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리스크’에 콘텐츠 업계 초긴장, 넷플 ‘승부’ 공개 잠정 연기

마약 상습 투약 혐의 유아인 27일 경찰 출석 넷플릭스 ‘승부’-‘종말의 바보’ 공개 무기한 보류 촬영 종료된 작품만 3편, 총 제작비 600억원 넘어

사진=넷플릭스

배우 유아인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그의 활동에 OTT 공개 예정 또는 개봉 예정작이 다수 포함돼 있어 업계에 큰 파장이 예고됐다.

27일 넷플릭스는 연내 공개 예정이었던 유아인 주연 영화 <승부>와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개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두 작품에 대한 논의를 제작사를 비롯한 기타 관계사들과 진행 중이며, 향후 공개 일정은 확정되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대마와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 등 4종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7)은 27일 경찰에 출석했다. 당초 24일 예정됐던 경찰 출석을 한 차례 연기한 그는 이날 초호화 변호인단과 함께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들 변호인단 가운데는 이른바 ‘마약통 검사’로 불리던 박성진 변호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변호사는 2010년대 초반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으로 근무하며 이승연과 박시연 등 프로포폴 상습 투약 배우들을 무더기 기소한 인물. 한 법조계 인사는 “박 변호사가 마약 수사 경력이 많은 검사 출신인 만큼 이번 사건에 대한 변론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유아인이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배경을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아인에 대한 상세 조사와 더불어 마약류 4종 투약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는지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사안별로 다르지만, 투약 횟수 등을 검토해 구속 영장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아인 측은 100회가 넘는 프로포폴 투약을 ‘치료 목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악명 높은 중독성과 부작용 때문에 3대 마약이라 불리는 코카인에 대한 혐의까지 추가되자 대중의 반응은 더 싸늘해졌고, 한창 공개 일정을 조율 중이던 OTT 플랫폼들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아인 리스크’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단연 넷플릭스다. 유아인이 출연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승부>와 드라마 <종말의 바보>는 촬영을 모두 마치고 후반 작업 및 공개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 2021년 공개 후 전 세계적 열풍에 힘입어 시즌2를 확정한 <지옥>은 유아인의 불미스러운 소식에 재빨리 주연 배우를 김성철로 교체하며 논란을 피해 갔다. OTT 오리지널 외에도 유아인은 강형철 감독의 신작 영화 <하이파이브>의 촬영을 마무리한 상태다.

세 작품의 제작비 규모는 총 600억원이 넘는다. 국내 미디어 업계 전반을 뒤흔들기에 무리가 없는 거액이다. 이들 중 그나마 상황이 낫다고 할 수 있는 <종말의 바보>는 유아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만큼 최대한 그의 등장을 편집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유아인이 극의 중심으로 활약하는 <승부>와 <하이파이브>는 암담한 현실이다. <하이파이브> 측은 넷플릭스의 <승부>와 <종말의 바보> 공개 이후로 개봉 여부와 일정을 논의할 방침이다.

다작 배우인 만큼 유아인은 광고계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자유로운 영혼의 아이콘으로 광고계에서 사랑받은 그는 명품 브랜드부터 건강식품,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의 모델로 나섰고, 최근까지 10여 개 제품 및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했다. 하지만 2월 마약 논란 후 광고 업계는 유아인 지우기에 나섰다. 업계는 광고 계약 체결 시 범법 행위 등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통상 2~3배의 위약금 조항을 포함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유아인이 어림잡아 100억원 이상의 위약금을 토해내야 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미디어 업계는 물론 광고계까지 유아인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동안 OTT 업계는 프로포폴, 대마초 같은 마약류 투약이나 음주운전 등 사회 질서를 위협하는 범법 행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복귀 창구로 악용된다는 비판을 여러 차례 직면한 바 있다. 배우 하정우는 1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벌금형 3,000만원을 선고받고 약 1년의 자숙 후 넷플릭스 <수리남>과 티빙 <두발로 티켓팅>에 출연했고, 디즈니+ <카지노>에서 인상 깊은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 홍기준은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운전으로 2년여의 자숙 기간을 보낸 바 있다. ‘보기 싫으면 안 보면 그만’이라는 OTT 플랫폼들의 배짱이 유아인 리스크에서 다시 한번 반복될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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