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포함 영상업계, 콘텐츠 불법 유통 ‘누누티비’ 형사 고소
OTT-방송사-배급사, ‘누누티비’ 형사 고소 범영상산업 협의체 구성, 영상물 불법 유통 공동 대응 누누티비 MAU 1,000만명 추정, 합법 OTT 보다 큰 규모
OTT·방송·영화 등 영상산업계가 콘텐츠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8일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합법 사이트로 속여 영상물을 불법으로 제공하고, 이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누누티비’에 대한 형사고소장을 오는 9일 수사기관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국내 OTT 플랫폼사(웨이브·티빙), 방송사(MBC·KBS·CJ ENM·JTBC), 영화제작사와 배급사, 세계 최대 불법복제 대응조직 ACE로 구성된 협의체는 온라인 저작권침해와 무단이용에 공동대응 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앞서 국내 OTT 사업자들은 콘텐츠 불법 유통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2월 누누티비의 불법행위를 공개적으로 문제제기 했다. 국내 OTT, 드라마, 영화 등 영상콘텐츠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불법 사이트 누누티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00만명 이상(추정치)이며 총 동영상 조회수가 약 15억 3,800회(2월 3일 기준)에 이른다. 국내 합법 OTT 플랫폼보다 더 큰 규모다.
협의체 측이 여러 차례 접속 차단 조치를 취했지만, 누누티비는 이를 비웃듯 도메인을 우회하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메인 팝업을 띄워 실시간 접속주소를 제공하고, IP를 차단해 DDoS 공격을 막는 등 오히려 적극적으로 사이트를 보호하고 있다.
누누티비 이용자들은 인기 드라마를 공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양심의 가책 없이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를 이용한다. IP 우회할 필요 없이 한국에서도 쉽게 접속할 수 있어 진입 장벽도 낮다. 유튜브에 공개된 요약본(불법)과 다를 바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해당 사이트에 게재된 영상물 조회수를 보면 더욱 놀랍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일타 스캔들> 1화 조회수는 89만 6,191회다. 나흘 전 공개된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 1화는 59만회가 넘고, 사흘 전 공개된 JTBC 신작 <신성한, 이혼> 1화는 23만회 이상이다. 공개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튜브 인기 콘텐츠와 비슷한 수준의 조회 수, 이는 곧 사용자 규모를 의미한다.
“누누티비는 수익 창출을 위해 온라인 불법 도박 사이트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이용자들이 호기심에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접속해 심각한 중독에 빠질 위험이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OTT랭킹은 지난 2월 기획 기사 『[기자수첩] 지옥의 삼위일체 : OTT·웹소설·웹툰 불법 공유』를 통해 누누티비를 비롯한 콘텐츠 불법 공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분석했다.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의 주 수익원은 배너 광고다. 조사에 따르면 광고 단가는 클릭당 1,000원, 가입 시 10만원 꼴이다. 여기에 불법 도박 수수료까지 더해 돈을 쓸어 담는다.
무료로 제공된 불법 콘텐츠는 도박 사이트로 유도하는 미끼나 다름없다. 이를 위해 최근 콘텐츠도 빠르게 업로드 하고, 자료요청도 받는다. 사이트 접속 시간을 늘려 불법 도박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흐릿하게 만드는 작전이다. 콘텐츠 불법 유통 문제 그 이상이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국내 수사기관의 검거도 쉽지 않다.
OTT 플랫폼의 등장으로 P2P 불법 다운로드는 줄었지만, PC나 스마트폰 등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불법 복제는 전보다 더 성행하고 있다. 플랫폼이 설치한 화면 복제 불가 시스템은 몇 가지 작업을 통해 쉽게 뚫린다. 그 과정이 간단한 탓에 불법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근본적으로 콘텐츠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이다.
MBC 법무팀 안상필 차장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 발족으로 국내 저작권 침해와 무단 이용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한국 영상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도 가능해졌다. 협의체의 공동대응을 통해 국내 영상저작권자들과 영상산업을 보호하고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 관계자는 “영상저작권자들은 더 이상 저작권침해를 방관하지 않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저작권자와 합법이용자들을 보호할 것”이라며 “불법 이용자를 대상으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민관 협력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영상저작권 보호를 위해 뜻을 모은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의 첫 법적 대응 결과에 따라 콘텐츠 불법 공유 사이트의 존폐가 갈린다. 누누티비가 철퇴를 맞고 사라진다면 영상 불법 공유 근절뿐만 아니라, 콘텐츠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