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스타] 27년차 배우 박은빈, 美 ‘라이징 스타’ 주목
미국 비평가협회 CCA가 꼽은 라이징스타 넷플릭스 통해 소개된 ‘우영우’ 신드롬 결과 전작 ‘연모’도 국제 에미상 최종 후보 ‘겹경사’
27년 차 배우 박은빈이 미국에서도 주목하는 스타가 됐다.
박은빈은 이달 4일(현지시간) 개최된 ‘아시아 태평양 시네마&TV'(Asian Pacific Cinema & Television·APCT)에서 라이징스타상(Rising Star Award)을 수상했다. 이날 그는 미국비평가협회(The Critics Choice Association·CCA)가 꼽은 수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박은빈의 수상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서도 흥행을 거둔 데 따른 것이다. 드라마는 신생 케이블 채널 방영의 한계를 극복하고 17.9%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본방송 이후 OTT 넷플릭스와 seezn(시즌)을 통해 공개되며 한국갤럽이 꼽은 올해 8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TV 프로그램’ 1위로 뽑혔다. 이는 한국갤럽이 해당 조사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선호도 수치인 16.4%를 기록하며 얻은 결과다.
넷플릭스를 통해서는 해외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는 종영 후에도 이달 11일까지 넷플릭스 비영어 TV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비록 바로 다음 주 <수리남>에 자리를 내주긴 했지만 7월 마지막 주 해당 부문 1위에 오른 후 줄곧 차트의 최상단을 굳건히 지켰다. 5일 현재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우영우>는 한국,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총 15개 국가에서 10위권 이내를 지키고 있다.
박은빈은 드라마에서 주인공 우영우 역을 맡아 엉뚱하지만 사랑스러운 인물을 소화했다. 당초 2021년 방영 예정이었던 <우영우>는 “주인공은 무조건 박은빈”을 외친 제작진의 뜻에 따라 1년이 넘게 연기됐다. 박은빈 측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인물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계속되는 출연 제안을 모두 고사한 것. 그럼에도 박은빈만을 기다린 제작진의 뚝심은 옳았다.
박은빈은 <우영우>에서 자폐나 장애를 희화화하지 않기 위해 실제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사람들의 언행을 참고하는 것이 아니라 문헌 등을 통해 공부하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자신만의 연기 방향을 설정했다고. 그 결과 드라마는 “작가와 감독, 배우들 모두가 자폐 스펙트럼과 관련한 모든 부분을 올바르게 이해하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는 호평을 들었다.
해외 반응도 뜨거웠다. 리뷰 사이트 로튼토마토에 게재된 <우영우> 리뷰에는 드라마의 흥행 요인에 대해 장애에 대한 신선한 접근, 빠른 전개와 더불어 ‘사랑스러운 주인공 우영우’를 꼽는 사람이 많았다.
해외 팬들의 박은빈에 대한 관심은 이전 작품들로도 이어졌다. 박은빈의 직전 작품인 <연모>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팬들을 만났다. 해당 드라마는 오는 11월 예정된 제50회 국제 에미상(International Emmy Awards) 텔레노벨라(Telenovela)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국제 에미상은 국제 TV 예술과학아카데미가 해마다 주최하는 행사로, 미국 외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국내 드라마, 배우가 결선 후보에 지명된 적은 있지만 아직 수상 기록은 전무하다.
1996년 다섯 살의 나이로 데뷔해 올해로 벌써 연기 인생 27년 차에 접어든 박은빈. 그는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작품이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시청자분들의 호의가 저를 향한 것 같아 정말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앞으로 차차 해외에 계신 팬분들을 만나 뵐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그는 <우영우>에 대해 “인간 박은빈으로서는 솔직히 고행이었던 작품”이라며 “대사가 한 덩어리씩 추가될 때마다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럼에도 제가 진짜 배우로서 역량을 늘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제게 ‘네가 생각한 길이 옳은 길이니 뒤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직진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박은빈은 아역 데뷔 이후 연기를 쉬어본 적이 없다. 아역 캐릭터를 벗어나 본격 성인 연기로 존재감을 알린 2016년 <청춘시대> 이후로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매년 1~2작품을 소화한 데다, 강제규 감독의 영화 <보스턴 1947>이 연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해당 작품은 지난해 촬영을 마친 상태다.
<우영우> 이후 실로 오랜만에 휴식기를 맞이한 그는 “한 우물만 판다고 생각한 적 없다”며 연기에 대한 겸손을 보였다. 단순 화제성이나 출연료 등이 아닌, “저에게 의미가 남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박은빈의 말처럼,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해 글로벌 팬들에게 큰 울림을 줄 수 있는 배우의 길을 걷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