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플랫폼 ‘리디’, OTT 플랫폼 ‘왓챠’ 인수합병 추진
읽던 리디, OTT 왓챠 인수할까? 인수합병 가능성, 여전히 미지수
유니콘 기업으로 발돋움한 웹툰 콘텐츠 플랫폼 리디가 OTT 플랫폼 ‘왓챠’ 인수 후보로 급부상했다.
거래 방식은 리디와 왓챠 지분을 서로 맞교환하는 스왑 방식이 유력하며, 리디는 왓챠 인수를 통해 기존 웹툰·웹소설 분야에 OTT 기능을 추가해 종합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기업가치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는 지난해 500억~1000억 원대 규모의 상장 전 투자 유치를 추진했으나 경쟁력 저하 등을 이유로 난항을 겪으며 경영권 양도 및 지분 매각 등을 추진해왔다. 업계에선 리디의 등장이 타 OTT 업체, 예컨대 웨이브, 티빙 등의 왓챠 인수전에 한껏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일 각종 보도에 따르면, 리디는 왓챠의 경영권 인수를 검토 중이다. 리디의 왓챠 인수 검토 이면에는 두 기업에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벤처캐피털(VC) 에이티넘 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일부 투자사 입김이 있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리디와 왓챠 두 플랫폼 모두 ‘종합 콘텐츠 플랫폼’을 목표로 해온 만큼 두 기업이 의기투합할 경우 그 시너지가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두 기업 모두 현재 영위하는 콘텐츠만으로는 비즈니스 확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각각 OTT와 웹툰 등의 콘텐츠 추가 계획을 갖고 있었다. 왓챠는 2.0 버전 출시 추진을, 리디는 애니메이션 OTT 플랫폼 ‘라프텔’ 인수를 통해 이를 드러내왔다.
리디 입장에선 OTT 서비스에서 경쟁력을 가진 왓챠 인수를 통해 기업가치를 키우고 나아가 기업공개(IPO)까지 힘이 실릴 수 있는 그림이다.
투자사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VC 업계 관계자는 “왓챠에 대한 시장 평가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현 상황에 뚜렷한 엑시트(자금회수) 플랜을 세운 곳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엑시트 기회가 생기면 태그얼롱(tag along·지배주주가 지분을 팔 때 소수 지분 투자자들의 지분도 같이 팔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 형식으로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디와 왓챠의 의기투합이 순탄하게 흘러갈지는 미지수로 남았다. 왓챠가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경우 무리하게 인수합병을 진행하지는 않겠단 박태훈 왓챠 대표의 의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왓챠는 그동안 쿠팡과 CJ ENM 등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으나 기업가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점 등을 들며 이를 고사해왔다. OTT 경쟁사들의 인수 의지가 커졌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티빙과 seezn(시즌)의 인수합병으로 토종 OTT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진 웨이브나 공격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쿠팡플레이 등이 왓챠 인수에 의사를 타진한다면 리디의 입장은 다소 곤란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M&A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관건은 가격”이라며 “시너지 측면에서 리디와의 의기투합이 거론되고는 있다 해도 기업가치를 따질 정도의 논의가 진척된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왓챠는 인수합병과는 별개로 따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왓챠는 현재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 및 신사업(2.0 출시) 보류 등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