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1위 수성! 웨이브, 카카오TV와 콘텐츠 협약
웨이브, 카카오TV 오리지널 26편 공개 ‘며느라기’ ‘플레이 유’ ‘톡이나 할까?’ 등 ‘토종 OTT 1위’ 경쟁에도 영향줄까
카카오TV의 인기 오리지널 프로그램들이 웨이브를 통해 시청자와 만나게 됐다.
4일 OTT 웨이브(Wavve)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의 업무 협약을 통해 이날부터 카카오TV 오리지널 콘텐츠 26편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후 신규 작품들 역시 추가될 예정이다.
이날 웨이브 카카오TV 전용관을 통해 공개되는 콘텐츠는 드라마 8편, 예능 18편이다. 2020년 웨이브에서 선보인 드라마 <며느라기> <아직 낫서른> <연애혁명>을 비롯해 예능 <플레이유> <개미는 오늘도 뚠뚠> <톡이나 할까?> <찐경규> 등이다.
2015년 6월 출범한 카카오TV는 사업 초기엔 네이버TV처럼 제휴된 방송사가 제공하는 티저 등 클립 영상을 다시 보는 기능만 있었다. 별도의 앱이 없어도 메신저 카카오톡 내에서 이용하거나 웹사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었다.
카카오TV는 이후 2020년 9월, 본격 OTT 사업에 돌입했다. 카카오M이 제작하는 콘텐츠들을 직접 소개할 플랫폼이 필요해지면서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용하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소비자와의 접점으로 적극 활용했다. ‘카카오TV채널’, ‘#카카오TV’ 등을 통해 콘텐츠들을 꾸준히 노출한 것.
그 가운데서 올해 상반기 선보인 <플레이유>는 국내 대표 MC 유재석을 섭외해 선보인 야심작이다. 유재석이 라이브 방송을 하며 실시간 소통하는 포맷으로 눈길을 끌었고, 해당 프로그램의 누적 조회수는 1,700만 회를 돌파했다.
그럼에도 카카오톡 이용자들은 여전히 카카오TV가 독자적인 OTT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최근엔 오리지널 드라마 <어쩌다 전원일기>가 ‘무공해 힐링 드라마’라는 입소문이 퍼지며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해당 드라마는 카카오TV 단독 공개가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서비스되며 다른 대형 OTT 플랫폼을 통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업계에선 카카오TV가 이번 웨이브와의 협업을 통해 향후 사업의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간 토종 OTT와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협업은 여러 차례 있어 왔지만 국내 OTT들 간의 콘텐츠 공급 계약은 특정 콘텐츠별로 체결되어 왔던바, 이번 웨이브와의 협업 성패가 카카오TV의 향후 사업 방향을 크게 바꿀 것이란 이유에서다.
웨이브는 최근 토종 OTT 경쟁에서 티빙에 1위 자리를 내어줄 위기에 처했다. 모바일인덱스의 조사 결과 지난 8월 기준 웨이브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432만3,469명으로, 428만6,023명의 티빙을 아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티빙은 올 연말 시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두 플랫폼의 구독자를 단순 합산하면 웨이브의 MAU를 크게 따돌리게 된다.
일각에선 티빙이 시즌과의 합병 전 웨이브를 앞지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티빙은 올해 6월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와의 협업을 비롯해 하반기 오리지널 콘텐츠 <욘더> <몸값> <푸드 크로니클> 등을 공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웨이브 역시 1위 수성에 열심이다. 올해 종료 예정이었던 HBO와의 콘텐츠 수급 계약을 확대해 HBOmax의 오리지널 콘텐츠까지 국내에 독점 공개했고, <메리 퀴어> <남의 연애> 등 예능에서 색다른 시도를 해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위기의 X> <청춘블라썸> 등을 선보이며 구독자 유치에 나섰다. 공개 예정인 <약한영웅 class1>은 웨이브 정식 공개에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선보인다. 카카오TV와의 협업은 독점 콘텐츠 라이브러리 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웨이브 황인화 D/L(Domestic Licensing)팀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만든 여러 인기 카카오TV 콘텐츠들을 웨이브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며 “신선한 시도와 몰입감 있는 전개로 MZ세대를 사로잡은 카카오TV 콘텐츠가 웨이브를 통해 훨씬 다양한 연령층에 선보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젊은 감각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은 카카오TV와 현재 토종 OTT 1위 대형 플랫폼 웨이브. 이 둘의 만남이 과연 국내 OTT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