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의 한국 사랑…韓작품은 가성비甲 효자 콘텐츠?

넷플릭스, 올 하반기 韓작품 8편 이상 공개 K-콘텐츠, 가성비甲 효자 콘텐츠? 美 매거진 “한국, 영화 산업 리더될 것”

사진=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를 무기로 글로벌 OTT 시장 ‘1위 지키기’에 나선다.

앞서 넷플릭스는 24일 글로벌 팬 이벤트 투둠(Tudum)에서 그 포문을 열 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회사는 올해 남은 기간 최소 8편의 한국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 달에 2~3편의 신작을 공개하는 셈이다.

다음 달 7일 공개되는 <글리치>를 비롯해 영화 <20세기 소녀>, 드라마 <썸바디>, <더 패뷸러스>, <더 글로리> 등이 예정되고 있고, 오리지널 예능 <테이크 원>, <피지컬:100>, <코리아 넘버원>, <솔로지옥2> 등이 시청자를 만날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넷플릭스가 상반기 다소 부진했던 오리지널 콘텐츠 성적을 만회할 방안으로 한국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분석했다. 그간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에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입장에서 한국 콘텐츠는 최고의 가성비를 안겨주는 작품임이 분명하다. 이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드라마 <수리남>은 공개 2주 차에 TV 드라마 비영어권 1위, 전체 TV 드라마 부문 1위를 기록했다. 이달 12일부터 18일까지 집계된 시청 시간은 총 6,265만 시간이다. 해당 작품은 4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오징어게임>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까지 나오며 향후 기대되는 수익은 훨씬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주력하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한 제작비 때문만은 아니다. 미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Studybreaks는 이달 21일 “더 이상 할리우드는 콘텐츠 산업의 중심이 아니다”고 말하며 “한국은 보다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영화 산업에서 리더가 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발표했다.

매체는 “‘한류’로 시작된 한국 콘텐츠의 열풍이 영화 <기생충>의 성공과 <오징어게임>의 신드롬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하며 “한국 콘텐츠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잘 담아낸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20년간 할리우드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 상위에 랭크된 다수의 작품이 과거 제작된 인기 영화의 속편 등 파생 콘텐츠인 점을 들며 “한국 콘텐츠는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이전에 흥행한 작품을 답습하거나 인기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독창적인 이야기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실제 많은 인기 콘텐츠들이 십수년에 걸쳐 시즌을 거듭하며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 것과는 다르게 한국 콘텐츠는 길어야 10화에서 16화 분량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것 역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봤다. 매체는 마블의 예를 들며 수년간의 세계관 확장을 통해 쏟아지는 속편들과 리메이크 작품에 소비자는 이제 피로감을 호소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성공한 작품의 후속작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 역시 제작비의 증가로 이어진다. 한국 콘텐츠 제작비는 할리우드와 비교했을 때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이처럼 저렴한 제작비에도 불구,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를 통해 공개만 되면 상위 차트로 직행하며 큰 매출을 보장한다.

넷플릭스는 그간 오리지널 콘텐츠의 IP(지식재산권)를 포함한 모든 권리를 독식했던 것과는 다르게, 최근 창작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우수한 IP에 대해서는 다양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할 것이란 계획을 밝힌 것. <오징어게임>의 제작진 역시 시즌2 계약과 관련, “굿딜이었다”고 언급하며 훨씬 좋은 환경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국내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발판이 됐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우리 콘텐츠는 세계 무대에서도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더 나은 제작 환경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콘텐츠 산업의 리더가 될 준비’에 그치지 않고 실제 리더로 거듭나기 위해 창작자들의 노력은 물론 국내 소비자들의 애정 어린 관심과 응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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