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파괴의 진실을 밝히다! ‘씨스피라시’ [리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 리뷰 바다에 관한 음모론 6가지, 진정한 해양 파괴범은?

사진=넷플릭스

해양 환경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씨스피라시’는 다큐멘터리 중 드물게 넷플릭스 인기 순위 안에 들며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씨스피라시’는 카우스피라시(Cowspiracy)의 후속작이다. 카우스피라시는 축산업의 실태를 보고하며 육식의 위험성을 드러내는 다큐다. 환경 운동가의 대표 할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제작을 지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알리 타브리지 감독은 어렸을 때부터 바다를 사랑하고 동경해왔다. 그는 커서 다큐멘터리 감독이 되었고, 사랑하는 바다의 오염을 주제로 다큐멘터리 촬영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가 마주친 것은 우리의 생각을 깨버리는 거대한 무언가였다. ‘씨스피라시’는 바다 “Sea”와 음모 “conspiracy”의 합성어로 바다에 관한 음모에 관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바다 쓰레기, 해양 환경 파괴의 주범은 빨대가 아니다. 바다 쓰레기 중 플라스틱 빨대의 지분은 0.03%로 1%에 극히 못 미치는 수준이다. 씨스피라시가 밝힌 진정한 해양 파괴의 주범은 바로 상업적 어업활동이었다. 어업 활동에 필수품, 그물이 바다 쓰레기의 절반 수준인 46%를 차지했다. 1분마다 트럭 한 대 분량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플라스틱을 먹고 죽었다는 고래들에게서 발견된 것은 대부분 그물이었다. 매일매일 지구 500바퀴를 두를 수 있는 낚싯줄이 바다에 설치되고 있으며 수거되지 않는 쓰레기 역시 상당하다.

사진=넷플릭스

‘씨스피라시’는 남획을 해양 파괴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았다. 전 세계 바다에서 1년 동안 2조 7,000억 마리의 물고기가 잡히고 있는데, 이 속도로 남획이 지속되면 2048년이면 바다는 텅 비어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2018년, 일본에서는 36년 만에 고래잡이 전통이 부활했다. 1982년 국제포경위원회(IWC)는 일본의 고래 남획을 금지했지만, 일본 정부는 국제 포경위원회를 탈퇴하며 상업 포경이 재개됐다. 일본이 고래잡이를 지속하는 이유는 ‘돌고래가 참다랑어를 많이 먹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핑계일 뿐, 참치를 남획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돌고래 사냥이 행해지는 것이었다. 이미 인간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참다랑어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상어도 마찬가지다. 상어의 지느러미를 잘라 중국의 고급 요리 샥스핀의 재료로 팔고, 상어는 바다에 버려진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상어를 지키는 것은 바다의 먹이사슬을 지키는 것으로, 상어가 사라지만 하위 포식자가 급증하다 먹이 부족으로 사라지고, 또다시 하위포식자가 급증하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하고 결국 먹이사슬의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

부수어획은 어업 활동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잡히는 다른 물고기로, 전 세계에서 한 시간에 수만 마리의 부수어획이 발생한다. 어쩔 수 없이 잡히는 물고기, 언뜻 들었을 때는 그물 하나에 한두 마리 잡히는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부수어획으로 죽는 물고기는 물고기가 플라스틱을 먹거나 기름유출 등 환경오염으로 죽는 물고기보다 더 많다.

상어가 연간 죽이는 사람은 10여 명에 달하지만, 인간이 죽이는 상어는 연간 5천만 마리로 1시간당 1만~3만 마리다. 부수어획은 인간이 그렇게 많은 상어를 그렇게 무서운 상어를 그렇게 빠르게 많이 죽일 수 있었던 비밀이다.

사진=넷플릭스

아이슬란드의 작은 어장에서 한 달 동안 잡힌 부수어획을 계산하니, 쥐돌고래 269마리, 바다표범 900마리, 바다새 5,000마리로 생각보다 많고 다양한 생물이 죽어가고 있다. 부수어획으로 죽는 돌고래는 프랑스 대서양 연안에서 연간 1만 마리로 일본 포경에 희생되는 돌고래 수보다 10배가 많은 수치이다. 바다거북 역시 플라스틱으로 죽는 수는 1천 마리지만, 부수어획으로 죽는 바다거북은 연간 25만 마리다.

충격적인 사실은, 참치 어선 한 대당 참치 8마리를 잡을 동안 돌고래는 45마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미국에서는 생선 통조림 등에 ‘dolphin safe’와 같은 라벨이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플라스틱 오염 연대(Plastic Pollution Ocean), 오세아나(Oceana) 등의 비영리 환경단체들이 발행하는 마크로, 돌고래 등의 바다 생물을 부수 어획으로 죽이지 않는 기업을 인증하는 데에 쓰인다.

인증마크를 받은 기업이 단 한 마리의 고래도 희생하지 않는 것일까? MSC 관계자는 “바다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보장할 수 없다. 감시인을 둬도 그 역시 뇌물을 받을 수 있다”고 답하여 충격을 안겼다. 비영리 환경단체들이 바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업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이다.

그물과 남획이 문제라면, 양식어로 대체 소비할 수는 없을까. 안타깝게도 양식장의 물고기들은 야생에서 포획된 어류를 먹으며 길러진다. 또한, 양식장의 환경은 굉장히 열악하여 물고기들이 각종 질병에 오염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연어는 기름지고 예쁜 주황빛을 띠고 있지만, 양식 연어는 대부분 회색빛으로 우리의 식탁에 오기 전 화학 색소가 첨가된다.

마지막 음모는 바로 ‘인권 훼손’이다. 바다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범죄의 온상지로 자리 잡고 있다. 바다에서는 마약 밀매와 같은 범죄는 물론 실종 사건도 굉장히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2020년 중국 어선에서 죽은 인도네시아인 선원을 바다에 버린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그 선박에서만 3명의 시체가 버려졌다고 알려졌는데, 실제로 15년 동안 조업 중 사망한 사람은 36만 명에 달한다. 불법어획을 감시하는 ‘옵서버(Observer)’는 5년 동안 18명이 이유 없이 실종됐고, 한 옵서버는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고 한다.

‘씨스피라시’는 해양과 관련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다뤘다. 왜곡 편집 논란으로 한 차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는데, 비영리 해량단체와의 인터뷰를 악의적으로 편집했다거나 2048년 바다 생물의 멸종은 2006년에 발표된 논문의 내용으로 현시점과 맞지 않다는 등이다. 씨스피라시는 인터뷰 악의적 편집에 대해 문맥에 어긋나지 않다는 입장이며, 핵심은 해양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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