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킹스타]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 김혜수

데뷔 38년차 배우 김혜수 원조 ‘국민 여동생’→믿고 보는 국민 배우 ‘슈룹’ 역사 고증 논란도 잠재운 힘

사진=김혜수 인스타그램

‘국민 배우’라는 수식어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다. 연기는 물론 따뜻한 인간적 면모로 모두의 사랑을 받는 배우 김혜수. 최근 tvN 토일드라마 <슈룹>을 통해 엄마(중전)로 변신한 그녀의 매력을 살펴본다.

김혜수는 올해 데뷔 38년 차 베테랑 배우다. 16살 어린 나이에 데뷔해 영화, 드라마, 광고 등을 섭렵한 그는 ‘국민 여동생’을 지나 ‘믿고 보는 국민 배우’로 등극했다. 여자가 봐도 멋진 여자. ‘조각 외모’ 조인성이 눈앞에 있어도 시선을 뺏는 그녀는 가히 걸크러시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장희빈>(2002) 이후 20년 만의 사극 드라마를 선택한 김혜수. 지난 10월 15일 첫 방송한 tvN <슈룹>에서 중전 임화령을 연기했다. 화령은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기품 따윈 버리고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인물로, 서자 출신의 아들을 왕으로 올린 뒤 의기양양한 대비(김해숙 분)와 대립하고, 호시탐탐 세자의 자리를 노리는 후궁들을 제압하며 궁중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인다.

“현대적 요소가 섞였지만 정통 사극에 가깝다”던 김혜수의 말과 다르게 조선시대를 배경인 <슈룹>(작가 박바라)은 시작과 동시에 역사 고증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체 한자 표기, 시대적 배경과 맞지 않는 소품 사용 및 설정 오류 등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시청률은 상승곡선을 타고 12%를 돌파했고 OTT 플랫폼 넷플릭스와 티빙에서는 TOP10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논란을 뛰어넘는 화제성과 인기, 감히 말하자면 이는 ‘김혜수 효과’다.

사진=각 드라마, 영화 스틸컷

김혜수는 화령을 눈여겨보고 싶은 인물로 만들었다. 사고뭉치 왕자들에게 엄한 듯 다정한 모습으로 공감대를 높였고,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강인한 모성애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소리 내어 울 곳도 없고, 온전하게 내 사람을 믿을 수도 없는 중전의 자리. 국모로서 짊어진 무게와 더불어 세자를 떠나보낸 후 세상 무너진 듯 울부짖는 엄마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며 캐릭터를 한층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단언컨대 <슈룹>의 인기를 견인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는 김혜수의 연기다. 극 초반 말썽꾸러기 아들들을 둔 어머니의 울화통 터지는 장면으로 웃음을 선사하던 그녀는 첫 아이를 잃고 치열한 궁중 암투에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눈에 독기를 품었다. 김혜수는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으로 시청자들을 납득 시켰다. 굳이 ‘내가 화령이라면’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아도 온전하게 배우의 감정에 동화되어 몰입도를 높였다.

김혜수의 매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90년대부터 트렌드를 선도하는 ‘신여성’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단편적인 예로 여러 시상식에서 과감한 드레스를 착용해 주목받은 일을 꼽을 수 있다. 건강하고 탄탄한 몸매를 당당하게 드러내며 우아한 카리스마를 발산했던 그녀는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다양한 평가를 받았다. 파격이 계속되자 김혜수는 그 자체로 ‘아이콘화’ 됐고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위치에 서게 됐다.

전 국민이 아는 대스타가 됐으니 무게를 잡을 법도 한데 김혜수는 무엇이든 열심이다. 최근 공개된 티벤터뷰 <슈룹> 편(유튜브 채널 tvN drama)을 보면 그는 퀴즈 하나에도 열정을 다해 승부욕을 불태운다. 앞서 tvN <어쩌다 사장2>(2022년 5월 5일~19일 방영분) 시골슈퍼에서 일하면서는 열심히 바코드 찍는 법을 배우고, 손이 비면 설거지를 돕는 등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일잘알’(일하는 법을 잘 아는 사람)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그 활력과 기분 좋은 에너지에 시선뿐 아니라 마음마저 뺏긴다.

그녀는 따뜻하다. 보통 사람의 온도가 36.5도라면 김혜수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38도 정도랄까. 연예계에서 유명한 커피차 요정. 인연이 닿았던 동료들에게 커피차를 보내 응원하고, 그만큼 많이 받기도 한다. 아직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후배들에게도 커피차 선물은 물론 SNS에 작품, 배역, 배우 이름을 적어 올려 홍보 작업을 대신한다. 쉬워 보이지만 애정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선물을 사 온 팬들에게는 “내가 할 일은 없냐”면서 마음을 쓰고, 방송에서 마주한 일반인 출연자의 긴 이야기를 듣고 포옹으로 공감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전한다. 사랑을 뿌리다 못해 여기저기 흘리고 다닌다. 모든 것에 진심을 다하는 김혜수의 모습에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다.

사진=tvN

<슈룹> 김형식 감독은 화령 역에 김혜수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화령이 역동적인 동시에 위트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인물이다.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를 고민하던 중 제작진 모두 김혜수를 꼽았다”고 전했다. 영화 <도둑들>에 이어 10여 년 만에 다시 김혜수와 호흡을 맞춘 배우 김해숙은 “김혜수와 대립신 촬영 후 카타르시스, 희열을 느낀다. 배우로서 오랜만에 드는 감정”이라며 “김혜수는 말할 필요 없이 훌륭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화령과 넷째 계성대군(유선호 분)의 빗속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신을 보면 중전이 김혜수여야 했던 이유가 증명된다. 왕자의 신분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성소수자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을 질러 흔적을 지운 화령은 초상화로 진짜의 모습을 남기고 딸에게 주려던 비녀를 건네며 진정한 포용과 엄마의 사랑을 그려냈다. 엄마와 비밀을 공유한 뒤 두려움과 원망을 벗고 미소를 되찾은 어린 아들과 그런 아이의 손에 있는 그림이 젖을까 우산을 기울여주는 엄마의 절절한 마음. 많은 비밀을 삼키고 감당하면서도 아이의 웃음에 희미한 미소를 짓던 복잡한 감정은 김혜수이기에 표현 가능했다고 단언한다.

일각에서는 <슈룹>을 선택한 김혜수에게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인 만큼 역사와 관련된 이슈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아쉬움은 남지만, 김혜수의 증명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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