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하청기지 될라…“K-콘텐츠 세제 지원 필요”

“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세제지원 필요” “해외 투자 의존도가 높아지면, 글로벌 OTT 하청기지로 전락할 것” “세제지원 기준 현재 미디어 환경에 맞춰야”

사진=미디어미래연구소 유튜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글로벌 히트 이후 국내 콘텐츠 산업의 규모가 확장됐다. 해외 시장을 염두한 스케일 구상으로 제작비가 상승했고, 여러 기업이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며 시장도 커졌다. 세계 이목이 집중되며 산업 자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개선방안’ 포럼(김영식·변재일 의원, 미디어미래연구소 공동 주최)에서는 국내 영상콘텐츠 사업에 대한 세액공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이 글로벌 OTT에서 연이어 성공하며 지난해부터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은 최고조에 달했다. 산업의 활성화와 함께 시장에는 변화가 생겼다. 콘텐츠 제작이 방송사 중심에서 전문 제작사 주도로 재편되고 있는 것. 이는 곧 제작비를 충당하는 ‘투자 자본의 변화’를 의미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2018)의 경우 tvN에서 방송된 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총 제작비 430억 대비 넷플릭스 선판매 300억, 방영료 220억, 그리고 100억의 기타 수익을 올렸다.

넷플릭스에 선판매하며 대부분의 제작비를 선충당했다. 미디어미래연구소 이찬구 연구위원은 이처럼 글로벌 OTT 자본에 의존하는 현재의 제작 상황에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해외 플랫폼의 영향력이 확대될수록 우리의 것이 아닌 해외 콘텐츠가 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오징어 게임>도 우리나라 배우들과 스태프가 만들었지만, IP는 미국 넷플릭스 소유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유명세만 우리의 것일 뿐이다.

사진=tvN,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2022년 국내 콘텐츠에 8,000억 투자 계획을 세웠다. 2020년 약 150여개 회사의 국내 PP 산업 규모가 약 1조 7,830억원인데, 넷플릭스 단일로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넷플릭스 투자로 제작하는 현재 상황에서는 제작비를 선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콘텐츠 제작이 가능하고, 글로벌 OTT 유통 채널을 활용할 수 있어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측면에서 본다면 IP 확보가 불가능하고 무엇보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을 철수했을 때 K-콘텐츠 산업은 붕괴할 위험이 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방송사의 제작역량 강화 및 글로벌 경쟁력 화보 유지를 위해 콘텐츠 투자자본 확보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콘텐츠 제작 투자 재원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4가지 △프로그램 사용료 △세액공제 등 간접지원 △외부투자유치 △광고협찬 기타수익이 있다. 그러나 ‘외부투자유치’와 ‘광고협찬 기타수익’은 불안정한 요소다. 국내 투자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역량있는 기업과 제작자가 해외 유출될 가능성이 있고, 결국 미디어 산업 경쟁력은 약해질 것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콘텐츠 제작 투자 재원 확보 방법 중 ‘세액공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 연구위원은 해외 콘텐츠 산업 제작비 세액공제 사례를 제시했다. 유럽의 경우 평균 20~30%, 최대 50%까지 기업 구분 없이 세액 공제율 적용한다. 캐나다는 평균 30~40% 세액 공제에 연방인센티브 25% 추가, 미국은 평균 20~35%, 최소 5%, 최대 45% 공제율을 보였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미국(CA)에서 6,000만 달러(한화 약 845억원). 아마존은 1,600만 달러(약 225억원)의 세액 공제를 받았다. 반면 국내 콘텐츠 산업 세액공제 규모는 2020년 기준 99억원으로 약 8배 차이다.

이 연구위원은 “법인 세율의 감소는 단기적으로 재정적자 증가를 불러오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민간부문의 경제활동에 대한 유인을 제고하여 생산성 향상, 세원 확대, 세수 증가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세액 공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영상 콘텐츠는 높은 파급력을 보유, 국가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의 성과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

여러 연구 자료에서도 K-콘텐츠의 가치가 증명됐다. K-콘텐츠 수출액 1억 달러 증가 시 관련 소비재 수출액 1.8억 달러, 국내 생산유발효과 5.1억 달러, 취업유발인원이 2,982명(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2022.5)으로 산정된다. 한류 콘텐츠 생산 유발효과는 약 22조원, 부가가치효과는 약 1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취업유발효과는 14만명(문체부 한국국제문화교육진흥원 2021.4)이다.

K-콘텐츠 산업의 발전은 국내 시장의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등 민간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재 영상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는 전체 조세 지출액(47.9조원, 21년도 조세지출예산서의 19년 실적 금액)의 0.021%에 불과하다. 게다가 제작사는 세액공제 대상이나, 투자사인 방송사, OTT 기업은 세제지원을 받지 못한다.

제작비 세액공제의 근본적 목적은 ‘투자 활성화’다. △공제율 기준 조정 △기업 규모별 차등적 공제율 폐지 △제작 투자비가 많을수록 공제율 높게 설정한다면 콘텐츠 제작 활성화에 도움이 될 거라는 견해다. 무엇보다 국내 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및 유지를 위해 안정적 국내 투자자본을 통한 IP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제작비 증가로 글로벌 자본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국 국내 제작사는 하청기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 문제는 국내 자본만으로는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없기에 외부 투자자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

고려대학교 박종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OTT의 국내시장 잠식에 따라 외국 콘텐츠의 국내화는 가속화 되는 반면 국내 콘텐츠의 글로벌화를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조세부담 완화 선순환 구조’를 제시하며 조세부담 완화가 곧 투자자본 확보로 이어져 투자가 강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자 강화는 곧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여 한류가 재확산 되어 결국 국자 경제발전 및 이미지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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