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대규모 인력 감축
지출 절감 목적, 주요 직책 인원도 해고
영화 ‘배트걸’ 제작 무산, 팬들 실망
CNN의 새로운 모회사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가 인력 감축을 위한 대규모 해고를 진행 중이다.
데드라인(Deadline)의 보도에 따르면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서 대량 해고가 시작된다는 소문은 이전부터 알려졌다. 특히 최근에 합병된 미디어 제국의 밀월 기간이 끝나감에 따라 이르면 내주 첫 해고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드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수천 명의 근로자들이 추수감사절 내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리해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정리해고는 데이비드 자슬라브(David Zaslav) 최고경영자(CEO)가 최소 30억 달러의 지출을 절감하겠다고 다짐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데이비드는 올해 집권한 뒤 CNN+를 폐쇄시켰다. CNN+는 CNN의 제프 저커(Jeff Zucker)가 야심차게 내놓았으나 사람들의 주목을 거의 끌지 못해 사실상 실패한 프로모션으로 꼽혀왔다. 제프 저커가 낮은 시청률 및 성추문으로 쫓겨난 것도 CNN+ 폐쇄에 박차를 가했다.
CNN+의 운영 중단은 저커 정권 아래서 반트럼프 매체로 자리잡은 케이블 뉴스 방송사에게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호는 사만다 비(Samantha Bee)와 함께 했던 TBS의 Full Frontal 쇼도 취소했다.
사만다 비가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점, 진행자가 이방카 트럼프(Ivanka Trump)를 “나쁜 년”(cunt)이라고 욕했다는 점, 시청자들에게 새뮤얼 앨리토(Samuel Alito) 대법관을 괴롭히라고 촉구했던 바 있다는 점 등이 취소 이유로 작용했다.
워너브라더스 스튜디오에선 이미 토비 에머리히(Toby Emmerich)가 영화 스튜디오 책임자 자리에서 내려오는 등 본격적인 개편이 시작되고 있는 양상이다. 워너 브라더스 캐롤린 블랙우드(Carolyn Blackwood) 전무 겸 영화부문 최고운영책임자도 떠났다.
올해 초 워너미디어 스튜디오 앤 네트워크스 그룹의 회장 겸 CEO인 앤 사노프(Ann Sarnoff)는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이 같은 대규모 개편을 시행하는 건 사실상 어쩔 수 없는 일에 가깝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식이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오후 10시께 기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는 15.14달러였다. 이는 장중 전 거래일 종가 대비 2.89%나 내려간 수치다. 앞서 미국 은행 골드만삭스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에 매수 투자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6일 브렛 펠드먼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목표주가를 22달러로 제시하고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했다. 이와 관련해 펠드먼 애널리스트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워너 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가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라며 “합병 효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고 비용 절감도 가능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위험 요소는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라고도 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감소 소식이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를 강타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가입자가 감소했단 보도가 나오자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주가는 약 36%가량 하락했다.
‘배트걸’도 취소, 팬들 항의 목소리 커져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상황은 영화 <배트걸>에도 영향을 미쳤다. 당초 <배트걸>은 여배우 레슬리 그레이스와 마이클 키튼, 브렌던 프레이저 등 캐스팅을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일 <배트걸> 취소 소식을 알렸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합병 이전 워너 브라더스 시절부터 계획되어 있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제작 예산이 8천만 달러에서 9천만 달러로 증가했다는 것.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대변인은 “<배트걸>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은 DC 유니버스 및 HBO 맥스와 관련된 리더십의 전략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레슬리 그레이스는 재능 있는 배우이며 그녀의 연기가 이번 작품의 취소에 영향을 미친 바는 없다. 영화 제작자와 출연진에게 매우 감사하며 가까운 시일 내에 다시 한번 협력할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배트걸>은 극장 상영은 물론 HBO Max에서도 볼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선 <배트걸>이 회사에 대한 세금 감면을 위해 취소되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몇몇 소식통은 “세금 감면을 위한 영화 취소가 거의 확실하다”라며 “내부적으로는 비용을 회수하는 가장 재정적으로 건전한 방법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영화에 9천만 달러를 제작 예산으로 지출하는 것 외에도 극장 개봉을 위한 마케팅 및 판촉 비용을 두 배로 늘릴 필요가 있었다”라고도 언급했다. 많은 이들이 지난 6월 HBO 맥스 구축에 주력했던 제이슨 킬라(Jason Kilar)와 앤 사노프(Ann Sarnoff) 등 워너 브라더스 경영진을 교체하기 시작한 새로운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의 대표 대표 다니엘 자슬라브(Daniel Zaslav)에 책임을 묻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새로 합병된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는 30억 달러를 절약할 방법을 모색 중에 있으나 많은 팬들은 ’30억 달러 절약이 Blue Beetle 등 보류 중인 DC 프로젝트에 어떤 의미가 있나’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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