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해외 OTT 타고 전 세계로
‘재벌집 막내아들’, 뷰·라쿠텐 비키 공개 ‘에덴 2’, 라쿠텐 비키·파라비 공개 우회 진출로 비용절감 및 시장 탐색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들이 해외 OTT와의 적극적 파트너십으로 해외 진출에 나선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Reborn Rich)의 해외방영 권리를 독점 구매한 홍콩 기반 OTT 플랫폼 뷰(Viu)는 13일 “해당 드라마를 자사가 직접 운영 중인 아시아·중동 플랫폼을 비롯해 일본, 북남미, 유럽, 오세아니아, 인도 등 각지의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전 세계 170여 개국에 방영한다”고 밝혔다. 손승애 Viu Korea 대표는 “우리는 진출해 있는 나라별로 존재하는 각각의 플랫폼을 통해 해당 지역의 소비자들 맞춤 서비스를 지원해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 관심을 받고 있는 K-콘텐츠를 보다 다양한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뷰의 가장 큰 파트너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OTT 라쿠텐 비키(Rakuten Viki)다.
JTBC 새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은 오늘 18일 첫 방송되는 드라마로,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해 두 번째 인생을 살게 되는 판타지물이다. 신선한 설정과 함께 금·토·일 주말 사흘 연속 편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동명의 웹소설이 원작이며, 2019년부터 영상화 논의에 들어갔다. 원작에 묘사된 재벌가가 국내 유명 대기업 삼성과 현대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총 16부작으로 선보이는 <재벌집 막내아들>은 현재 촬영이 모두 끝난 상태로, 마무리 점검이 한창이다. 본방송 후 한국에선 OTT 티빙과 넷플릭스, 디즈니+를 통해 공개되고, 해외에서는 뷰와 라쿠텐 비키를 통해 스트리밍된다. 14일 현재 라쿠텐 비키에서 ‘Reborn Rich’를 검색하면 해당 프로그램의 웹 페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한국은 라쿠텐 비키의 서비스 지역이 아니지만, 120개 넘게 쌓인 세계 각지의 팬들이 남긴 기대평을 읽을 수 있다. 라쿠텐 비키는 <재벌집 막내아들> 외에도 KBS2 드라마 커튼콜, ENA 드라마 <얼어죽을 연애따위> 등을 제공 중이다.
앞서 9일엔 IHQ가 자사의 연애 리얼리티 예능 <에덴 2>를 라쿠텐 비키와 일본 OTT 파라비(Paravi)를 통해 15일부터 170여개국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IHQ는 “연애 리얼리티 예능이 해외 OTT를 통해 국내와 동시에 공개되는 것은 드문 사례다. K-콘텐츠 파워를 입증하는 것이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에덴 2>는 에덴 하우스에 입성한 일반인 남녀 출연진이 오직 마음이 끌리는 대로 움직이며 상대방의 조건을 하나씩 추리해가며 짝을 찾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전편에서부터 남녀 침대 혼숙, 상의 탈의한 남성 출연자, 비키니 차림의 여성 출연자를 전면에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전편에 이어 <에덴2> 역시 iHQ 방송 후 국내 OTT 가운데선 웨이브가 독점 공개한다.
해외 배급을 맡은 OTT 중 파라비는 일본 민영 방송사 TBS 테레비가 운영하는 OTT로, 장르 부문을 11개로 나누며 여섯 번째에 한류·아시아 카테고리를 배치했다. 한류·아시아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에덴 2>의 포스터가 최상단에 뜨는 가운데, 드라마 <보쌈-운명을 훔치다>, <마우스>, 예능 <런닝맨>, <나 혼자 산다> 등을 서비스 중이다. 파라비 역시 국내에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정통 드라마가 가장 많은 OTT’로 꼽히며 꾸준히 자국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정진용 IHQ 제작본부장은 “에덴 시즌1이 해외 유튜브 등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던 것처럼,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해외 OTT에서도 K-콘텐츠의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라쿠텐 비키와 파라비를 시작으로 더 많은 글로벌 시청자들이 자사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K-콘텐츠가 해외에 방영되는 것은 넷플릭스나 디즈니+ 등 글로벌 OTT가 한국에서 제작하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부분이었다. 한국 제작사의 작품이 수출되는 경우엔 국내 방영과 해외에 소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자막이나 더빙 등 재제작에 걸리는 시간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가의 경계를 넘어 적극적인 파트너십에 나서는 OTT 기업들이 늘며 그 속도는 점점 단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트너십을 통한 해외 진출이 너무 소극적인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제작사 및 플랫폼이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각종 부담은 낮추는 동시에 글로벌 OTT 오리지널과는 다르게 IP를 국내 기업이 보유한 채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을 점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