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점점 전통적 TV 방송과 닮아갈 것”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곧 일반 TV 채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현지 시각 1일,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FT, Financial Times)는 이같은 내용과 함께 최근 넷플릭스의 행보를 보면 곧 전통적인 TV 방송사와 같아질 것이란 추측을 내놨다.
FT는 넷플릭스가 과거 가파른 성장을 기록한 배경에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힘을 쏟은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기묘한 이야기>, <오징어 게임>을 비롯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을 온전히 소유하는 대신, 그에 대한 책임까지 모두 떠안는 방식이었다. 이는 넷플릭스가 전통적 TV 방송사와 가장 다른 점이었다.
넷플릭스는 이후로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주력했지만 모든 작품이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매체는 유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가입자 감소가 본격화된 데다, OTT 시장은 이제 침체기에 들어섰다는 이유에서다.
넷플릭스는 즉각 움직임에 나섰다. 그간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해왔던 광고를 도입하겠다고 선언했으며, 나아가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간 170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은 이제 콘텐츠를 넘어 보다 다양한 방면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결국 TV 방송국과 닮아가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란 분석이다.
물론 넷플릭스는 콘텐츠 2차 판권을 공유하는 전통적 방송 시스템의 수혜를 받기도 했다. 현재 콘텐츠 라인업의 상당수가 다른 플랫폼을 통해 방영된 후 2차 판권을 근거로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영국 통신 규제 기관 오프컴의 조사 결과, 올해 1분기 BBC와 채널4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을 통해 방영된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에서 재생된 횟수는 약 5억 1,000만 회다. 이는 같은 기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재생 횟수와 비교했을 때 3분의 1 수준이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콘텐츠를 철저히 보호하는 자세를 취했다. 방송 송출은 물론 스핀오프 작품, 게임 등 파생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권한을 모두 독점했던 것이다. 가장 큰 예가 <오징어 게임>이다. 해당 시리즈의 인기에 힘입어 기획된 리얼리티 쇼 역시 넷플릭스가 직접 제작에 나선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여기서도 최근들어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제작자들의 권리를 인정하기 시작한 것. 이제 넷플릭스는 훌륭한 콘텐츠에 대해선 제작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적용한다.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은 오리지널 콘텐츠가 일정 기간 경과 후 다른 채널을 통해 선보일 수 있는 창도 열어두었다. 물론 넷플릭스의 실무는 지역 또는 프로젝트 별로 변동된다. 하지만 회사가 향하는 방향은 명확하다. 결국 넷플릭스는 기존의 전통적 TV 시스템을 닮아갈 것이란 주장이다.
한편, 내년 초 출시 예정이었던 광고 요금제가 연내 출시될 것이란 소식과 함께 CPM(1,000회 노출)당 65달러라는 구체적인 광고료까지 전해지며 미디어 업계는 물론 광고계를 비롯한 경제 전반의 이목이 넷플릭스로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