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 “성적 농담? 상대가 불쾌하면 절대 안 돼” ‘오피스빌런’ (티빙) [현장]

직장 내 꼴불견 ‘빌런’들의 개과천선을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20일 오전 채널S-MBN 공동제작 예능 <오피스빌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프로그램의 MC를 맡은 신동엽, 홍현희, 이진호와 연출을 맡은 김성 PD, 이준규 PD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오피스빌런>은 상상을 초월하는 충격적인 사연들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직장 내에 존재하는 갑질 사장부터 꼰대 상사, 하극상 부하직원에 이르는 오피스 빌런을 분석하고 각자의 케이스에 맞는 대처법을 함께 연구해보는 K-직장문화 개선 프로젝트다. 자타공인 ‘사회생활 만렙’을 자랑하는 MC 군단이 한데 모여 기대를 모은다.

김성 PD는 “우리나라의 모든 직장과 일터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해서 웃음으로 접근해보자는 의도에서 기획됐다.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만한 내용이고, 재연해주신 코미디언분들과 배우분들이 하이퍼리얼리즘에 가깝게 해주셔서 재밌게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준규 PD는 “두 회사의 첫 공동제작 프로젝트다. 연출을 맡은 저희 역시 시청자분들과 같은 회사원이다. 그런데 이번 프로그램하면서 ‘나도 어쩌면 회사에서 빌런 역할을 하고 있었겠구나’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마 시청자분들도 보시면 비슷한 지점이 있을 수 있는데, 같이 공감하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이날 제작발표회를 시작했다.

신동엽은 “처음 출연 제의가 왔을 때는 사실 약간 갈등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회사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재미와 공감 얻을 수 있을까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 두 번째 녹화까지 진행됐는데, 일단 우리는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번 프로그램에 홍일점으로 합류한 홍현희는 방송 전에 직장생활 경력이 있어 누구보다 깊이 공감하며 프로그램에 임했다고. 실제 홍현희는 제약회사 재직 중 코미디언 시험에 합격해서 활동하다가 다시 직장생활, 그리고 다시 방송계로 돌아온 흔치 않은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여러 분야에서 일한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프로그램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진호는 “저희 프로그램은 직장인 분들의 사연으로 꾸며진다. 공감도 하고 때로는 따끔하게 현실적인 조언을 드리기도 한다. 재미는 당연하고 아마 크고 작은 메시지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제작진은 “큰 형 같으면서도 재밌는 어른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직장 내 빌런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니 한 번씩 힘든 얘기도 있을 것 같았는데, 이걸 잘 공감하면서 컨트롤할 수 있는 MC는 신동엽 씨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홍현희 씨는 직장과 코미디언 오가며 조직 문화를 두루 경험해봐서 더없이 좋은 이야기를 들려줄 거라고 생각했다. 이진호 씨는 <아는 형님>에서는 막낸데, <코미디 빅리그> 가면 또 고참이다. 두 일터에서 다른 포지션인 만큼 할 말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에 모시게 됐다”며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직장 내 빌런’이라는 다소 불편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쾌한 MC들 덕에 촬영 현장은 늘 밝은 분위기였다는 후문이다. 이진호는 “신동엽 선배님처럼 대한민국에서 제일 말씀 잘하는 분이 가운데 계시니까 저희는 너무 든든했다. 현희 누나는 촬영장 분위기를 화사하고 기분 좋게 해준다. 정말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홍현희는 “신동엽 선배님도 그렇고, 진호 씨도 그렇고 예전에 한두 번은 프로그램을 같이했던 분들이다. 제가 인지도가 덜할 때부터 봤는데, 항상 ‘잘할 거다, 잘될 거다’ 말해주신 분들이랑 같이해서 정말 너무 좋았다. 저희 녹화가 주말인데 주말에 일하러 가고 싶을 정도”라며 즐거운 촬영장 분위기를 전했다.

신동엽은 “사실 현희 씨와 진호 씨는 우리 예능 쪽에서 아주 착해빠진 걸로 유명한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빌런’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는데 하늘이 도운 것 같다. PD들이 빌런이더라. 어쨌든 조화는 맞는다”고 말해 폭소를 안겼다.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사연을 코미디언과 배우들이 재연하고 MC와 패널들은 물론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는 질문에 신동엽은 주저 없이 “성적인 농담하는 상사 이야기를 보면서 너무 불쾌했다. 농담이라는 건 같이 재밌어야 농담이다. 상대가 불쾌하거나 모멸감, 수치를 느끼는 건 절대 농담이 아니다”고 힘줘 말했다.

홍현희는 “정말 다양한 사연이 오는데 제가 직장 다닐 때 항상 했던 생각이 ‘일은 힘들면 참을 수 있는데 사람이 힘든 건 참을 수가 없다’는 거였다. 아무리 지독한 사연이 나와도 직장이고 일터인데 저희가 그만두라는 식으로 얘기를 할 수는 없다. 최대한 공감하고 같이 해결점을 찾고 있는데, 아마 매회 새로운 빌런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다”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매주 새로운 게스트가 출연해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점 역시 많은 시청자의 기대 포인트다. 신동엽은 “게이 계의 빌런 홍석천을 초대해보고 싶다. 우리가 모르는 세계지 않나. 거기서 홍석천은 기득권이랄까 그런 존재니까 재밌는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현희는 “요즘 연예인들도 사업 많이 하는데, 송은이 선배님도 회사 대표님이니까 한번 모시고 싶다. 이야기할 것도 많을 거고, 이런 기회에 본인이 빌런은 아닌지 점검도 해보고 개선 방안도 같이 고민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섭외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PD는 “방송을 만드는 저희 제작진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 꼭 TV에서 보라는 말씀은 안 드리고 싶다. TV도 좋고 OTT도 좋다. 저희가 다양한 플랫폼으로 다가갈 테니 한번씩 보시고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 PD 역시 “무거운 주제 재밌게 풀어내려고 애썼으니 함께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신동엽은 “사실 사회생활 하다 보면 엮이지 않아야 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그런데 나쁜 의도가 아니면서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경우는 함께 고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나의 선의가 상대방에게는 빌런에 가까운 악의로 느껴질 수 있는 만큼 이런 계기로 직장 내 빌런들이 조금이나마 줄었으면 한다. 시청자분들이 봐주시고 그에 대한 얘기 나눠주셔야 가능한 거니까 많이들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이날 제작발표회를 마무리했다.

<오피스빌런>이 평온한 직장생활을 방해하는 빌런들로부터 어떤 돌파구를 마련해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채널S·MBN <오피스빌런>은 오늘(20일) 오후 10시 40분 첫 방송된다. 본방송 후 OTT 티빙을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