 액션을 펼치는 내내 어딘지 무기력해 보이는 허치의 표정은 러닝타임 내내 관객을 웃음 짓게 한다.
허치와 같이 지루한 일상에서 권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영화 노바디는 판타지적 대리만족과 통쾌함을 선물할 것이다. 데이빗 레이치는 “노바디는 모든 열망을 담아낸 영화다”라며 “다른 사람들이 나의 진가를 알아보고, 내 진짜 모습을 되찾게 되는 판타지를 담았다”고 전했다.
아직 한 주의 중간밖에 오지 않았다는 사실에 망연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혹은 월요일과 화요일에 있었던 일로 스트레스가 쌓인 이라면 오늘은 시원하게 분노를 터뜨리는 허치의 모습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개운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