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남’ 매서운 흥행세…‘오징어게임’ 뛰어넘을까?
‘수리남’, ‘오징어 게임’ 뛰어넘는 韓 대표 콘텐츠 될까? 시청 시간 ‘오징어 게임’과 비슷 불편한 자막…’언어 장벽’이 숙제
넷플릭스 <수리남>의 흥행 질주가 거침 없다. 일각에선 이대로라면 <오징어게임>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1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수리남>은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7일간 총 6,265만 시간의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비영어 TV 부문 작품 중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직전 주(5일~11일)엔 2,060만 시간을 기록하며 5위에 랭크됐는데, 작품이 8일(현지시간) 공개였음을 감안한다면 다른 작품들보다 사흘 늦게 출발한 가운데 엄청난 성적이다.
이같은 뜨거운 초반 흥행 성적에 업계에선 <오징어게임>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징어게임>이 같은 차트에서 처음 1위를 기록했을 당시 주간 시청 시간은 6,319만 시간이었다. 시청 시간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현재 <수리남>은 <오징어게임>의 초반 성적과 거의 차이가 없다.
글로벌 리뷰 사이트 IMDb의 한 리뷰어는 이달 10일 “<수리남>을 보고 나면 한국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신드롬이 단순한 일회성 기적이 아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한국의 콘텐츠 제작은 훌륭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마약을 소재로 한 드라마 가운데 가장 성공작으로 꼽히는 <나르코스>와 <엘 차포>를 예시로 들며 “<수리남>의 감독과 제작진은 성공한 다른 마약 소재 드라마들을 철저히 분석해 숙제를 완벽히 끝낸 후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에서 온 진짜 마약왕의 이야기를 다시 듣고 싶다”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프리퀄에 대한 요청도 뜨겁다. 배우 조우진이 연기한 ‘변기태’라는 인물을 더 보고 싶다는 이유다. 극 중 변기태는 투박한 외모에 보스의 명이라면 물불 안가리는 잔혹함으로 극 초반부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지만, 작품의 막바지에 극적인 반전을 도모하며 신선한 충격을 안긴다. 변기태의 시점에서 주요 장면을 다시 되짚어보는 형식으로 편집된 한 유튜브 리뷰 영상은 업로드 하루 만에 조회수 96만 회를 돌파하는 등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외에서 쏟아지는 후속작 요청에 감독은 손사래를 쳤다. 윤종빈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거 찍느라 4년을 쏟아 부었다. 시즌2까지 하면 내 인생에서 8년을 <수리남>에 매달리게 된다. 차기작은 영화가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징어게임>처럼 에미상에서 트로피를 받고 시즌2가 나오고 하려면 황동혁 감독님처럼 치아 몇 개는 내놓아야 하지 않겠나”며 시즌2 제작 여부에 대해 일축했다.
시즌2나 프리퀄에 대한 가능성과는 별개로 <수리남>의 인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영어 TV부문 차트에서 2위 <다이어리 오브 지골로>(3,441만 시청 시간)를 두 배 수준으로 따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징어게임>을 능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당시 <오징어게임>은 차트 1위에 오른 뒤 무려 4억 시간이 넘는 시청 시간 기록을 세우며 독주 했던 것을 떠올리면 아직 섣부른 판단이라 볼 수 있는 것.
한편, 일부 해외 팬들은 “<오징어게임>에 비해 <수리남>의 자막을 보는 것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대사보다 장면 위주로 드라마가 진행된 <오징어게임>과 비교해 <수리남>은 배우들의 대사가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 자막과 더빙 중 자막을 선택하면 자막을 다 읽기도 전에 화면이 바뀌어 버리고, 더빙을 선택하면 작품 내 배우들의 호흡과 다른 경우가 많아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수리남>이 <오징어게임>에 이어 한국 콘텐츠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언어 장벽을 뛰어 넘어야 한다’는 숙제가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