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국가 구독료 인하 넷플릭스, 한국은 계정 공유 금지 ‘만지작?’

넷플릭스, 일부 국가 요금제 최대 50% 인하 한국은 요금 인하 해당 안 돼, 계정 공유 금지는? “3월 초 계정 공유 금지 유료화될 것” 전망 팽배

넷플릭스가 일부 저소득 국가에서 최대 50%의 파격적인 요금 인하를 단행했다. 예고 없이 진행된 이번 요금 인하에서 한국은 혜택을 받지 못한 가운데, 도리어 계정 공유 금지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넷플릭스 구독료 최대 50% 인하, 유럽 일부 국가도 포함

24일 로이터통신 등 다수의 외신은 넷플릭스가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등에 위치한 30여 개 국가에서 구독 요금제 가격을 최대 50% 인하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확인된 가격 인하 대상 국가는 중동 국가 가운데 예멘, 요르단, 리비아, 이란, 아프리카의 케냐, 아시아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비롯해 유럽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등이 포함됐다. 가격 인하는 광고 요금제 제외 구독 모델 중 가장 저렴한 ‘베이식 요금제’는 약 50%, 다른 요금제는 최저 17%에서 최대 25%의 인하율이다.

넷플릭스는 성명을 통해 “일부 국가에서 구독료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고 인정하며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는 넷플릭스가 현지 OTT의 강세로 점유율이 낮은 시장에서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해 구독료 인하 카드를 꺼낸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분석기관 암페어 애널리시스는 넷플릭스의 이번 가격 인하 조치가 전 세계 약 1,000만명 이상 가입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넷플릭스는 창립 이후 해마다 상승세를 거듭해왔지만, 2022년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 감소를 직면했다. 경쟁사로 꼽히던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와 HBOmax가 급성장했고, 팬데믹을 틈타 시장에 진출한 디즈니+와 파라마운트+ 등 후발 주자들이 약진하면서다. 이에 수익성 강화를 위해 광고 요금제를 도입한 넷플릭스는 4분기 전 세계 760만명의 구독자를 늘리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가입자당 월평균매출(ARPU)은 여전히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계정 공유 유료화, 예상보다 높은 추가 요금으로 ‘화들짝’

기대했던 만큼의 수익성 강화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넷플릭스는 이달부터 계정 공유 유료화 정책을 시작했다. 지난 8일부터 뉴질랜드, 스페인, 캐나다, 포르투갈 등 4개국에서 시행된 해당 정책은 한 집에 거주하지 않는 가족 또는 지인과 계정을 공유하기 위해서는 하위 계정을 만들어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당초 업계는 넷플릭스가 하위 계정에 약 3달러(한화 약 4,000원)의 요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실제 이들 4개국에 부과된 평균 수수료는 하위 계정당 5.4달러(한화 약 7,200원)로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약 1억명이 넷플릭스를 공유 계정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매출 타격으로 이어져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투자 능력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밝히며 현재 4개국에서 시행 중인 계정 공유 유료화 방안을 전 세계로 확대할 것을 시사했다.

한국은 요금 인하 해당 없음, 계정 공유 유료화는? 

한국은 아직 계정 공유 유료화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이번 조치를 전 세계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한국 역시 머지않아 유료화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더불어 이달 초 진행된 넷플릭스 상담직 대규모 채용 역시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다수의 아웃소싱 업체가 모집한 이번 대규모 채용은 ‘3개월 단기’ 조건으로 인원을 모집했으며, 현재 마감된 상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유저는 “넷플 상담직 지원했다가 떨어졌는데 3월 초에 추가 채용 있으니 다시 연락 준다더라”고 면접 후기를 밝혔다. 해당 게시글에는 “채용된 사람들이 이탈하면 채워 넣으려고 그러는 것 같다”, “넷플릭스가 이제 한국에 진출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대규모 채용이 왜 필요하겠냐. 계정 공유하는 사람들한테 요금 부과하는 데 3개월 예상하는 모양” 등의 댓글이 달렸다.

계정 공유 유료화 조치가 가시화되자 이용자들은 대거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이니까 이윤을 추구하는 건 맞지만, ‘계정 공유는 사랑’이라고 홍보해서 시장을 장악하고는 말을 바꾸는 게 실망스럽다”, “따로 사는 가족도 많은데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특히 UHD 고화질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가장 비싼 요금제를 구독하던 이용자들은 “고화질 때문에 프리미엄 구독 중인 사람들은 혼자 4인 요금을 내라는 거냐”며 선택권을 넓혀주지 않는다면 구독 해지까지 고려 중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넷플릭스 구독자 120명 중 42.5%의 응답자는 ‘계정 공유에 추가 비용이 부과된다면 구독을 해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조사에서 ‘추가 비용을 내고 구독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자는 24.2%로 집계됐지만, 실제 계정 공유에 부과된 요금이 당초 예상보다 두 배 수준에 가까운 점을 떠올리면 구독 해지를 고려하는 이용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적 열풍을 몰고 온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파트2를 오는 3월 10일 공개한다. 2021년 <오징어 게임>과 2022년 상반기 <지금 우리 학교는>에 이어 한국 오리지널 중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작품의 파트2 공개를 앞둔 만큼 해당 작품 공개일 직전 계정 공유 유료화가 선언될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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