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 공유 단속’ 나선 넷플릭스, 캐나다·뉴질랜드까지 적용 범위 넓힌다

넷플릭스, 캐나다·뉴질랜드 등 계정 공유 단속 국가 확장 발표 지난해 선제적으로 단속 시작된 중남미, 불안정해진 서비스에 ‘불만 폭주’ 중남미에서 데이터 축적·정확도 향상 거친 뒤 전 세계 단속 시작할 것으로 보여

사진=넷플릭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캐나다와 뉴질랜드, 포르투갈, 스페인에서 계정 공유에 대한 단속에 착수한다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CN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날 해당 국가 사용자들은 주시청 장소를 설정해야 하며, 설정된 주소에 거주하지 않는 사용자를 위해 계정당 2개의 보조 계정 설정이 허용된다고 밝혔다.

이외 계정 공유자에 대해서는 캐나다에서는 7.99캐나다달러(약 7,500원), 뉴질랜드에서는 7.99뉴질랜드달러(약 6,400원), 포르투갈에서는 3.99유로(약 5,400원), 스페인에서는 5.99유로(약 8,100원)의 추가 사용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넷플릭스 “계정 공유로 인한 매출 타격 심해”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으로 1억 가구 이상이 계정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매출 타격으로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투자 능력이 손상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장 조사 업체 파크스 어소시에이츠는 2019년 계정 공유 및 불법 복제 콘텐츠 사용자로 인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및 유료 방송 서비스 운영자는 최대 91억 달러 규모의 매출 손실을 입었으며, 2024년에는 관련 손실이 125억 달러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계정 공유 시 3달러(약 3,800원) 상당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칠레·코스타리카·페루 3개국에서 먼저 시행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유료화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계정 공자태유자의 개인 시청 기록과 추천 콘텐츠 정보 등을 하위 계정에 그대로 옮길 수 있는 ‘프로필 이전 기능’도 추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공개한 주주 서안에서는 올해 1분기 중 계정 공유 금지 및 추가 과금 정책을 전세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3월부터 미국에서도 계정 공유에 대한 단속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홈페이지를 통해 계정 공유를 단속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으나, 이후 본사 공지를 번역해 올리는 과정에서 시차가 생기면서 ‘오해’가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정 공유 단속 시작된 중남미, 이용자 불만 폭발

넷플릭스는 지난해 계정 공유 단속 정책을 칠레·코스타리카·페루 3개국에서 선제적으로 도입한 바 있다. 정책 도입 이후 해당 국가 이용자들은 각종 불만을 터뜨렸다. 계정 공유 단속 이후부터 서비스 접속을 위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가입자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인증하지 않을 시 접속이 종료되는 사례가 빈번해진 것이다. 해당 국가에 거주하는 다수의 이용자가 서비스 이용을 위해 자신이 정당한 구독자임을 매번 ‘입증’하게 된 셈이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를 판별하기 위해 계정에 로그인한 기기의 IP(인터넷 주소), 기기 고유 식별 정보인 맥 주소(MAC Address), 계정 활동 등 정보를 확인한다. 확인 결과 이용자가 31일 안에 한 번도 접속하지 않거나 일정 기간 이상 자택 이외 지역에서 접속할 경우 계정을 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용자들은 각종 수단을 통해 불만의 목소리를 표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기업 대상 민원을 제기하는 한 사이트에서는 지난해 넷플릭스 관련 불만이 139건 접수됐다. 이는 전년 41건이나 2012∼2021년 연평균 53건 대비 3배가량 급증한 수준이다. 칠레 이용자들은 트위터에서는 ‘#차오(굿바이) 넷플릭스’라는 해시태그를 통해 집단으로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계정 공유 단속이) 일반적으로 인기 있는 움직임은 아닐 것”이라며 “이러한 움직임에 불만족한 구독자와 일부 구독 취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과거 요금 인상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구독자들을 유지하거나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로스 디바이스 매칭 기반 검증, 차후 정확도 향상될 것

폭발하는 이용자 불만은 시스템 구축 초기 시행착오이자, 계정 공유 단속 회피가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기본적으로 IP 주소, 기기 ID, 넷플릭스를 사용하고 있는 기기의 계정 활동을 조합해서 계정 공유자가 서로 같은 집 안에 거주하는지 판단한다고 밝혔다. 또한 계정 소유자는 4자리 인증 코드를 입력하며 기기를 인증할 수도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활동한 바 있는 온라인 광고 스타트업 파비의 이경환 대표는 “넷플릭스는 가족 구성원 판별을 위해 ‘크로스 디바이스 매칭(Cross-Device Matching)’ 기술을 활용한다. 넷플릭스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가족 구성원 구분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통상적으로 데이터 기반 기술은 자료가 쌓이면 정확성이 높아진다는 특징이 있다. 넷플릭스는 상대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축적하기 쉬운 중남미에서 선제적으로 정책을 도입해 단속 정확도를 향상한 뒤, 이후 미국, 캐나다를 거쳐 아시아까지 순차적으로 단속 범위를 늘리는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Simi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