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성장 뽐낸 애플TV+, 국내 존재감은 글쎄?

애플TV+글로벌 시장 점유율 29%↑ 안드로이드 이용자 80%인 한국에선 존재감 미미 ‘파친코’ 이후 눈에 띄는 콘텐츠 전무

사진=애플

애플이 야심차게 선보인 OTT 서비스 애플TV+가 글로벌 시장에선 급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만큼은 존재감을 내뿜지 못하고 있다.

미국 미디어 전문 매체 JustWatch(저스트와치)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애플TV+는 29% 성장한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기간 넷플릭스와 아마존 프라임이 각각 14%, 19% 점유율을 잃은 것과는 상반된 기록이다. 지난달 애플TV+는 6.2%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7%의 HBOmax를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현재 애플TV+는 iOS 앱을 취급하는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모바일 앱 설치가 가능하다. 이는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이용하는 모바일 가입자가 80%를 차지하는 한국 시장에서는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웹 사이트를 통해 시청할 수는 있지만, 불량한 화질을 이유로 시청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웹사이트를 통한 시청은 화질이 무조건 720p SDR의 저해상도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 게다가 애플이 지금까지 고수해온 보수적인 행보를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안드로이드 앱을 개발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사진=애플

빈약한 콘텐츠 라인업도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애플TV+는 ‘오리지널 콘텐츠만을 제공하는 OTT’를 선언하며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한국 기준 6,500원의 저렴한 구독료와 애플 제품을 구매했을 때 3개월 무료, 한 계정에 최대 6인 사용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을 유인하지 못한 것.

국내에서 눈길을 끈 애플TV+ 콘텐츠는 윤여정, 이민호, 김민하 등이 출연한 <파친코>가 유일하다. 이보다 앞서 이선균, 이유영, 박희순 등이 출연한 <Dr.브레인>이 공개되긴 했지만 큰 주목을 받진 못했다. 특히 많은 시청자들이 “애플 제품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노출되는 점이 이질적이고 보기에 불편했다”고 호소하며 ‘NO 협찬’을 선언한 넷플릭스와 비교하기도 했다.

애플TV+는 지난해 11월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해 곧 출시 1주년을 맞이한다. 글로벌 최대 OTT 넷플릭스가 진출해 있고, 티빙과 웨이브 등 토종 OTT의 경쟁까지 불이 붙은 상황에서 애플TV+가 한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선 ‘카운터 펀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애플은 그간 ‘양보단 질’을 강조해 왔다. 불필요한 작품으로 콘텐츠의 수를 늘리기보다는 뛰어난 소수의 작품만을 서비스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 스티븐 스필버그, M. 나이트 샤말란, J.J. 에이브럼스 등 유명 감독과 손을 잡고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영화 <그래비티>,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을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도 손을 잡았다. 특히 쿠아론 감독과 함께 제작하는 <디스클레이머>에는 케이트 블란쳇과 함께 한국 배우 정호연도 출연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오는 11월 광고 기반 저가 요금제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파라마운트+, HBO·HBOmax 등 글로벌 OTT들이 국내 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미 국내 시장에 우회 진출해 있는 상황이다. 본격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의 격전지가 된 한국 OTT 시장에서 애플TV+가 성공적인 카운터 펀치를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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