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어쩌다…감독 VS 쿠팡플레이 첨예한 진실공방

‘안나’ 편집권 침해 논란 이주영 감독 VS 쿠팡플레이 진실공방 콘텐츠업계 처참한 민낯

사진=쿠팡플레이

<안나> 퍈집권을 두고 감독과 쿠팡플레이 측이 첨예한 진실공방을 펼치고 있다.이주영 감독의 주장에 쿠팡플레이가 입장을 표명하면서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제는 ‘사과’를 두고 논쟁 중이다.

이번 논란은 <안나>의 극본과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이 이달 2일 법무법인 시우(담당변호사 송영훈)를 통해 쿠팡플레이가 감독을 완전히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재편집했다는 주장을 내놓으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감독은 당시 성명을 통해 쿠팡플레이에 ‘정식 시정’을 거듭 요구 했지만 상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쿠팡플레이는 “이견과 마찰이 있었다”고 일부 시인했다. 이후 이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와 19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쿠팡플레이는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에게 정식으로 사과하고 편집본 크레딧 이름 삭제 요구도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쿠팡플레이는 22일 입장문을 통해 “이주영 감독과 19일 비공개 회의를 진행한 것은 맞다. 하지만 21일, 당시 회의에서 논의 되지 않은 허위 사실이 배포됐다”고 반박했다. 19일과 21일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중재한 회의에 참석해 쿠팡플레이가 감독과 제작진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편집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서로 오해를 풀었다는 입장이다.

쿠팡 측은 “감독과 제작진, 배우를 배려하고자 그간 논란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 왔다”며 이 감독 측이 거듭 일방적인 허위사실을 배포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이어 “더는 사실이 왜곡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 이 감독은 물론 조광희 변호사, 송영훈 변호사, 해당 법무법인 등에 대한 법적 조치를 통해 사실 관계를 바로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의 재반박에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며 진흙탕 싸움을 예고했다. 22일 이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가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훼손을 포함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데 강한 유감을 표한다. 쿠팡플레이의 김성한 총괄을 비롯해 관련된 인물 모두에게 형사고소를 포함한 모든 법적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상대의 사과를 전제로 해 그간 자제하고자 했던 저작인격권 침해에 관한 손해배상청구의 소송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의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김 총괄은 19일 저녁 이 감독과의 회동에서 7차례에 걸쳐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건넸다. 회동에서 쿠팡플레이 측의 사과가 비공개 사항이라는 언급은 없었고, 이에 대한 합의도 없었다는 설명이다.  “쿠팡플레이는 자신들의 사과가 공개되자 갑자기 태도를 바꿔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 포함된 공동 입장문을 요구했다. 21일 밤에 급히 회동을 열어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22일 오전 10시 다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쿠팡플레이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 측 주장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22일 오후 1시 7분 일방적으로 작성한 공동·단독 입장문을 첨부, 오후 1시 35분까지 동의하지 않으면 해당 입장문을 배포하겠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다. “해당 공동 입장문안은 사실과 다른 점이 포함되어 있어 동의할 수 없었다. 쿠팡플레이가 오늘 오후 배포한 단독 입장문도 사실과 다른 내용을 대거 포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쿠팡플레이가 배포한 공동 입장문에 따르면 19일과 21일 두 차례의 회동을 통해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감독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재편집하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오해를 풀었다. 이와 함께 6월 초 진행된 회의에 이 감독과 쿠팡플레이, 제작사가 모두 참여해 6편에 관한 편집 진행과 함께 8편의 감독편을 따로 공개하는 사실도 사전에 인지했음을 재확인했다.

이 감독 측의 핵심 주장은 ‘쿠팡플레이가 일방적으로 6부작 편집했다’는 부분이다. 쿠팡 측은 “최근의 회동을 통해 쿠팡플레이는 서로 오해가 불거진 점에 관해 유감 표명을 한 것이지, 일방적으로 편집한 것을 인정하고 사과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에 이 감독 측은 “쿠팡플레이의 일방적인 안나 편집은 이번 사건의 가장 핵심”이라며 “이와 관련한 이 감독의 입장은 바뀐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플레이는 심지어 이달 8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안나 ‘확장판’을 공개한다고 했을 뿐 ‘감독판’을 공개한다고 하지 않았다. 감독판 공개 여부를 묻는 내용증명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양 측의 진실공방이 격화된 가운데 논란의 쟁점인 ‘편집권 침해’를 벗어나 서로의 자존심을 내건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쿠팡플레이 최대 히트작으로 떠오른 <안나>의 오점이 된 논란. 시청자들은 작품의 여운을 느낄 새도 없이 콘텐츠업계의 처참한 민낯을 마주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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