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달로리안3’ 정이삭 감독 “한국 팬들 응원은 언제나 감동” [인터뷰]
디즈니+ ‘만달로리안’ 시즌3 기자간담회 정이삭 감독 연출 3회 ‘전향’ 기대감↑ “윤여정 배우와 꼭 다시 함께하고파”
“윤여정은 최고의 배우다. 기회가 된다면 스타워즈 은하계로 초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만달로리안> 시즌3에 합류한 정이삭 감독이 배우 윤여정과 한국 팬들에게 각별한 인사를 전했다.
17일 오전 디즈니+ <만달로리안> 시즌3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온라인 화상 중계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이번 시즌 3화 연출을 맡은 정이삭 감독이 사전에 수집한 질문에 응답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만달로리안>은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의 개척자로 꼽히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실사 드라마로, 다크 세이버의 주인이 된 만달로어인 딘 자린(페드로 파스칼 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디즈니+의 첫 오리지널 시리즈로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칼 웨더스 등 할리우드 베테랑 제작자들이 의기투합해 탄생한 이 작품은 한때 무리한 세계관 확장으로 비판에 직면했던 <스타워즈> 시리즈의 부활을 이끈 작품으로 꼽히며 어느덧 세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이번 시즌에서는 영화 <미나리>로 국내 영화 팬들에게 익숙한 정이삭 감독이 합류했다. 이날 정 감독은 “<스타워즈>는 어릴 때 무척 좋아하던 영화였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SF 시리즈 연출까지 하게 됐나 싶다”며 벅찬 마음으로 이날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3회 ‘전향’의 연출을 맡아 주인공 딘 자린은 물론 그로구, 퍼싱 박사(오미드 압타히 분), 일라이어 케인(케이티 오브라이언 분) 등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의 관계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정 감독은 해당 에피소드를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표현하며 “이번 시즌 중 드라마적인 부분이 가장 강조되는 에피소드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인물들에 초점을 두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들의 표정 등이 카메라에 최대한 담기길 원했다. 특히 딘 자린을 연기한 파스칼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탓에 눈을 더 집중해서 찍어달라고 했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이번 작품에 합류하게 된 데는 <미나리>에서 보여준 가능성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제작사와 기존 연출자들이 <미나리>를 보고 내가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는 데 재능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어 “처음에 연출 제의가 들어왔을 때 제작자 쪽에서 가이드를 줬다. 내가 에피소드와 어울리는 장르를 생각해보고, 그 장르에 대한 오마주를 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리고서 시나리오를 보니 알프레드 히치콕이 떠올랐다. 그때부터는 히치콕 감독의 기법을 연구해서 이 에피소드에 녹여내는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만달로리안> 전까지 정 감독은 줄곧 드라마 장르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왔다. 그의 첫 SF 도전인 만큼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정 감독 역시 특수시각효과(VFX) 적응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렇게 VFX가 많이 들어간 작품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만큼 배울 것도 많아서 즐거운 부분이었다. 특수효과부터 프로덕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기술자들이 모여 작업하다 보니 그 과정 자체도 굉장히 즐거웠다”고 말했다.
배우들과의 호흡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정 감독은 <만달로리안>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이끈 배우 페드로 파스칼과의 만남에 대해 각별한 기쁨을 드러냈다. 그는 파스칼을 매우 재능있고 촬영 현장에서 헌신하는 배우라고 평가하며 “그는 극 중 딘 자린이 마스크를 계속 쓰고있는 캐릭터인데도 불구하고 목소리를 비롯한 여러 도구를 활용해서 캐릭터의 인간성을 표현할 수 있는 놀라운 재능을 가졌다. 아마 그와 함께 작업한 이들 모두 영광이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극찬했다.
이어 “함께한 배우들 모두 훌륭했다. 내가 연출한 3회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꽤 많은데, 그들과 협업하는 모든 순간이 정말 즐거웠다. 예전에 <미나리> 촬영할 때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때 생각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앞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윤여정을 꼽아 눈길을 끌었다. 두 사람이 함께한 영화 <미나리>는 2020년 제46회 LA 비평가 협회상을 시작으로 다음 해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상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정 감독은 “윤여정 배우는 함께했던 배우 중 단연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늘 다시 한번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혹시 윤여정 배우님이 이 내용이 담긴 기사를 보시면 제가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기회만 된다면 제가 배우님을 스타워즈 은하계로 초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기대해 달라”며 위트 있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정 감독은 “<미나리> 때부터 항상 응원해주시는 한국 팬들께 감사하고 감동을 느낀다. 한국에도 <스타워즈> 시리즈의 팬분들이 많이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 작품과 제가 연출한 에피소드도 부디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많은 이들이 함께 노력해서 열심히 만들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함께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날 간담회를 마쳤다.
“길가에 놓인 돌멩이 하나에도 서사가 있다”는 평을 듣는 <스타워즈> 시리즈와 그중에서도 최고의 실사화 작품으로 꼽히는 <만달로리안>.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해 한층 확대된 스케일과 압도적인 미쟝센을 자랑하는 이 작품에서 정이삭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만달로리안>은 지난 8일 첫 공개 후 매주 1개의 에피소드를 추가하고 있다. 정이삭 감독이 연출한 3화 ‘전향’은 오는 22일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