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육아 전문가’ 타이틀 되찾을 수 있을까? ENA·티빙 ‘오은영 게임’ [현장]

한동안 어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던 오은영이 다시 아이들을 위한 솔루션에 나선다. 그는 ‘국가대표 육아 전문가’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까?

18일 오전 ENA <오은영 게임>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오은영을 비롯해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신동엽과 이민정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은영 게임>은 아이와의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는 어른들을 위한 놀이 처방전을 전하는 프로그램. ‘육아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오은영 박사가 ‘우리 아이, 어떻게 놀아줘야 되지?’라며 하루하루가 고민인 대한민국 부모들을 구원하기 위해 나선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에서 성별도 나이도 그리고 성향까지 모두 다른 100명의 아이들과 함께 5가지 유형에 맞는 맞춤형 놀이를 소개할 예정이다.

오 박사는 이날 “<오은영 게임>은 아이들이 여러 분야에서 균형 있는 발달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됐다”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그는 ‘게임’이라 불리는 아이들의 놀이가 과거에는 생산적인 교육과는 거리가 먼 활동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부모들은 성장에 꼭 필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놀이에 대해 크게 달라진 어른들의 인식을 언급했다. 이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살아가는 힘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모든 게 완성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발달 과정에서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들이 필요한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 놀이는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신동엽과 이민정이 오 박사와 함께 프로그램의 MC로 나선다. 신동엽은 과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이하 우아달)를 통해 오 박사와 한차례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그는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프로그램을 이끌 예정. 신동엽은 오 박사와의 재회에 각별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옛날에는 결혼에 대한 뜻이 없었다. 그런데 오 박사님과 <우아달>을 하면서 적절한 솔루션을 통해 부모와 아이가 달라지는 걸 보면서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아마 오 박사님이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민정 역시 오 박사에 대한 무한 신뢰를 드러냈다. SNS를 통해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남다른 유머 감각을 뽐내고 있는 이민정은 생생한 육아 경험으로 다져진 ‘육아 만랩’을 자랑한다. 그는 “오 박사님께서 출연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가서 얘기 좀 들어봐야지’ 생각했다. 많은 걸 얻어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독보적 예능감을 자랑하는 신동엽의 합류 역시 이민정이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였다.

육아 전문가, 국민 MC, 소통 일인자가 모인 만큼 촬영장 분위기도 언제나 화기애애했다고 전해진다. 오 박사는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했다. 이렇게 놀이가 갖는 의미가 크다. 재미도 재미지만, 그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한다”고 놀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통솔도 쉽지는 않았을 터. 이에 대해 오 박사는 “규칙을 어기는 아이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아이가 밖으로 나간다고 해서 거기에서 끝내면 안 된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함께 어울려서 수행할 수 있는 방식을 타이르며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오은영 게임>을 이끄는 이들은 신동엽과 이민정, 오 박사 외에도 또 있다. 바로 다양한 고정 패널들. 아이들 교육에 진심인 열정파 아빠 안재욱을 비롯해 만능 엄마와 마음만은 굴뚝같은 현실 아빠 이하정-정준호 부부, 장난기 가득 친구 같은 부모 문희준-소율 부부, 이미 널리 알려진 감성 충만 국민 딸바보 인교진-소이현 부부, 든든한 노력형 아빠 이대호다.

이민정은 가장 기억에 남는 패널로 정준호를 꼽았다. 남편인 이병헌과 나이가 비슷해 자연스럽게 관심이 쏠렸다는 설명이다. 그는 “요즘 아빠들은 정말 신세대인 것 같다. 엄마보다 더 많이 놀아주는 아빠들도 많이 보인다. 특히 정준호 씨 세대 아빠들은 정말 바쁘지 않나. 그런데도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해 스크린이 아닌 현실 가정 속 정준호의 모습에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 박사는 “부모들이 아이와 가족을 위해 매일 열심히 살면서 몸과 마음이 지칠 수 있다. 저희가 TV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을 하지는 않는다. 아마 있는 그대로의 부모의 모습이 잘 담겨 있어 보면서 ‘나도 저거 해봤는데’, ‘저건 내가 더 잘할 것 같은데’ 생각할 수도 있다”며 편한 마음으로 즐겨줄 것을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오 박사가 최근의 논란에 대해서 입장을 밝힐지 주목하기도 했다. 해당 논란은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이하 결혼지옥)에서 촉발됐다. <결혼지옥>의 지난달 19일 방송에 출연한 한 재혼 부부의 상담 과정에서 새아빠가 7세 여아를 끌어안고 놓아주지 않거나 엉덩이를 손으로 쿡쿡 찌르는 모습을 보고도 “가엾은 남편”이라는 발언을 한 데 따른 것. 이를 본 시청자들은 “이게 아동 성추행이 아니면 뭐냐”, “이걸 보고도 오은영을 비롯한 출연자들은 남편에 더 공감을 하다니”, “방송에 그대로 내보낸 제작진도 문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시청자 게시판을 달군 비판의 목소리는 프로그램 폐지 촉구로 이어졌다.

제작진은 재빨리 해당 방송을 ‘다시 보기’에서 삭제하고 “부부의 문제점 분석에 집중하느라 우려가 될만한 모든 부분을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오 박사 역시 “긴 시간에 걸쳐 녹화된 분량을 방송 시간에 맞춰 편집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많은 내용이 잘려 나갔다. 아동 성추행을 방임하는 사람처럼 비친 것에 대해 대단히 참담하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후 내부 정비에 들어간 <결혼지옥>은 2주 결방 후 이달 9일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이전과 같은 밝은 모습으로 진행하는 오 박사를 비롯한 출연자들의 모습에 많은 시청자가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시청률 역시 4% 안팎으로 논란 전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 모양새.

이날 오 박사는 논란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그동안 ‘육아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였기에 아이의 불행에 공감하지 못하는 오 박사의 모습,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너띈 ‘모르쇠’ 행보에 적지 않은 적지 않은 시청자가 실망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날 신동엽은 <오은영 게임>을 마무리하며 “아빠들이 보기 싫다고 해도 엄마가 끌어다가 TV 앞에 앉혀야 한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 아빠들도 푹 빠져 보고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과연 프로 방송인의 자신감이 사과를 건너띈 전문가에 대한 실망감을 지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NA <오은영 게임>은 오는 24일 오후 8시 30분 첫 방송된다. 본방송 이후에는 OTT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