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눈광’ 임시완이 그려낸 빌런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넷플) [현장]

15일 넷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제작보고회 임시완X천우희X김희원 ‘현실 밀착 스릴러’ 감독 “스마트폰이 사람이라면? 임시완부터 떠올라”

사진=넷플릭스

우리 손에서 떨어지지 않고 몸의 일부가 된 스마트폰. 이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을 위협한다면 어떨까?

15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 현장에는 배우 임시완, 천우희, 김희원과 연출을 맡은 김태준 감독이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동명의 일본 추리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며 발생하는 사건들을 추적하는 현실 밀착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당초 극장 개봉을 목적으로 제작에 돌입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방향을 바꿨다.

이날 김태준 감독은 “우리의 일상을 24시간 함께하는 게 스마트폰이다. 어떻게 보면 우리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악한 사람에게 노출됐을 때 벌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수 있는 장르물이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주인공 캐릭터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때 천우희 배우의 일상이 담긴 유튜브를 봤는데, 말투나 여러 가지 요소들이 캐릭터와 많이 겹쳐 보여서 많이 영감을 받았다. 당연히 천우희 배우가 캐스팅 0순위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천우희는 이번 작품에서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일상이 송두리째 위협받는 평범한 직장인 ‘이나미’ 역을 맡았다. 극 중 나미는 술을 마시고 탄 버스에서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스마트폰을 잃어버린다. 다행히도 다음 날 스마트폰을 돌려받지만, 그때부터 나미의 일상은 모두 무너지고 만다.

천우희는 “캐릭터를 새로 만드는 것보다 주어진 인물에 저의 평소 말투나 감정, 리액션을 제일 많이 녹여낸 것 같다. 보는 분들께서 본인의 일처럼 이입해서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나미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만큼 보는 분들을 잘 안내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한 몸이 되어있지 않나. 이러한 상황이 누구에게나 대입할 수 있는 만큼 아주 보편적인 사람들의 감정을 보여주는 게 극을 이끌어가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봤다. 나미는 자연 다큐멘터리로 치면 재규어 같은 야수가 노리는 초식 동물이다. 그 팽팽한 긴장감에서 ‘분명히 잡아먹히겠지?’와 ‘얼른 벗어나야 할 텐데’하는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임시완은 휴대폰을 분실한 나미와 얽히게 되는 휴대폰 수리기사 ‘오준영’으로 분한다. 극 중 준영은 주운 나미의 휴대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한 뒤 돌려준다. 그는 나미의 취미, 취향, 동선, 경제력, 인간관계 등 모든 것을 알아내 접근하며 상대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한다.

김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 대해 “악역을 그릴 때는 무기가 사람이 되는 상상을 곧잘 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최신형 스마트폰이 사람이 된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했다. 그때 임시완 배우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이 사람이 가진 바른 이미지에 악한 면모를 더하면 입히면 정말 입체적인 캐릭터로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어느 날 희원이 형이 차를 마시자고 해서 같이 3시간 정도 이런저런 일상적인 얘기를 나누고 헤어지는데 대본을 주시더라”며 작품을 처음 접했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대본의 짜임새가 좋아서 한 자리에서 다 읽었던 것 같다. 전체를 읽은 후에 준영이란 인물에 들어가 보니 진지한 감정은 최대한 배제하고 장난스러운 마음으로만 나미에게 접근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 머리 꼭대기 위에서 노는 듯한 톤 앤 매너를 가져가면 더 섬뜩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며 자신만의 해석으로 완성한 캐릭터를 소개했다.

김희원은 수상하게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오지만’ 역을 소화한다. 극 중 지만은 최근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사건들에 7년 전 가출한 아들이 연루된 사실을 직감하고 준영의 흔적을 쫓는 인물이다. 김희원은 “영화사 대표님과 개인적인 인연으로 출연을 결정했는데, 대본이 너무 좋아서 충격적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제가 맡은 지만은 권위주의 아버지라고 보면 된다. 말보단 행동으로 보여주는 인물”이라며 간단히 캐릭터를 소개했다. 오래전 집을 나간 아들을 잔혹 범죄의 범인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형사의 혼란스러움을 그려낼 김희원의 연기에도 많은 기대가 모인다.

사진=넷플릭스

세 배우는 현장에서의 남다른 호흡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김희원과 영화 <불한당>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임시완은 “사실 이번 작품에서는 같이 등장해서 호흡을 맞추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 저는 도망 다니는 역할이고 형은 그런 저를 쫓는 사람이다. 하지만 촬영 내내 현의 연기를 보고 감명받는 순간이 정말 많았다”며 대선배에 대한 존경을 나타냈다. 김희원 역시 “시완이는 멈출 줄을 모른다. 정말 저돌적인 침구다. 대단하다”며 극찬했다.

반면 천우희는 두 배우와 처음 호흡을 맞춘 덕에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았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작품으로 두 분과 처음 같이하게 됐다. 시완 씨는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너무 높다. 요즘 ‘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표현 있지 않나. 나쁜 의도가 절대 아니고, 시완 씨가 가진 스마트하면서도 묘한 느낌이 있다. 그런 게 연기하면서 많이 드러났다.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준비를 많이 해오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희원 선배님은 정말 섬세하셔서 놀랐다. 연기에도 그 섬세함이 다 녹아있다. 예리한 분석력에 정말 감탄했고, 많이 배웠다”며 진심 어린 존경을 표했다.

영화에서 스마트폰은 스토리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주연이다. 심지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장면도 일부 있다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스마트폰이 영화의 서스펜스를 담당하는 ‘메인 빌런’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했던 스마트폰이 후반부로 갈수록 공포와 긴장감을 주는 존재로 느껴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첫 상업 영화 데뷔전을 글로벌 OTT에서 치르게 된 김 감독은 “정말 고대하던 순간이다. 긴장도 많이 되지만, 이렇게 첫 작품을 넷플릭스와 함께할 수 있어 굉장히 기쁘다”며 “스릴러 영화를 가장 재밌게 보는 방법은 제일 빨리 보는 거라고 생각한다. 누구보다 빠르게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며 이날 제작보고회를 마쳤다.

우리의 일부가 되어버린 스마트폰이 어떤 모습으로 돌변해 일상을 위협하게 될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한편 넷플릭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오는 17일 전 세계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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