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짧아지는 OTT 오리지널…“덜어낼수록 좋아”

티빙 화제작 ‘몸값’ 회당 평균 러닝타임 35분 회당 1시간, 12~16부작 드라마 공식 깨져 네티즌 “불필요한 장면 없을수록 좋아”

사진=티빙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벼운 호흡으로 이용자들에게 선을 보이며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드라마 한 편이 회당 1시간, 12~16부작이었던 관습이 바뀌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개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은 총 6부작 중 3회를 먼저 선보였다. 해당 작품의 회당 평균 러닝타임은 35분 내외로, 4일 공개되는 후반 3회를 더해도 210분(3시간 30분)에 불과하다. 티빙에 따르면 <몸값>은 티빙의 역대 오리지널 시리즈 중 공개 첫째 주 이용자 수(UV)에서 신기록을 썼다. 작품은 14분에 불과했던 원작 단편 영화에 스케일을 더하면서도 빠른 속도감을 잃지 않았다.

티빙은 <몸값> 직전 화제작 <욘더>에서도 짧은 호흡을 선보였다. 인기 영화감독 이준익의 첫 OTT 시리즈 도전으로 눈길을 끈 해당 작품은 회당 평균 33분, 총 6부작으로 제작됐다. 제작발표 당시 이준익 감독은 “시리즈로 만들다 보니 영화보다 훨씬 밀도 있는 이야기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감독의 말에 훨씬 긴 시리즈를 예상했던 이용자들은 “감정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선에서 빠른 전개와 적절한 끊어가기가 좋았다”고 평가했다.

시즌 오리지널 호러 시리즈 <미드나잇호러: 6개의 밤>은 총 6개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묶은 것으로, 가장 긴 에피소드가 29분에 불과하다. 자타공인 장르물에 일가견이 있는 영화 감독들이 모여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짧지만 강한 공포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갈수록 짧아지는 러닝타임은 해외 OTT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디즈니+의 <오비완 케노비>는 당초 극장 개봉을 목적으로 기획됐지만 제작 과정에서 OTT 오리지널로 변경됐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스핀오프에 해당하는 <오비완 케노비>는 회당 평균 46분 총 6부작으로 구독자들에게 선을 보였다. 길지 않은 호흡에도 불구하고 6회를 모두 합쳐 2시간 30분 분량으로 줄인 편집본이 SNS에 확산되며 눈길을 끌었다. 해당 편집본을 본 팬들은 “디즈니가 내놓은 작품보다 낫다”며 오리지널 작품에 불필요한 장면이 많이 들어간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왓챠가 최근 선보인 HBO 시리즈 <메이드 포 러브>는 회당 러닝타임이 27분에 불과하다. SF 블랙 코미디라는 장르를 속도감 있는 전개와 짧은 에피소드로 끊어 “가볍게 보기 좋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3시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으로 눈길을 끄는 사례도 있다. 최근 가장 화제의 예능 티빙 <환승연애2>는 188분에 달하는 에피소드를 비롯해 가장 최근 공개된 19회에서 168분의 러닝타임을 보였다. 인기 프로그램인 만큼 “오히려 좋다”는 반응이 많지만,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며 시청하는 영화나 드라마와는 달리 빠른 속도로 재생하거나 끊어서 보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극장의 스크린이나 실내 TV로만 소비되던 영상 콘텐츠는 OTT의 생활화로 모바일, 태블릿 PC 등을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게 됐다. 특히 OTT 서비스의 주 이용층이 출퇴근길은 물론 잠들기 직전까지 휴대폰을 사용하는 20대부터 40대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시청자들의 취향에 맞게 빠른 전개와 가벼운 호흡을 선보이는 작품은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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