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생존경쟁] 플랫폼은 적자인데, 몸집 불리는 제작사

기획 ·연재 시리즈 OTT 생존경쟁 적자의 늪에 빠진 OTT 플랫폼 콘텐츠 확보 투자→제작사 파워 강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춘추 전국 시대. OTT 업계가 생존을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드라마, 영화, 예능 뿐만 아니라 K-POP, 스포츠, 공연, 개봉 영화 동시 상영 등 장르 불문 콘텐츠들을 흡수하고, 요금 할인 및 요금제 다양화로 수익 다각화에 나섰다. 팬데믹 특수를 누리며 황금알을 낳던 과거를 뒤로하고 무한 경쟁 체제에 놓인 OTT 업계의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전망한다.

 

OTT 플랫폼이 빛 좋은 개살구가 됐다. 지난해 국내 3대 OTT(웨이브 Wavve, 티빙 TVING, 왓챠 WATCHA) 영업손실은 1,500억원에 달했다. 티빙 762억원, 웨이브 558억원, 왓챠 248억원 등 적자 규모가 전년 대비 5배 넘게 증가한 가운데 글로벌 1위 OTT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도 올해 4월 팬데믹 특수 이후 처음으로 구독자가 감소하는 위기를 맞이하며 기업가치 조정에 들어갔다.

적자의 이유는 OTT 업계 경쟁에서 시작된 콘텐츠 확보 투자 과열로 풀이된다. 단 한 곳도 흑자를 보지 못한 국내 OTT는 글로벌 OTT 업체 넷플릭스, 디즈니+, 애플TV 등과 맞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피 흘리는 투자 경쟁을 펼쳤다.

관계자에 따르면 OTT 콘텐츠 제작비는 팬데믹 이전보다 평균 2~3배 상승했다고. 드라마 한 편에 100~200억원 들었던 제작비가 이제는 편당 2배 이상 올랐고, 예능 프로그램은 5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이 같은 콘텐츠 투자 경쟁 심화에 따라 제작비 상승이 계속될 거라는 전망이다.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투자금을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 OTT 업체를 제외하고는 생존 위기에 직면한 것. 전문가들은 앞으로 OTT 플랫폼의 인수, 합병 등이 더 이뤄질 거라고 예측했다. 더군다나 현재 OTT 업계 구조는 콘텐츠에 따른 안정적 수익 보장이 아닌 한 편의 히트작이 전체 매출을 견인하는 형태로 ‘승자 독식’ 체제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의 53%가 콘텐츠에 따라 플랫폼을 이동하는 ‘메뚜기 성향’을 띄고 있다. 그만큼 구독자 확보를 위해 콘텐츠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 투자가 줄어든 현시점에서 콘텐츠 경쟁을 펼쳐야 하는 OTT 업계의 적자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IP의 힘? 제작사의 몸집 불리기

불황의 늪에 빠진 OTT 업계와 반대로 콘텐츠 제작사 투자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영화, 소설, 웹툰, 게임 등 핵심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제작사가 콘텐츠 시장을 움직이게 된 것이다.

최근 대형 제작사가 IP를 보유한 소형 제작사 흡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CJ그룹 드라마 사업을 주도하는 스튜디오 드래곤이 SBS <스토브리그>,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 등을 제작한 길픽쳐스를 인수하며 IP 및 창작진 동시에 확보했다.

이어 네이버웹툰은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를 탄생시킨 로커스를 234억원(지분 52.19%)에 인수하며 사명을 ‘로커스엑스’로 변경했고,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KL&)파트너스는 네이버시리즈 인기 웹소설 <재혼황후> 제작사 엠스토리허브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195억원어치 매입했다.

또 휴대폰 힌지 모듈을 개발하는 이아이디가 가상인간 ‘믹스롱’을 만든 래빗워크를 인수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제작사인 액티비전 블리자드(ATVI) 687억달러(약 97조원)에 인수를 추진 중이다. 소니는 모바일 게임 전문 인력을 다수 보유 새비지게임 인수 소식을 전하며 모바일 게임 영역으로의 확장 계획을 밝혔다.

이전까지 플랫폼 기업 주가 높았던 반면 현재는 콘텐츠 유통의 입김이 강해진 만큼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OTT 플랫폼 경쟁 과열과 함께 핵심 IP 가진 대형 업체 위주로 플랫폼 시장 재편되며 전문가들은 제작사 몸값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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