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훌루 美 정치 광고 거부 논란… 왜?
美 디즈니 운영 OTT 훌루(hulu) 정치 광고 거부 2030 유권자 타깃 OTT 정치 광고 증가 훌루, 광고 규제 양보 안해
디즈니가 운영하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 훌루(hulu)가 정치 광고를 거부했다.
블룸버그가 22일(현지시각)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는 미국 중간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소속 수라지 파텔의 정치 캠페인 광고를 반려했다. 광고에 포함된 표현 중 ‘낙태권, 총기법, 기후변화’ 등을 ‘세금, 기반시설, 민주주의’ 등 허용 가능한 단어로 바꾸라는 것이 주된 반려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파텔은 “내 정치 기반은 상대적으로 젊은 유권자”라며 “젊은 사람들이 소비하는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즉각 항의하며 광고 즉시 시행을 촉구했다. 또 “내 선거 광고에서 낙태권, 기후변화, 총격 사건 등을 언급하지 않는 건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을 다루지 않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훌루는 ‘기후변화’라는 단어를 ‘민주주의’로 대체하고, 미국 의사당에서 폭력 장면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상으로 대체하면서 광고를 편집한 뒤 게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민주주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행위”라며 “이런 정책은 유권자와 공직에 출마하는 국민 모두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훌루는 정치 광고 여부와 상관없이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 입장을 취하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광고를 사례별로 검토해 광고주들에게 편집을 권고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디즈니의 광고 규제가 스트리밍 시대 이전에 만들어진 연방 규정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한 변호사는 “방송 채널에 대한 규정은 50여 년 전 지금과는 다른 정치적 환경과 미디어환경을 가지고 있었을 때 채택된 것”이라며 “미디어 회사가 정치적 담론에 대해 얼마나 많은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전했다.
한편 칸타 미디어는 올해 미국 중간선거 기간 동안 정치 광고로 총 78억 달러(한화 약 10조 2,000억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중 스트리밍 서비스에 쓰일 것으로 추산된 액수는 총 12억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원)이다.
칸타 미디어는 “이번 중간선거 기간 동안 스트리밍 서비스가 정치인들에게 상당히 사랑받는 광고처가 될 것 같다”라고 평했다. 다만 스트리밍 서비스에 정치 광고를 집행하기란 만만찮은 일이 될 전망이다. 디즈니는 올해 말 별도의 광고 삽입형 요금제를 도입하기 전까지 디즈니+에서의 정치 및 술 광고를 허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한편, 넷플릭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광고 삽입형 요금제를 선보일 예정이나, 명확한 광고 정책에 대해서는 드러난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