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OTT 및 유료방송 지원책 있나?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현장 간담회 디지털 전환에 부합하는 미디어 규제혁식 한 목소리 “콘텐츠 제작 지원 및 세제지원 필요”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K-콘텐츠 발전을 위한 방안 모색.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 이하 과기정통부) 박윤규 제2차관은 ‘디지털대전환 시대 미디어 산업 혁신방안 모색’을 주제로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자리에는 유료방송업계(IPTV, 케이블, PP 등),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기업 관계자, 학계,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미디어간 경계가 파괴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미디어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여 국내 유료방송 시장의 구조변화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위한 미디어산업 혁신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박사는 “콘텐츠 생산·유통·소비의 중심이 전통적 방송영역에서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등 디지털 영역으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희소자원(주파수) 이용 등을 근거로 미디어 특성(소유·재원) 고려없이 모든 방송서비스에 동일한 공적책임을 부과하는 낡은 미디어 규율체계는 실효성·합목적성이 소멸된 바, 근본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료방송 관계자들은 동일한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방송과 동시간에 제공되는데 방송만 재허가 등 규제를 받는 것은 불합리하며, 근원적인 제도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광고규제 완화 등 콘텐츠 지원 정책 강화와 함께 지역 중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지원 등 다양한 정책과제를 제안했다.

박윤규 차관은 “그간 유료방송은 콘텐츠 핵심적 제작주체이자 콘텐츠 유통·재원조달 시장으로 K-콘텐츠의 요람이 되어 왔다. 아울러 난시청 해소 등 미디어 복지에도 기여한 바가 인정되어야 한다”면서 “국제 경쟁 상황에서 국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낡고 불평등한 규율체계가 경쟁력 확보에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제도마련이 시급하며 이를 위한 민관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박 차관은 “방송사업자들이 기존의 틀을 깨고 나와 새로운 플레이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하고, 관심 갖고 있는 분들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도록 생태계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면서 “콘텐츠 제작에 투자가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법 개정과 관련해 콘텐츠 세제지원 부분을 반드시 찾아서 살펴보겠다”고 세제지원 방안 모색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콘텐츠 업계 “제작비 지원 필요한 시대”

글로벌 OTT들이 고급 컨텐츠 제작을 위한 실탄을 들고 국내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현 시점에, 서장원 CJ ENM 부사장은 콘텐츠에 대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인 반면, “콘텐츠 제작비가 2016년에는 회당 9억 정도였는데 2020년에는 30억으로, 올해는 100억으로 늘었다”며 “수신료는 정체되고 광고도 줄어드는 등 전체적인 수익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경쟁력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재원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조세특례법에 따르면 콘텐츠 제작비 세제지원은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에 불과한데 이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며 “과기정통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조한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부사장도 같은 관점에서, 글로벌 OTT 진출이 이미 활발해진 지금 제작비가 낮아지기 쉽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조 부사장은 “글로벌 OTT와 차별 없이 경쟁할 수 있도록 민간에 규제를 맡기는 게 맞지 않나 싶다”며 “여러 시도를 해야 하는데 기존의 틀을 가지고 막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걸 해보고 실패할 수 있게끔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실장은 유료방송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외쳤다. 이 실장은 “레거시 미디어와 신규 미디어 사이에 전선을 그을 것이 아니라 글로벌 미디어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글로벌 OTT에 대항하는 국내 미디어들에 포커스가 맞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료방송 플랫폼·홈쇼핑 “OTT성장세”에 따른 파이 나누기 고민

이날 유료방송 플랫폼과 홈쇼핑 업계에서는 미디어 지형 변화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유료방송 플랫폼과 홈쇼핑 업계는 최근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미디어가 TV를 기반으로 한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서 OTT로 이동하며 수익구조 등에서 변화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 담당은 TV를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 자체가 줄어들며 수익모델이 악화됐고,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김 부사장은 “수익모델이 홈쇼핑 송출 수수료, 콘텐츠 판매 수익, 광고 등 세 가지인데 이 셋 모두가 어렵고 역성장 중”이라며 “과감한 투자를 하는 곳으로 좋은 기획안들이 몰리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으며 가속화 할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방송과 통신 영역은 수십년간 얽힌 것들이 쌓여있기 때문에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며 “공적인 영역은 따로 떼어놓고 나머지 부분은 시장과 소비자 부분으로 누구와 경쟁하는가, 누가·무엇을 경쟁하는가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와 IPTV는 매달 요금을 두고 경쟁한다”며 “그 둘 사이의 싸움이 공평한가, 혹시 규제가 한쪽을 어렵게 하고 있지는 않은가 살펴봐달라”고 강조했다.

주운석 GS리테일 전무는 OTT가 미디어 산업에서 주 플랫폼으로 떠오르며 홈쇼핑 업계에서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주 전무는 “OTT의 비중이 확대됐을 때 그 안에서 커머스와 OTT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갈등보다는 상생하고 연착륙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논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주 전무는 “지금은 5년에 한 번씩 홈쇼핑 채널 재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데, 이행에 대한 부분은 1년 단위로 설정돼 있다 보니 현업에서 괴리감이 생기는 부분이 있다”며 “사업의 중요성이나 영향도에 다라서 여유있게 기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윤용 LG헬로비전 전무는 유료방송 시장 자체가 건전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전무는 “유료방송 플랫폼에 올라가는 콘텐츠들은 몇몇 기업의 아주 희생적인 투자로 이뤄졌으며 그 안에서 사실상 제작비를 회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을 키우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유료방송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토로했다. 윤 전무는 “저희 입장에서 가장 커다란 과제는 유료방송의 존재가 가치가 있는지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케이블 방송에 대해서 정부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상호 협력하에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과 더불어 서장원 CJ ENM 부사장, 주운석 GS리테일 전무,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실장, 조한규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부사장, 김혁 SK브로드밴드 미디어CO담당, 윤용 LG헬로비전 전무, 이한오 금강방송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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