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구조조정 돌입, ‘몸집 줄이기’ 불가피

토종 OTT 선두주자 왓챠 ‘위기’ 2.0 프로젝트 중단→인력 감축 매각설은 “사실 무근” 부인

사진=왓챠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왓챠(WATCHA)가 몸집 줄이기에 돌입한다.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기 위해 사업구조를 전면적으로 개편하고 나선 것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왓챠는 2분기부터 사업 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주로 투자가 요구되는 신사업이나 콘텐츠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왓챠2.0 프로젝트 진행은 잠정 보류됐다. 당초 왓챠는 음악, 웹툰 등까지 구독 서비스의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었으나 자금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니 만큼 적자 개선에 우선순위를 둘 방침이다.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며 인력 감축도 뒤따른다. 현재 직원 수는 200여 명에 달하나, 두자릿수 규모로 이미 인력 감축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왓챠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왓챠의 이 같은 결정은 경제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계획되어 있던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왓챠는 1천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준비했으나 시중 금리가 급등해 투자 유치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왓챠의 매출액은 연결기준 708억원이었으며, 24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바 있다. 이에 왓챠 측은 구멍을 찾기 위해 BEP를 우선 달성하고 안정성을 확보한 뒤 프리IPO를 재검토하겠단 방침을 설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왓챠가 “올해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장기적인 성장을 염두에 두고 추진하던 사업보다는 흑자 전환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왓챠의 희망퇴직에 대해서는 “인위적인 정리해고나 구조조정 없이 내부 인력에 대한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사업구조에 개편이 있다 보니 인력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왓챠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나빠지며 긴축 재정에 돌입했다. 사업을 축소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력 감축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인수합병설’까지 흘러나온다. 이에 대해 왓챠 측이 “당장 매각을 고려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긋긴 했으나, 완전히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다만 업계에선 결국 왓챠의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왓챠는 창업자인 박태훈 대표가 지분의 15.8%를 보유하고 있으며,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KDB산업은행·카카오벤처스·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주요 주주로 되어 있다.

인수 후보로는 경쟁 OTT 또는 모바일 플랫폼 기업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한 OTT 투자사 관계자는 “콘텐츠 마니아층이 두터운 왓챠의 이용자 특징, 경쟁력 있는 IP(지식재산) 등 투자할 만한 요소는 충분하다”라며 “결국 얼마나 적정한 몸값을 책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왓챠가 사업구조를 개편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면 이후 투자 유치는 어렵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나온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중 BEP를 달성한 곳이 많지 않고, 국내 OTT 플랫폼은 대부분이 커다란 적자 구조를 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왓챠가 BEP를 달성하게 되면 국내 OTT 중에서는 유일하게 흑자를 만들 수 있고,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사업구조 개편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업계에선 왓챠가 인수·합병(M&A)을 통해 국내 대형 기업과 동맹 체제를 구축한다는 언급이 나왔던 바 있다. 왓챠 측은 M&A에 대해 “아직 정확하게 결정된 바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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