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 ‘더 글로리’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 ‘더 글로리’ OTT 오리지널 콘텐츠 첫 1위, 남다른 의미 글로벌 OTT 시리즈 ‘카지노’-‘나는 신이다’ 상위권

넷플릭스 <더 글로리>가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1위로 선정됐다. OTT 시리즈물이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3월 한국인이 요즘 가장 즐겨보는 방송 프로그램은 <더 글로리>(연출 안길호, 극본 김은숙)로 나타났다. 프로그램 선호도 14.8%로 1위를 차지했다.(한국갤럽 조사 결과, 기간 2023년 3월 14~16일, 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

김은숙 작가의 첫 복수극인 이 작품은 학교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의 온 생을 건 복수기를 담았다. 18년간 복수를 위해 살아온 동은은 긴 세월 죄를 뉘우치지 못한 가해자들을 지옥의 폐허로 인도하며 권선징악 엔딩을 완성했다.

송혜교 주연의 <더 글로리>는 지난해 12월 30일 파트1 공개 이후 약 3개월 이상 높은 화제성과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10일 공개된 파트2는 그야말로 ‘국민 드라마’ 수준의 관심을 받았다. 스포일러에 노출될까 인터넷을 끊거나, 주말 내내 정주행하는 구독자가 많아 공개 당일 앱 사용률이 55% 증가하기도 했다.

프로그램 선호도는 전월 대비 9.7% 상승했다. 여성(17%)이 남성(13%)보다 선호도가 높았고, 특히 20~30대 여성 지지층이 두꺼웠다. 남성은 20대(18%)보다 40대(23%) 시청층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직업별로는 학생 비율이 높았다. ‘학폭’이 소재인 만큼 학창 시절에 더 가까운 젊은 층이 관심을 보였다.

사진=한국갤럽, 넷플릭스

2위는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7.6%)이다. 재도전 끝에 제2대 진(眞)이 된 안성훈을 필두로, 박지현, 진해성, 나상도, 최수호, 진욱, 박성온 등이 진출한 최종 결승전이 큰 관심을 모았으나 지난 두 달간 지킨 1위 자리는 〈더 글로리〉에 내줬다.

이어 3위 지난 19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 4위 가해자 감싸기로 논란 속 막을 내린 MBN <불타는 트롯맨>, 5위 KBS1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 6위 고정 시청층이 탄탄한 MBN <나는 자연인이다> 순이다.

한편, 디즈니+ <카지노>(연출 강윤성-남기훈, 극본 강윤성)가 7위에 올랐다. 최민식, 손석구, 이동휘 등 연기파 배우들로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 이 작품은 카지노왕 차무식(최민식 분)의 이야기를 그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러나 배우들 이름값을 생각하면 다소 아쉬운 순위다. 지난해 12월 시즌1 공개 이후 시즌제 공백에 순차적 공개까지 쪼개도 너무 쪼갠 공개 방식으로 시청자를 지치게 한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디즈니+는 최근 1년간 설치 증가율이 가장 높은 OTT로 급부상했다. 2월 설치자 수는 505만명으로 지난해 동기간(335만명)보다 51% 늘었다. 경쟁사 쿠팡플레이(45%), 티빙(10%), 웨이브(6%), 넷플릭스(3%)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 수치다. 전문가들은 “디즈니+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와 <카지노> 시즌 1, 2의 흥행 등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 독점 생중계와 ‘SNL코리아’ 흥행 등이 설치자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OTT 경쟁력의 원천은 오지리널 콘텐츠”로 분석했다.

<카지노>는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중 공개 첫 주 기준 최대 시청 시간 기록했고, 동시기 공개된 국내 OTT 시리즈 중 IMDb 최고점 달성 및 최초 AI 기술 활용한 것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시즌보다 흥행 화력이 높았던 시즌2 마지막 에피소드 공개(22일)만 남겨두고 있는 만큼 역대급 피날레를 장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전망이다.

사진=한국갤럽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연출 조성현)이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상파 MBC가 제작해 화제가 된 이 다큐멘터리는 한국 사회에 암처럼 번져있는 사이비 종교(JMS, 아가동산, 오대양, 만민중앙교회)만행 폭로를 담고 있다. 영상 공개 전부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떠들썩했던 만큼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종교계뿐만 아니라 방송, 아이돌 등 사회 곳곳에 퍼져있던 사이비 신도가 밝혀지며 논란이 된 것. 조성현 PD는 “연출 생활 15년 만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건 처음”이라며 프로그램에 담긴 정보에 대한 무게를 드러냈다. 초반에 배치된 JMS가 가장 큰 파문을 불러왔지만, 다른 사이비에 대한 관심도 당부한 만큼 당분간 영향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중하위권에는 예능 프로그램이 포진됐다. SBS 〈런닝맨〉, tvN <서진이네>, EBS 〈세계테마기행〉-SBS 〈모범택시2〉, KBS2 〈1박 2일 시즌4〉, tvN 〈벌거벗은 세계사〉-〈유 퀴즈 온 더 블럭〉, SBS 〈미운 우리 새끼〉-tvN 〈일타 스캔들〉, MBC 〈나 혼자 산다〉-SBS 〈그것이 알고 싶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순으로 9위부터 20위까지 장식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프로그램’ 조사를 통해 OTT 콘텐츠의 힘이 입증됐다. 넷플릭스 및 통합 OTT 순위 1위를 독점한 <더 글로리>가 감성적 선호도 지표에서도 많은 지지를 받은 것. 콘텐츠 시청을 위한 방송 미디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팬데믹으로 인해 시청자 시청 습관이 변하면서 OTT 자체 콘텐츠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그 가운데 오리지널 콘텐츠가 OTT 플랫폼의 사용률을 늘리고, 구독을 유지하게 하는 요소라는 사실이 증명된 만큼 콘텐츠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다만, 토종 OTT 오리지널 콘텐츠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글로벌 OTT 플랫폼과의 격차 확대가 우려되는 바, 해외 진출을 통해 외연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티빙, 웨이브 등의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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